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프로축구 경기에서 팬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선수들을 공격하면서 그야말로 선수와 팬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 홈팀이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자, 홈팀 팬들이 승리를 자축하는 원정팀을 향해 달려들면서 싸움이 시작됐다.
트라브존스포르는 18일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프로축구 쉬페르리그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원정팀 페네르바흐체에 2대 3으로 패배했다. 사건은 경기 직후 벌어졌다. 트라브존스포르를 꺾은 페네르바흐체 선수들이 경기장 중앙에 모여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중 트라브존스포르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진해 선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보면 사건의 시발점은 가면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한 팬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들을 향해 달려든 순간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이 남성과 뒤엉키는 것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 팬이 무기로 보이는 물건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장 스태프들이 상황을 파악하려 다가왔고,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면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는 영상에는 페네르바흐체 수비수 브라이트 오새이-새뮤얼이 한 팬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공격수인 미키 바추아이 역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팬을 향해 발길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 게시된 또 다른 영상에는 한 팬이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의 머리를 세게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페네르바흐체는 상황이 위험한 수준까지 가자 라커룸으로 피했다고 한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경기 후 엑스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축구장에서 폭력 사건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튀르키예 축구협회 역시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사태”라며 “책임이 있는 자들은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쉬페르 리그의 폭력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앙카라귀쥐 구단주가 경기 후 그라운드에 난입, 주심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사건이 벌어져 일시적으로 모든 리그 경기가 중단된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