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삶 꿈꾼다 '귀농열풍'…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출처 mbc 이브닝뉴스 ] 기사입력 2015-01-22 16:00
◀ 앵커 ▶
은퇴 후 제2의 삶을 꿈꾸는 분들에게 귀농이나 귀촌은 하나의 꿈이자, 또 기회이기도 하죠.
은퇴를 앞둔 5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귀농을 하려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특히 가수 이효리 씨의 제주도 생활이 최근 방송을 타면서, 젊은 층에서도 전원생활이나 귀농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먼저 관련 영상부터 살펴보시죠.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농촌체험농장.
능숙한 손길로 고구마를 캐는 정경섭 대표는 원래 대기업 임원까지 지낸 도시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하던 일을 내려 놓게 되면서 지난 98년 농촌으로 내려왔습니다.
◀ 정경섭(57) 체험농장 대표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야 되겠다 생각해서 농촌으로 내려오게 된 겁니다."
지난 2009년 광고 일을 접고, 서울에서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고영문 씨.
지리산 맑은 자연에서 수확한 산수유와 곶감 사진 등을 SNS에 올리는데, 억대 매출을 올리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가 됐습니다.
◀ 고영문/농부 ▶
"(주위에서) 카메라만 가지고 까분다고. 저는 '스마트폰이 농기구다', 그래서 노는 게 아니라 농사 짓는 거다.
(고객들이) 직접 자기가 농사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가수 이효리 씨도 결혼 뒤 제주도로 이사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대중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습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예인 부부가 직접 재배한 콩을 장터에 가져와 파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최근엔 젊은 층에서도 전원생활이나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 앵커 ▶
최근엔 제주도 귀농 생활이 인기를 끌면서 제주도 인구가 크게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제주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제주도 인구 얼마나 늘었나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수도권 이외 다른 지역처럼 제주도도 인구가 줄던 지역이었는데요.
2009년 이후 가파르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에 56만 2천 명이었는데, 1년 사이에 9천 명 가까이 증가했고요.
특히 2012년부터는 1년에 만 명씩 늘어나 지난해에는 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5년 사이 무려 4만 명 넘게 늘어난 겁니다.
제주도는 바람과 돌, 그리고 여성이 많다고 해서 삼다도라고 하죠.
그런데 제주 인구가 늘면서 2011년부터는 남성 인구가 더 많아졌습니다.
또 영어교육도시나 국제학교 등이 생기면서 유소년층의 유입이 늘었고, 외국인투자가 증가하면서 외국인도
만 4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 앵커 ▶
이렇게 제주도로 귀농 귀촌 열풍이 불면서 제주도 외곽지역에서는 단독주택 붐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제주 바닷가 단독주택, 인기]
이 마을에는 최근 3년 동안 들어선 단독주택이 100가구가 넘고, 집주인의 80% 이상이 외지인입니다.
단독주택이 들어서고 있는 곳은 주로 한가한 바닷가 지역으로 경치가 아름답고 한적한 곳에서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거나 별장으로 쓰려는 사람들이 주로 찾습니다.
외부인의 이주가 늘면서 제주도 땅값도 올 들어 7월까지 2%나 올랐습니다.
현지 정착을 위한 노후대책으로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겸한 주택을 짓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땅값이 많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강승지/공인중개사 ▶
"가격이 많이 상승하고 경쟁 되고 하다 보니까 거품이 생기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착에 실패하면 되파는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합니다.
◀ 앵커 ▶
전국적으로도 귀농, 또는 귀촌한 가구수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한 해 만 가구 이상이 도시에서 농촌 지역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귀농 또는 귀촌하는 분들, 생각보다 많은 것 같네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2010년대 들어 귀농, 또는 귀촌한 가구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 이후 매년 만 가구 이상이 귀농을 결심하고 있는데요,
이 중 10명 중 4명꼴로, 은퇴연령인 50대였고요.
그다음이 40대 순이었는데요.
은퇴시점에 다다른 40~50대가, 농촌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전체의 60%를 차지했습니다.
이번엔 귀농 지역으로 인기 있는 지역은 어딘지 살펴보겠습니다.
귀농하기 전의 거주지역을 봤더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 60%가 넘었는데요.
