재판에서 기각은 소송에 필요한 형식적 요건은 갖추었으나 그 내용이 부적절한 경우, 각하는 소송에 필요한 형식 자체가 잘못된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소송 각하'라 하면 소송을 제기할 때 그 양식이나 형식이 올바르지 못하여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반대로 그 내용이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정 혹은 수용하게 된다.
고린도에서 1년 6개월을 머무르면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노력은 적지 않은 결실을 얻게 되었다. 그러자 그 결과는 믿지 않은 유대인들의 비열한 시기심을 격발시켰다. 그들은 일제히 일어나 바울과 선교사 일행을 고발하였다.
(행 18:11) 일 년 육 개월을 머물며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니라 (행 18:12)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 되었을 때에 유대인이 일제히 일어나 바울을 대적하여 법정으로 데리고 가서 (행 18:13) 말하되 이 사람이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사람들을 권한다 하거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유대인은 거짓으로 꾸며서 모함하고 예수님을 고소할 때처럼 없는 일을 만들어서 법정에 세워서 자신들이 미워하고 시기하는 이 사람들을 제거하려고 했다.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한 적이 없음에도 자기들의 말로 상대편을 몰아가려는 속셈이었다. 그렇게 로마의 법적 보호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이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바울은 즉각 자기의 입장을 변호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재판정에 앉은 아가야의 총독 갈리오는 손을 들어서 바울을 제지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표시를 했다. 갈리오는 현명한 재판관이었고 예수님을 재판했던 빌라도와는 달랐다. 그는 유대가 아닌 로마의 아가야 지방 총독이었으므로 유대인들의 호의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유대인들의 형태를 잘 알고 있었으므로 저들의 비열한 고집과 독선 그리고 시기심에 진저리를 내고 있었다.
(행 18:14) 바울이 입을 열고자 할 때에 갈리오가 유대인들에게 이르되 너희 유대인들아 만일 이것이 무슨 부정한 일이나 불량한 행동이었으면 내가 너희 말을 들어 주는 것이 옳거니와 (행 18:15) 만일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너희 법에 관한 것이면 너희가 스스로 처리하라 나는 이러한 일에 재판장 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고 (행 18:16) 그들을 법정에서 쫓아내니
그들의 고소는 기각됐다. 그 내용이 로마의 법정에서 다룰만한 근거가 없는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었다. 피고소인들이 무슨 잘못을 했거나 피해를 줬다면 모를까 언어의 표현이나 종교적인 차이 때문이라면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유대인들의 부추김에 부화뇌동해서 함께 몰려왔던 군중들은 뻘쭘해져서 그 분풀이를 주동자인 유대인 회당장 소스데네에게 돌렸다.
(행 18:17) 모든 사람이 회당장 소스데네를 잡아 법정 앞에서 때리되 갈리오가 이 일을 상관하지 아니하니라
그날은 이 비열한 유대인들에게는 참혹한 날이었고 그리스도교에는 승리의 날이었다. 이리하여 고린도에서의 복음 전파는 당분간 성공적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때론 갈리오처럼 우리를 돕는 세상의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마음이 현명하고 자기 임무에 성실한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님의 종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런 양심적인 위정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늘 기도하여야 한다.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끊임없는 반대와 핍박 속에서도 앞으로 전진했던 초기 교회처럼 저희도 복음의 진군을 멈추지 않게 하소서. 날마다 기도하며 돕는 군사들을 위해 간구하게 하시고 그때마다 양심적인 사람들을 보내 주셔서 정직한 판단으로 하나님의 교회가 승리하게 하소서. 오늘도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따라 복음을 전할 때 준비된 영혼들이 주께 돌아오게 하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