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겨울 한복판의 눈 덮힌 정원을 내려다보면서 명상하듯이 적고 있습니다. “모든 독자는 저자다.” 읽어주는 분이 있는 글을 적는 것은 행복입니다. 테니스를 치다가, 문득 흠 집에 돌아가면 글을 쓰겠다. 저녁노을처럼 천천히 고여오는 정서를 모아가는 과정은 참으로 나른한 행복입니다. 그래 이것을 쓰자, 저것도 끼워넣자. 테트리스 하듯이.
“마치 하루가 죽어가듯이 저녁을 바라보라. 그리고 거기서 만물이 태어나듯이 아침을 바라보라. 지혜로운 자, 모든 것을 경탄하는 자. 앙드레 지드”
원래 전 글을 쓰기보다도 넘들이 열심히 쓴 글 읽으면서 코믹할만한 답변을 준비해서 댓글 남발하기를 좋아했었습니다. 요즘은 글을 쓰니까 넘들의 글에 댓글로서 글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기자님의 ‘잡초에 대한 잡다한 상념’에 대한 소감입니다.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것이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뭐, 그런 맘으로 잡초대하면 잡초 본인도 기분이 좋을 듯.
사막의 잘못이란 물이 어디있는지는 알아, 그런데 인간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
그 사람 개 만도 못하다, 그러면 듣는 개를 불쾌할 터. 왜 그 사람 나에게 비교하는겨?
망둥이 뛰니 꼴뚜기 뛴다. 그러면 꼴뚜기 입장에서 떨떠름.
잡초는 잡초라는 이름에 고마워하지 않을 거다. 인간의 자의적 명명. 우주적 잡초의 정의는,
"미학적으로 효용적으로 인간들이 아직 발견 못한 미지의 푸른 생명체."
-암이 내게 무슨 신호를 보내오지 않았을까?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 단지 피곤감이 있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난 후의 기분좋은 피곤감이 아니고 불쾌한 피곤감. 전립선암의 불길한 특징이 증상이 없다는 것. “엥? 나는 이렇게 건강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요? 비뇨기과 의사가 환자에게 자주 듣는 말.
-책에서 수술 환자 사례가 있었다. 그는 전립선을 들어낸 후, 9일 만에 발기가 가능했다고 적었고, 그의 정확성이 감동적이었다. 6:41 AM on Nov 24, 1993. 이 책의 저자도 수술 후의 발기 시점을 자세히 적습니다. 저는 제 전립선비대 수술날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Feb 1, 2023. 또 하나 기억하는 것, 부실 상업용 부동산 팔았을 때, May 16, 2016. 조물주 아래 건물주는 좋은 부동산. 부실 부동산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맛동산 보다 못해.
제게 전립선비대 수술을 물으면서 사람들은 발기문제에 대해서 꼭 묻는데, 발기가 더 잘되니 걱정말라고 대답. 남자들이 불쌍해. 발기 안발기에 목숨걸지, 발기라는 부분은 적극적인 부분이니, 그런만큼 무엇인가 필요한 조건이 많아지고, 그것은 남자의 어떤 자격 비스무리하게 되어서 남자의 기를 살리고 죽이는 것이니, 이에 대응되는 여자의 상황이 아마도 생리일 것이라. 생리도 적극적인 그 무엇. 생리 소멸 과정의 고생을 들을 때 소감이, 여자에게 잘하자.
-전립선 암 수술 환자를 소개받아서 만났다. 그는 성공적인 사업가답게 수술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다. 유일한 불만은 간호사가 환자 벨에 늦게 반응한다는 것. 그것은 전 우주적인 현상이니 불평거리도 안된다. 그의 암수술 경험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깊은 체험의 울림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발기문제에 대해서 묻자 표정이 금새 어두워졌다.
-책에서 외과의사는 전립선 적출 수술은 큰 수술이라고 적었다. 외과의사가 큰 수술이라고 하면 그것은 커다란 경고의 일종이다. 피곤한 몸에 소설 원고를 짜드리고 들고왔다. 그것은 편집자의 영원한 고행이다.
-예쁜 여자들이 그렇듯이, 그녀는 늘 자기의 뜻되로 세상을 관통할 수 있었다.
어떤 잡지 여성 편집자가, “나는 예쁜 부하 뽑지 않는다. 세상을 너무 쉽게 살려고 한다.” 어느 스님의 여성 손님들은 안 예쁘기로 소문났다. 왜 그러냐는 질문에 “내가 저분들을 안 이뻐하면 누가 이뻐할 거인가. 내 나름의 세상에 기여다.”
<한국기행>에 자주 등장하는 포구기행에서 시집와서 40년 살고 있다는 여자분들은 죄다 안이뻤다. 세상은 원래 안공평한다고 외우면 마음이 위로되나?
이곳에서 화실하는 청하님 핵교 후배가 있었다.
“후배 소개 시켜 드릴까요? 어떤 여자 스탈 좋아하세요?”
-아, 전 성격 좋은 여자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다 그렇게들 얘기 하드라고요.”
남자들이여, 여자 얼굴보지 맙시다. 치열하게 다듬어온 선의지의 아름다움이 배경으로 은은히 배어나는 고상한 분위기의 여자들 좋아합시다. 그래서 여자들이 성형이 아니고 마음을 명품으로 가꾸어가는데 우리 남자들의 취향이 보탬이 되도록 합시다.
