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삶의
관점····
시편 131 : 1~3
지금
여기에서
이솝우화 중에 "배가 뚱뚱해진 여우"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몹시 굶주린 여우가 속이 텅 빈 참나무 안, 양치기가 점심식사를 위해 숨겨놓는 빵과 고기를 보고는 그곳에 들어가 음식을 모조리 먹어 치웠습니다. 그런데 여우는 포식한 나머지 배가 빵빵해져서 구멍으로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여우는 꺼이꺼이 울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마친 지나가던 여우가 자초지종을 듣고는 말했습니다. "이 바보야, 음식을 나무 안에서 꺼내어 먹어야지. 그러면 이런 걱정을 하지 않을 텐에 ······." 이윽고 점심을 먹으러 왔던 양치기는 점심 대신에 여우를 잡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배고픈 여우는 눈앞에 이익만을 바라보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여 후회할 만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신앙의 여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적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것은 계속적인 훈련의 과정입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는 배고픈 여우처럼 행동한다면 이룰 수 없습니다. 느긋하게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윗의 삶을 통해 천천히 걸어가는 신앙의 여정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말씀
안에서
1. 다윗은 겸손했습니다
학자들은 이 시가 기록되었던 시기를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했던 때로 보고 있습니다. 사울은 "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는 말을 듣고, 다윗이 언젠가 자신의 자리를 넘볼 것이라는 불안에 사로잡혔습니다. 모든 백성들의 마음이 다윗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시기심이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때 다윗이 고백합니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안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여기서 '놀라운 일'이란 왕이 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은 왕의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다윗은 몇 번이고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그를 해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 겸손히 서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다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을 자기 손과 능력으로 해하게 하려는 사탄과의 영적전쟁을 이겨 냈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하나나님의 마음에 드는 건강하고 바른 신앙생활을 위한 영성과 가치관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후대에 이 시는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갈 때 찬양으로 불렸습니다. 성전으로 올라가는 순례자들은, 다윗처럼 겸손히 회개하고 용서받아 깨끗한 영성으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갖기 원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하늘의 소망과 평안을 누리기 원했습니다.
다윗이 우리아 장군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우리아를 전쟁터에 보내 죽음을 맞게 하는 악한 행동을 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를 보내 꾸지지으실 때 다윗은 어떻게 하였습니까? 철저히 회개하였습니다. 하나님 앞에 죄인임을 고백하고 눈물로 용서를 구하였습니다. 다윗의 겸손함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는 데서 드러났습니다. 자신은 부족한 자라는 것을 잊지 않으며 겸손히 하나님께 용서의 자비를 베푸시길 구했습니다.
2. 다윗은 하나님과 친밀했습니다
사울은 기름 부음 받았지만 그릇뒨 행실로 하나님과 멀어져 갑니다. 하나님과 멀어지자 사울의 마음에 불안함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염려와 걱정, 시기와 질투가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왕위에 앉아 있으면서도 불안함은 평생토록 그를 괴롭혔고, 결국은 죽음으로 끝이 났습니다.
다윗은 기름 부음 받은 이후에도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유지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는 일은 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을 붙들억씩에 어느 곳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 다윗으 자신의 평안함을 노래합니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시 131 : 2).
세상에서 가장 평안한 사람은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일 것입니다. 다윗은 세상의 풍랑이 자신을 힘들게 하여도 자신은 하나님의 품에 안긴 아기처럼 평안하다고 노래합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고,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맡긴 다윗의 마음에 깃든 평안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었습니다. 다윗이 인생에서 승리했던 비결은 하나님과의 친밀함에 있었습니다.
3 다윗은 하나님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지어다"(시 131 : 3).
아이는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에 안겨 그 안에서 평안과 고요함을 누리며 잠이 듭니다. 아이에게 온 세상은 바로 어머니의 품입니다. 그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는 어머니만을 바라보고 평안하게 웃습니다. 다윗은 아이처럼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오직 하나님만 있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골리앗에 대응하던 어린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를 물리쳤습니다. 사울의 위협에도 크신 하나님만을 바라봅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다윗의 얼굴이 하나님만을 향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신앙의 여정을 '순례자의 여정'이라고 부릅니다. 먼 길을 걸어가는 고된 길이지만 하나님의 얼굴이 우리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님을 붙든다면 다윗처럼 승리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볼 때 우리의 가치관이 순례자의 영성으로 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게 되고, 세상의 복잡함도 나그네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하늘에 소망을 두고 조급해 하지 않으며, 상대적 빈곤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삶을
소망하며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때로 힘들어도 슬픔으로만 가득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하나님께서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순례자의 영성으로 훈련하며 성경적 가치관으로 살아가고자 다짐하는 모든 성도들을 응원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 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박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엄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 도종환)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시 131 : 1-3).
▽ 순례자의 길은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장거리 경주를 위해 나의 손을 잡아 주
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 함께 이 길을 걸어가는 동역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과 나의 삶이 하나님과
친밀한 삶이 되도록 중보적 기도를 합시다
▽ 다윗처럼 묵무구히 하나님만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매일의 삶에 성실히 하나님을 구
하도록 위의 말씀을 잘 보이는 곳에 적어서 붙여 둡시다.
한국장로교출판사
지은이 : 박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