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축하 한다’는 말 들어!
가수 혜은이 씨는 <상신은 모르실 거야>, <열정>, <감수광>, <제3한강교>, <당신만을 사랑해>, <뛰뛰빵빵>, <독백>, <파란나라> 등을 부른 숱한 히트곡의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그는 데뷔 당시는 아버지의 빚보증을 해결하기 위해 노래 불렀고, 결혼 후에는 남편의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 노래한 생계형 가수였다면서 30년간의 결혼생활을 마감한 심경을 고백했습니다.(2020.4)
“이혼하고 ‘축하 한다’는 말 듣는 사람은 제가 처음일 거예요”
“그래도 참고 살아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습니다. 부부간의 이혼이 흔하디흔한 세상입니다. <우리 이혼했어요(TV조선)>, <돌싱글즈(MBN)>, <환승연애(TVING)> 등 사양한 TV프로그램에서 이혼한 부부가 다시 뭉치거나 헤어진 남녀가 재결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겪고 있는 마음속 큰 상처를 들여다보며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감을 표시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말로 말하기 힘든 부분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는 더 잘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결혼식장에서의 굳은 맹세처럼 모든 부부가 죽는 날까지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기혼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신혼부부에게 ‘행복 끝, 불행 시작!’이라고 농담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 부부생활을 하다보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좋은 아내를 얻은 남자입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말입니다. “남자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산 또는 최악의 재산은 바로 그의 아내이다.” 역사학자 토마스 풀러의 말입니다.
이 같은 말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좋은 남편을 얻은 여자입니다.”, “여자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산 또는 최악의 재산은 바로 그의 남편이다”고 뒤바꿔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남녀가 서로 좋은 배필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운도 없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혼인 · 이혼 통계’에 따르면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 한 부부들의 황혼이혼이 3만 6971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30년 이상 혼인 생활을 유지하다가 갈라선 부부도 1만 6629건에; 이르는 등 황혼 이혼율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결혼 25주년의 은혼식(銀婚式)이나 50주년의 금혼식(金婚式)은 선택받은 소수나 가능한 일입니다. 남녀가 만나 달콤한 행복을 꿈꿨으나 현실은 끔찍한 불행이 적지 않습니다. 혼인의 인연이 악연으로 마무리됐다 해도 결혼생활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실패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맞지 않았던 것일 뿐입니다.
이혼은 옛사랑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사랑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결혼으로 화제가 된 개그맨 엄영수 씨의 말입니다. “사랑에 실패하면? 다시 하라. 또 실패하면? 또다시 하라!”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깨진 사랑은 깨진 독 같아 절대로 봉합할 수 없습니다. 깨진 것은 깨진 것입니다. 오만 정(情)이 다 떨어진 부부가 함께한들 그 옛날의 사랑이 되돌아올 리 만무합니다. 그럴 바에야 서로 간에 이혼을 축하하는 게 낫습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부부의 이혼도 마찬가지일까요?
세상을 비틀어보는 75가지 질문
Chapter 2. 흐르는 강물은 결코 썩지 않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