새로 이사한 지역은 경북이 19%로 가장 많고 전남과 전북, 경남과 충남 순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 인기가 좋은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농촌으로 내려가신 분들은 주로 어떤 농사를 짓고 계실까요?
작물을 재배하는 귀농인의 절반 이상이 채소를 재배하고 있었고요.
사육가축은 한우와 닭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 앵커 ▶
이렇게 농촌이나 고향에서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면서, 체계적으로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요.
지방자치 단체의 귀농교육 현장은 교육생들로 늘 만원이라고 합니다.
보도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귀농·귀촌 열풍…귀농 교육부터 만원]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들이 약초 재배단지를 찾아 꼼꼼히 받아 적습니다.
뒤늦게 농사일을 배우러 온 이들은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예비 귀농인들.
무턱대고 귀농했다 실패한 사례가 늘자 농업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2009년부터 40명씩 받던 귀농
강좌는 올해 백 명으로 늘렸는데도 만원입니다.
◀ 한신희/농촌진흥청 박사 ▶
"대기자가 그다음 날 30명으로 늘어났고요. 그만큼 귀농, 귀촌 그리고 약용작물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고조
되고 있다라는 것을 저희들이 실감할 수가 있고요."
한적하고 아늑한 단양의 산촌 마을.
산촌을 미리 체험하는 캠프에 귀촌을 꿈꾸는 150명이 정원을 채웠습니다.
산림청에서는 산촌 마을에 들어가 1박 2일 동안 생활하는 캠프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귀농한 가구의 절반 이상이 가족을 두고 홀로 농촌에 자리 잡은 1인 가구였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나 홀로 귀농' 급증]
손씨의 거처는 비닐하우스 안에 지은 방 하나 식당 하나짜리 조립식 건물입니다.
아직 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 때문에, 다른 가족들은 원래 집에 남겨 두고, 가까운 곳에 농사지을 땅을 구한
것입니다.
◀ 손보달/평택시 거주, 귀농 3년차 ▶
"애들 교육문제라든가,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도시에 가족들은 있으면서 가까운 곳에 저 혼자 와서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는 게…."
신규 귀농인 중에는 다른 가족 없이 기존 거주지와 멀지 않은 지역에 터를 잡은 비율이 높았습니다.
귀농인 60%는 손씨처럼 혼자 농사를 짓는 1인 가구, 절반은 인접한 농촌을 정착지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
습니다.
농촌 지역은 충분한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1인 농가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하지만 이렇게 귀농을 결심한 모두가 귀농이나 귀촌 생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귀농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이른바 '역 귀농'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왜 귀농이 쉽지 않은지, 실패 요인이 무엇인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유상오 박사(귀농 컨설턴트) ▶
"초기에 교육을 받지 않고요. 다음에 가족동의를 받지 않고요. 과도하게 지역에 투자를 하고요. 그리고 지역주민들하고 부적응하는 이런 부분들이 실패 요인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아가 잘 있나'라고 하는데, 지역주민과 융화하는 데서 아는 척하거나 가진 척하거나 잘난 척하거나 있는 척하면 안 되고 나를 낮추어서 겸손하게 생활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 앵커 ▶
최근엔 한 60대 부부가 귀농 문제로 갈등을 겪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귀농에 대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지 자료를 보며 알아보겠습니다.
귀농을 결심하기 전에 먼저 농가를 방문해 '농사일을 직접 체험'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주말농장이나 농촌 일손 돕기를 통해 농사일이 생각하는 것과 얼마나 다른지 체험해보는 거죠.
그 다음 중요한게 있습니다.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인데요.
농촌은 생활이 불편하고, 교육환경이나 의료환경 등이 도시보다 열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족의 동의가 귀농의 절대적인 조건 중에 하납니다.
이 단계까지 별 무리 없이 진행됐다면 '재배할 작물'과 정착지를 정하고 영농기술도 습득해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주택과 농지를 매입'한 뒤 정착을 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귀농생활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전문가에게도 물어봤습니다.
들어 보시죠.
◀ 유상오 박사(귀농 컨설턴트) ▶
"도시에서 하던 일과 농업과 농촌과 농민을 어떻게 결합해야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준비기간은 2년 정도가 필요한데요. 초창기에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과도하게 토지나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선임대 후매입으로 하는 이런 프로세스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