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해방을 도운 소비에트 미술 [펌]
소비에트 미술이 '검은 대륙'의 탈식민화를 어떻게 지원했는가
[<통일시대>는 '다극화 신세계질서 특집'의 일환으로 1960년대 소비에트 미술이 아프리카의 해방을 어떻게 도왔는지를 살펴보는 <러시아투데이> 지의 기사를 번역게재합니다. 예나 다름없는 아프리카의 상황과 함께, 현 시기 니제르를 비롯한 중앙아프리카에서 전개되는 지정학적 변화와 러시아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가늠해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러시아투데이(RT) 2023년 7월 26일자 기사.
통일시대 / 역자: 이승규(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 2023.08.18 09:01
'아프리카는 싸우고 있고, 아프리카가 이길 것이다': 소비에트 미술이 '검은 대륙'의 탈식민화를 어떻게 지원했는가
(Africa is fighting, Africa will win’: How Soviet art supported the decolonization of the ‘Dark Continent)
1960년대에 '서방 식민주의자들의 억압으로부터 아프리카의 해방'은 소비에트 포스터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20세기 후반, 아프리카 대륙은 그들 자신의 '주권 행진'으로 살았다. 1960년에만 17개의 신생국가들이 이전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독립했다. 유럽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도, 이전의 식민지들은 정치적 독립을 위해 싸웠다. 소련은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제15차 유엔 총회에서 ‘식민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독립인정 선언’ 채택에 착수했다. 당시 소련의 주요 전략정책 문서에도 '민족해방운동은 주요 반제국주의 세력 중 하나'라는 대목이 등장했다.
소련은 아프리카의 반식민지 운동에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선전을 이용했다. 흑인 노예가 족쇄를 부수는 모습부터 모든 피부색의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국제적 연대에 대한 묘사, 백인 식민주의자들의 억압 아래 신음하는 흑인들에 대한 묘사까지, 아프리카 주제는 소련 포스터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제2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의 탈식민화를 탐구하는 소련의 포스터들이 전시됐다. 이 중에 가장 흥미로운 이미지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서방 식민주의자들에 대항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투쟁을 보여주는 최초의 포스터들 중 하나이다. 1960년 '쿠크리닉시'라는 소비에트 시각예술 미술가집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잘린 쇠사슬로 전 압제자의 목을 조르는 흑인의 모습과 함께 "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민지 지배자들을 억제할 것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포스터를 만든 사람은 호평 받는 소비에트 예술가 빅토르 코레츠키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40개 이상의 강렬한 감정의 포스터를 만들었다. 1960년대에는 아프리카의 식민주의에 대항한 투쟁이 그의 주요 작품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이 포스터에 새겨진 글은 "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들에게 자유를!"이라고 쓰여 있다.
역시 코레츠키가 사회주의 리얼리즘 스타일로 만든 이 포스터는 한 흑인이 그를 묶었던 족쇄를 부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글귀는 "아프리카가 싸우고 있고, 아프리카가 이길 것이다!"이다.
코레츠키의 또 다른 포스터는 "저개발 국가에 대한 원조"를 약속하는 서방 국가들의 글을 받은 한 흑인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힐끗 돌아보자, 그는 그 글을 준 바로 그 손들이 "천연자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구니에서 이를 훔치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 글귀에는 "신식민지주의는 국가들에 대한 약탈이다"라고 쓰여 있다.
압제자와 피압제자 사이의 갈등은 당시 포스터에 등장한 유일한 주제가 아니었다. 미술가들은 종종 탈식민지화의 건설적 측면을 탐구했다. 예를 들어, 이 포스터는 현대 아르메니아 미술의 주요인물인 소련의 아르메니아 화가 에두아르트 아르츠루니안의 작품이다. 이는 그가 미술대학을 졸업한 직후에 만들어졌다. 조국에서 행복한 미래를 건설할 준비가 된 아프리카 청년은 "아프리카는 건설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승리할 것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서 있다.
아르츠루니안은 2년 후(1965년) 같은 주제로 또 다른 포스터를 만들었다. 이 작품에는 아프리카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이는 소비에트 예술가들에게 또 다른 인기 있는 이미지이다. "어둠과 예속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라고 글귀는 말한다.
1961년 블라디미르와 이리나 칼렌스키(예술가 부부)가 만든 이 포스터는 아프리카 대륙의 주권 행진에 헌정되었다. 새롭게 창설된 국가들의 깃발을 들고 있는 흑인 소녀가 등장하는 포스터에는 "아프리카에 자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미술가 올레그 가 1960년 만든 이 포스터 역시 직접적인 정치적 구호를 피하고, 대신에 식민지 잠에서 깨어난 아프리카 대륙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한다. "아프리카, 좋은 아침"이라는 글이 쓰여 있다.
유명한 포스터 "잡담하지 마세요"의 제작자인 품은 그 5년 후(1965년) 이전 포스터의 주제를 다룬다. 아래에 "우리는 자유로운 아프리카에 산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소비에트 시각예술 작가의 작품들 중 일부는 아프리카 해방운동의 저명한 인물들에게 바쳐졌다. 빅토르 코레츠키의 이 작품은 독립투사이자 콩고민주공화국의 초대총리 파트리스 루뭄바(1961년 사망)를 기리기 위해 헌정되었다. 루뭄바는 아프리카 대륙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그의 심장에 똑같은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심장 속에 아프리카를 지니고 있다"라는 글귀가 있다.