사람들이 성형한 여자에 대해서 머라 하는데, 나는 입장이 약간 달라. 원래 예쁜 것은 그냥 태어나는 것. 그것은 운이 좋은 것. 지가 한 것은 없지. 성형은 미를 향한 본인의 치열한 노력. 그 노력에 대해서 인정을 한다. 단지 그런 노력이 영혼으로 갔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첫댓글 몇 일 전에 제가
어떤 남성 스탈 좋아하세요 설문했는데, 지혜 넘치는 비나리님 댓글이 있었네요 아내같은 남성^^
비 내리는 아침, 새들의 움직임을 넌즈시 바라보며 댓글을 올립니다
세상에 아내같은 남성이 어딨겠어요? 나도 아내가 필요하다 같은 Wish죠ㅎㅎ
달은 매일 뜨지만 보이는 사람에게만 뜬다.
새소리는 바람소리처럼 흔하지만,
들리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근데 남자도 잘생겨야 승진도 잘되고 부르는 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 신언서판이라고요.
사람이 겪기까지는 속을 모르니 외모를 따지죠. 아마 예뻐야 건강한 거고 그래야 내 유전자를 잘 전수할 수 있다는 이기적 유전자가 외모지상주의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끝까지 외모만 따지던데요,경험상.
남자 승진의 가장 큰 조건은 큰 키입니다.
대통령들 다 크지요.
몽테뉴는 500년 전 사람. 그의 수상록에 키가 작아서 여자 방면으로 포기하고 산다고 나옵니다.
그가 보르도의 도지사였슴에도.
현상과 내면의 차이는 무엇일지 생각나게 합니다. 내면에 무엇인가 고여가서 그것을 내어놓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글을 쓴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주로 그런 시간이 자다가 깨어 무언가를 생각할 때 다가오는데 그러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그 고인 물을 쏟아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앙드레 지드의 저녁과 아침, 참 멋진 표현이네요.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떠나서 나이드신 분들의 표정을 보면 그 분의 인생이 보입니다. 겸손하고 온화하며 포용력이 있는 어르신들의 얼굴을 대하면 그냥 머리가 숙여지더군요
맞아요, 나이 들어서는 자기 얼굴 자기가 책임져야죠.
살아온 삶이 얼굴에 녹아있는 것은 절대 속일 수 없는 증거죠.
발기라고 하면
예전에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이런 이야기가 있었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국민당으로 대권도전 나섰을 때
발기인 대회가 있다고 해서 참석했더니
정주영씨, 김동길씨, 강부자씨 가 오셨더라고...
전혀 발기하곤 상관이 없는 분들이 거길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발기라는 뜻은 모르겠고(?)
단지 낱말만 아는 척 해봅니다 ㅋ.
60대 남자들의 대화의 중요한 부분이 발기입니다.
60대만 그런줄 알았는데 70대도 그래요.
그러니 70대에도 문제 없는 분이 많다는 말일터이니
남자의 발기의 기발한 능력에 경탄하며 조물주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한 50에 정지시키는 것이 좋을텐데.
글과 관계있는 댓글이 아닐수도 있지만, 제가 객관적으로 못생긴 여자를 만난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근자감이 대단했는데, 본인이 엄청 예쁘고, 남자들이 자길 공주처럼 생각하고, 자기와 사귀기 위해 엄청 노력한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자신을 잘 모르나 했는데, 그녀의 한결같은 자신의 미모에 대한 찬양에 제가 세뇌가 되었는지, 어느날 제 눈에도 그녀가 공주처럼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여자인 저도 그런데, 남자들이야 오죽할까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그녀 주변의 모두가 원하는 최고의 남자와 결혼했고,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분위가가 좋았던 분인 듯 합니다.
쾌활하고 적극적이고 능력이 있는 여자분이 예쁜 여자보다 배우자로서 더 인기라고 생각합니다.
예쁨이야 세월앞에 이슬같은 거인데
"미학적으로 효용적으로 인간들이 아직 발견 못한 미지의 푸른 생명체." 가 잡초다 란 정의를 보니 머리에 한대 맞은듯 합니다. 이전 집 정원에 있다가 제게 초토화 된 화초도 미학적, 효용적 가치를 모르는 주인을 만난 잘못 밖에 없었군요.ㅋ 버리긴 아깝고 가지고 있자니 쓸데가 없고...한 물건들의 기막힌 쓰임새를 발견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 때 느끼는 짜릿함이 새 물건을 구입했을 때 보다 더 하더군요. 스피노자님 덕분에 잡초의 정의는 이제 제 머리 속에 딱 저장되었습니다.
저는 정원 나무를 모두 심었습니다. 바닥은 멀취를 깔고요. 인위적으로 비료, 약주면서 잔듸 살릴 일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저의 삶의 모토는 "그것이 더 간단한 방법이냐?"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삶의 모토에서 차용했습니다.
하나의 글을 읽고 이렇게도 각양 각색의 댓글이 달린다는 건 그만큼
스피노자님의 글이 다양한 내용과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말이고
다는 몰라도 이 포인트 하나는 건졌다는 관심의 표현인 듯해서 재밌네요.
어떤 분은 왜 이말 저말 혼동스럽게 하느냐라고 하는데
저는 독서도 한 20권 정도를 동시에 읽어나갑니다.
@Spinoza44 20권을 동시에? 그게 다 하나씩 기억,저장이 되신다니
머릿속에 20개의 방이 있다는 말이네요.. 분명 범인은 아니신 듯!! 👍
"남자들이여, 여자 얼굴보지 맙시다."
하지만 원초적 본능이 탁월하여... ㅎㅎㅎ
여자의 건강한 모습이 예쁨보다 더 탁월할 듯합니다.
"미란 균형이다. 균형은 건강함이다. 건강함은 포도같이 많은 자손을 개런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