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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7세기 유럽에서는 수만 명이 마녀로 몰려 목숨을 잃었어요.
위 그림은 당시 #마녀 #판별법 중 하나인 ‘ #물의시험 ’입니다. 악마와 계약한 마녀는 몸이 물 위로 뜬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사람 몸은 원래 물에 뜨는데 말이에요.
게티이미지코리아
그 결과 많은 사람이 마녀로 몰려 희생당했지요. 마녀로 몰린 사람들은 자신은 마녀가 아니라고 외쳤지만 고문 앞에서는 도리가 없었어요. 고문을 피하기 위해 마녀라고 인정하면 불에 타죽고, 마녀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고문을 당하다가 세상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죠. 마녀로 몰리면 심지어 기침만 해도 '마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시대니까요.
유럽에서만 5만~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잔혹한 고문 끝에 숨졌다고 봅니다. 전쟁과 흉년으로 고통을 받았던 독일의 경우는 2만명 정도가 희생됐어요.
◇ 돈과 권력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마녀로서 희생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힘없는 여자들이었어요. 이 시기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한 존재로 인식됐으며, 거짓말과 속임수를 잘한다는 편견이 있었어요. 피해자의 재산을 노리고 마녀로 내모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독일 에서는 #30년전쟁 이후 도시의 재정 확보를 위해 마녀 재판을 받는 사람들에게 재판비를 청구했어요. 운이 좋게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재판비로 돈을 탕진했고, 마녀라고 자백하면 전 재산을 권력자가 몰수해갔습니다. '돈 많은 과부'가 마녀가 될 위험이 컸죠. 권력을 잡기 위해 #정치적라이벌 을 악마와 계약했다고 신고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해요.
인구를 늘리기 위해 40세 이하의 여자는 무조건 풀어준 도시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녀로 의심되는 사람은 무조건 잡아들여야 한다며 사람들을 부추기던 #지배층 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온갖 명분을 붙여 이들을 풀어주는 일도 벌였던 것이에요. #돈과권력 을 위해 혹은 과도한 믿음으로 엉뚱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마녀사냥은 그 이후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 현대의 마녀사냥
'마녀'가 있다고 믿지 않는 현대에는 마녀사냥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냉전시기 매카시즘같이 사회적 필요에 의해 '악'을 규정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거든요.
1950년대 #미국 의 상원 의원인 #조지프매카시 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공산주의자 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며 일종의 마녀사냥에 나섰지요. 수많은 미국인이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로 체포되거나 심문을 받았어요. #중국 에서는 1960년대 문화대혁명이 본격화하며 #자본주의자 가 중국 대륙의 '마녀'로 #탄압 당했죠. 문화대혁명이 벌어지는 약 10년 동안 300만명이 자본주의자라는 혐의로 #숙청 당했죠.
여러분도 자칫하면 마녀사냥에 가담할 수 있어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생긴 #편견 과 #선입견 으로 사실관계도 잘 모른 채 특정 사람을 비난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죠.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공동체 의 #분노 와 #갈등 을 무섭게 몰아가는 #여론 에도 마녀사냥의 일면이 있다"고 했어요. 마녀사냥은 교과서 속에만 나오는 옛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마녀 판별법·처벌법 적힌 책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에 대량 제작돼 마녀사냥의 근거 됐죠
▲ #웰컴콜렉션갤러리
15세기에 출간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사진〉은 라틴어로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라는 뜻입니다. 독일 도미니크수도회 사제하인리히 크라머가 1486년 썼습니다. 마녀를 찾아내는 방법과 처벌하는 규정을 담고 있어요.
책의 내용은 지금 관점에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마녀 판별법 중 하나를 볼까요. '물에 빠뜨렸는데 떠오르면 마녀다'. 사람 몸은 원래 물에 뜹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모두 마녀라는 얘기죠. '마녀는 사람 시체로 만든 연고를 써서 하늘을 날아다닌다' '마녀임을 자백하지 않으면 2~3일간 고문하며 심문하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출판 후 30여 년 동안 20쇄를 찍으며 3만권이 팔려나갔고, 그 뒤 마녀사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1574년부터 1669년 사이에 2만~3만권이 더 팔렸다고 합니다. 마녀사냥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줬죠. 당시 개발된 #구텐베르크 의 #인쇄술 덕분에 대량으로 제작돼 널리 퍼졌습니다. 인쇄술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죠.
출처: 프리미엄조선|[안영우]명덕고 역사교사
기획·구성=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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