루뭄바는 또한 예술가 바딤 볼리코프의 '식민지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어라!'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도 언급된다. 이 작품은 러시아 프롤레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아랍의 해방운동가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함께, 피 묻은 칼을 들고 헬멧에 "식민지주의"라고 쓴 군인을 응징한다. 식민지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3개 언어로 된 포스터를 들고 있는데, 이것은 다음을 선언한다.
– 우리는 루뭄바를 애도한다, 아프리카는 살아야 한다, 하마슐드를 제거하라! (* 하마슐드; 당시 UN 사무총장)
– 식민주의 타도, 국민에게 승리! [아랍어]
– 식민주의 타도, 자유 아프리카! [러시아어]
많은 포스터 작가들은 러시아 10월혁명과 아프리카 해방운동 사이의 유사점을 그렸다. 예를 들어, 바실리 볼디레프의 1969년 포스터는 러시아혁명의 주요 상징 중 하나인 순양함 '오로라의 빛'으로부터 조명을 받고 있는 총을 든 젊은 흑인을 보여준다. "위대한 레닌이 우리 길을 밝혀주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1967년 빅토르 코레츠키와 유리 커신이 공동으로 만든 이 작품은 아프리카 독립투사를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와 대칭으로 보여준다. 이 포스터에는 10월혁명 50주년을 맞아 소비에트 당 중앙위원회가 채택한 논문을 인용했다. "10월 사회주의 대혁명은 제국주의 식민지배체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민족해방운동의 발전에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다." 아래 글에는 "사슬이 끊어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 혁명에 대한 공명(共鳴)이다!"라고 씌여 있다.
블라디미르 멘시코프의 이 작품은 소비에트의 후기 포스터 예술에 속하며, 이는 냉전이 긴장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던 1980년에 만들어졌다. 왼쪽 하단에 묘사된 남자는 "우리에게 자유를!"이라는 글이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이 작품에는 시가 함께 첨부돼 있다.
응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투의 불길이 타오른다.
그들 어깨에서 멸시의 짐을 벗어 던지고,
노예는 자유를 얻는다.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러시아 미술가 빌렌 카라카셰프의 1967년 이 포스터는 아프리카 반식민지운동의 불가역성을 보여준다. "너희는 자유의 새벽을 침묵시킬 수 없다!"라고 쓰여있다.
미술가 니콜라이 스몰리악의 1961년 포스터는 아프리카 땅에 "노예, 강도, 굶주림과 테러"라는 글자가 새겨진 발자국을 남기는 식민주의자를 삽으로 '치워내는' 아프리카 청년을 묘사하고 있다. 글귀는 "식민주의는 지구상에 설 자리가 없다!"라고 말한다.
소련에서는 서방 식민지 열강에 맞서는 아프리카의 투쟁을 지지하는 운동이 개인 예술가들뿐 아니라 다양한 출판물들에 의해 표현되었다. 이것은 풍자 잡지 '크로커다일' 1960년 9월호의 표지이다. 빗자루를 든 검은 피부의 한 청년이 자신의 대륙에서 서방의 압제자들을 쫓아내며 "치워라!"라고 말한다.
비슷한 주제가 알렉산더 뱌즈니코프와 바실리 포미체프에 의해 1972년에 만들어진 포스터에도 나온다. 이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함께 쓰여있다.
구 식민지 개척자들
현대의 놈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싹 보내버려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제도가 소련보다 더 오래 존속했던 남아공화국의 정치와 정권은 특히 소비에트 예술가들에 의해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에두아르트 아츠루니안의 이 포스터에는 한 흑인이 남아공화국의 국경을 닮은 사슬들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글귀는 "식민지주의는 끝났다!"라고 말한다.
미술가 표도르 넬리유빈의 1978년 '인종차별의 미소'라는 제목의 포스터도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와 "대학살"이라는 단어를 불길한 미소로 표현하는 화난 식민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짧은 시가 함께 나온다.
이 치명적 싸움에서 그는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옛 식민지 방식!
같은 해에 그려진 넬리우빈의 또 다른 작품은 아프리카 민중들이 보여준 적대적 태도를 이해하기 싫어하는 서방 제국주의자들을 조롱한다. '검은 배은망덕'이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한 편의 시가 첨부되어 있다.
인종차별주의 진영에 악의적인 경보가 번지고 있다.
아무개 포스터는 화가 났고, 아무개 스미스는 분개했다.
우리는 흑인들을 위해 많은 것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인종차별 철폐!"라고 외친다.
원문: ‘Africa is fighting, Africa will win’: How Soviet art supported the decolonization of the ‘Dark Continent’ — RT Africa
출처; http://www.tongil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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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아프리카 민중의 열망과 에너지(기)가 느껴지는 훌륭한 기그림들입니다.
좋은 작품들을 보다 잘 감상하기 위해서 부득이 약간 편집을 했습니다.
원작자인 <통일시대>와 이 연구위원께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