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꽃구경을 나선다.
9시 출발, 곡성으로 들어선 후 섬진강변을 쭉 타고 가는데 벚꽃들이 완벽하게 꽃을 피웠다. 탱글탱글 탐스런 하얀 꽃송이들이 활짝 벙글어져 있다.
나도 작정하고 예쁜 모습 보여주겠다 선언하는 것처럼~
썬루프를 열고 고개를 내밀어 본다.
오가는 차들이 많지 않아 시원스런 바람 맞으며 벚꽂마중을 한다.
앙쪽으로 피어있는 벚꽃들이 꽃터널을 만들고 있다.
꽃에 취해 옆에서 따라오는 섬진강 줄기에 눈길을 내어 주기가 힘들다
원없이 벚꽃이랑 눈맞춤하며 들어선 구례.
언제부터 구례에 벚꽃들이 이리도 많았을까?
온통 벚꽃 세상이다.
가로수란 가로수는 죄다 벚꽃으로 심어 놓았나 보다.
작은 길, 큰 길 양쪽 모두 벚꽃들이다.
백퍼 개화한 꽃잎들이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오삼권역 교류센터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기에 벚꽃 라이딩 한 번 즐겨볼까 하고 찾았는데 도로변을 달려야 하는 곳이 너무 많다.
초보에겐 위험스런 곳인 듯하다. 아쉽게 포기ㅜㅜ
쌍계사 벚꽃 십리길을 향해 턴~
간전면을 향해 달리는데 여전히 계속되는 벚꽃길 옆으로 걷기 좋은 데크길이 보인다.
주차하기 편한 오봉교 옆에 잠시 멈춤.
섬진강 수달 서식지 안내판이 보인다.
건너편에는 항일운동을 하던 임현주 선생이 세운 강학소 오봉정사가 있다.
잘 닦인 데크길 산책로를 걷는다.
우와, 대박이다.
숨어있는 명소를 찾았다.
꽃은 더할 나위 없이 어여쁜데 사람들은 띄엄띄엄.
늘어지는 가지가 섬진강을 향해 손짓하고, 잔잔한 강물은 산자락을 보듬어 안고 있다.
강물 속에는 거북이만큼이나 큰 남생이가 헤엄치고 있다.
돌 위에 잠시 쉬고 있다 사람 소리에 놀랐는지 금세 물속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건너편에 남바람꽃 자생지가 보인다.
출사를 나왔나 보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무리가 보인다.
작은 꽃송이를 찍기 위한 몸부림이 진심이다.
한 컷의 작품을 남기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모습에 열정이 느껴진다.
꽃구경은 완벽했다. 예서 돌아가도 아쉬움 하나 없다.
하지만 이왕 왔는데 원래 계획했던 목적지에 발이라도 붙이고 가야지.
쌍계사 십리길로 향한다.
어라, 남도대교 1킬로를 앞두고 주차장이 되버렸다.
널찍한 갓길에 주차하고 걷기로 한다.
무척이나 현명한 선택.
가는 길, 커다란 바위가 두 쪽으로 쩍 갈라진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가운데로 계단까지 놓여져 있다.
걷길 잘했지.
남도대교를 지나 화개장터로 접어 든다.
차들이 많으니 사람들도 많은 게 인지상정.
평일임에도 장터에 사람들의 발길이 넘쳐난다.
무수히 많은 찻잎과 열매들에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 모습이 재미있다.
멋스런 다기들과 커다란 벚굴,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싱싱한 은어 튀김도 보인다. 갖가지 물건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붙든다.
역시 장터답다.
각설이 모녀의 북 장구가 보인다.
다육이를 파는 아저씨는 5개에 만원이라며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꽃을 피우는 예쁜 다육이들이 많은데 키우는 게 자신이 없어 살 수가 없다.
쌍계사 향하는 길 벚꽃들은 어느새 꽃잎을 많이 떨구었다.
작은 바람결에도 꽃비가 내린다.
하동이 더 따뜻한가 보다. 원없이 꽃구경을 했으니 예서 발길을 되돌리기로 한다.
돌아오는 길, 섬진강 수달 생태공원 전망대에 들렀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쉽사리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뻥 뚫린 풍경이 시원하다.
귀여운 수달 조형물에서 한 컷.
뱅글뱅글 내려가는 계단길에서도 한 컷
작정한 만큼 제대로 된 꽃구경이었다.
쉼이 이리 좋구나.
뽀땃함이 가득 차오른다.
첫댓글 와우~!!! 환상의 벚꽃 길 !!!
봄에 흠뻑! 봄에 퐁당 빠졌네요.
봄에 남도 여행 한 번 계획해 보세요
만족하실 거에요~^^
전에 여수공단내 LG화학 현장 출장 때 주말에 호텔에 머물지 않고, 차 끌고 전라남도 지리산 남쪽을
샅샅이 훑었어요. 여유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지역이라는 그 당시 느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