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산산악회 정기 등반일, 김포에 있는 문수산성에 간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바깥에 세워두었던 자동차가 밤새 내린 황사로 뿌옇게 뒤덮였다.
황사(黃沙)는 주로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에는 미세먼지 뿐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 납이나 카드뮴, 구리 같은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 증가로 암발생할 우려까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아침에는 황사현상이 멎어 한 시름 놓는다.
찬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이른아침, 서둘러 집을 나서서 오산역에 도착하니 등산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다. 몇 분이서 서성거리고 있는 사이, 먼저 와서 기다리던 어느 선배께서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뽑아서 건네 주신다.
따끈한 커피향이 코끝에 스민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따끈한 커피잔을 두손으로 감싸니 쌀쌀한 기운이 다소 가신다.
오늘도 역전에는 지방선거에 나설 예비후보들이 운동원을 대동하고 대기하고 서 있다가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악수부터 청한다. 무엇을 뜻하는 악수더냐...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 사이에 아침 해는 어느새 동산을 타고 오른다. 39명이 탄 등산버스는 7시 15분에 오산 역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영동고속도로 김포나들목을 빠져나온 버스는 한강하구를 끼고 돌아 강화도로 가는가 싶더니 9시 26분, 문수산성 주차장에 도착해 우리를 내려놓는다.
문수산 입구에 있는 해우소를 거쳐
문수산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낙엽송 사잇길로 등산길에 오른다. 오늘은 춘분, 날씨는 청명한데 기온은 약간 쌀쌀하다.
강화를 잇는 두 개의 다리 아래로는 염하강이 흐르고 있다. 김포와 강화 사이에 흐르느 좁은 물길을 예로부터 '염하(鹽河)'라 불렀다. 강처럼 보이지만 바닷물과 같이 짜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신미양요가 일어났던 곳, 이 염하에는 바가지를 띄우고 죽어간 한 뱃사공이 있었다. 고려 고종이 몽골 군의 침입을 맞아 강화도로 피신을 하던 어느 날, 손돌이라는 뱃사공이 뱃길을 안내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다. 그런데 강화도 광성보 앞바다를 지날 무렵, 물살이 험해지고 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놀란 임금은 손돌을 자신을 죽이려는 몽골 군의 첩자로 여기고 그 자리에서 그를 처형하게 된다. 그런데 손돌은 죽어가며 염하에 바가지 하나를 띄우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소인은 여기서 죽사오나, 이 바가지가 떠내려가는 대로만 가면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바가지를 따라가자 뱃길이 열려서 무사히 도착하였고, 고종은 그 때서야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손돌의 장례를 후하게 지내 줬다고 한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등산로
군인벙커가 도사리고 앉아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고 있다.
문수산성은 갑곶진과 함께 강화의 입구를 지키던 조선시대의 성이다. 해안지대를 연결하고 있다. 강화의 갑곶진(甲串鎭)과 마주보면서 강화도 입구를 지키던 산성으로 1694년(숙종 20)에 쌓고, 1812년(순조 12)에 대규모로 중수했다. 산성 안에 문수사(文殊寺)라는 절이 있어, 이로부터 문수산성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성벽은 다듬은 돌로 튼튼하게 쌓았고, 그 위에 성가퀴[女墻:낮은 담]를 둘렀으며, 성문은 취예루(取豫樓)·공해루(控海樓) 등 3개의 문루와 3개의 암문(暗門)이 있었다.
이 가운데 취예루는 갑곶진과 마주보는 해안에 있었으며 강화에서 육지로 나오는 관문 구실을 했다.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침입해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이다. 1866년 9월 7일 프랑스군의 로스제독이 규리르호를 기함으로 하여 포함과 해방함 및 통보함 등 7척으로 600명의 병력을 이끌고 갑곶진에 상륙하여 이튿날 강화성을 점령하고, 18일에는 이곳 문수산성으로 침입하였다. 이때 문수산성에는 봉상시사 한성근이 흥선대원군의 명령으로 광주의 별파군 50명을 이끌고 수비하고 있었다. 프랑스군은 작은 배가 성의 남문밖에 다달아 정박하였는데, 한성근이 이끄는 우리 수비군이 프랑스군을 기습하여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결국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성근은 후퇴하였는데, 포수 4명이 전사하고 2명이 부상하였으며 1명이 포로로 잡혔다. 프랑스군은 2명이 전사하고 25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입자 성안의 민가 29호를 불살라 버렸다. 이 격전으로 해안 가의 성벽과 문루 등의 시설이 파괴되고 성안이 유린되었다.
이때의 전투로 해안 쪽의 성벽과 문루가 모두 파괴되어 없어졌고 지금은 산등성이를 연결한 성곽만이 남아 있다. 염하강을 등지고 한 컷
시야가 흐림에도 불구하고 멀리 조강 건너에 북한땅이 보인다는 유혹에 슬그머니 고개들어 바라다 본다. "정상에서는 애기봉, 조강포구, 북한 땅인 황해도 개풍군 일대를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도 어렴풋이 보인다. 전망대가 운영된다. 애기봉 아래 조강포구가 있는데 한국전쟁 때 북한군은 이 조강포구를 거쳐 남쪽으로 넘어왔단다. "
헬기장 근처에서 막거리를 팔고 있는 아저씨도 신이났다.
헬기장
풋풋한 미소가 봄풀처럼 돋아난다.
헬기장을 지나 정상을 향해서
10시 45분, 드디어 376m의 문수산 정상에 도착했다.
문수산 정상에는 검은 비닐망을 덮어 놓았다. 오석기 등반대장의 설명으로는 산상시설(山上施設)을 하려 삽을 들었더니 신라시대 유물이 나와서 쳐놓았다고 한다.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 옹기종기 모여앉아 정상주(頂上酒)를...
11시 15분, 문수사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한 20분 정도 걸어서 내려오니 문수사에 다달았다. 문수사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 문수산에 있는 절.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한다. 신라 혜공왕 때 창건하였으며, 그뒤 퇴락한 것을 1613년(광해군 6) 도욱(道旭)이 중건하였고, 1809년(순조 9) 광선(光善)이 중건하였으며, 1936년 남성(南星)이 중수하였다. 1971년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이듬해 벽응(碧應)이 대웅전과 요사를 중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대웅전이 있으며, 문화재로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1호인 문수사풍담대사부도 및 비(文殊寺楓潭大師浮屠 및 碑), 석탑 등이 있다.
문수사 해우소
문수사 장독대
문수사 뒤 쪽에 있는 동굴
잔달래가 꽃망울을 서서히 키워가고 있다.
12시 15분, 문수산성 북문에 도착했다.
개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봄은 사랑의 계절?
12시 30분, 주차장으로 되 돌아왔다.
산행을 마치고 대명항으로...
말린 새우를 만지고 있는 노점상 할머니
젖갈시장
점심거리를 찾아 기웃거리다가...
강화도 특산인 인삼막걸리 상점앞을 지나며...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 참 곱다
주인 잃은 빈배엔 갈매기들이 몰려들어 고기 파편을 찾아 쪼아대고 있다. 대곶면에 있는 대명포구는 겨울 포구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질 무렵, 멀리 초지대교를 배경으로 고깃배들이 움직이는 풍경이 운치가 있다. 수도권에서는 처음 조성되는 것이다. '운봉함'은 2차세계대전 때 연합군 상륙작전에 참여했고 1955년 대한민국 해군이 인수한 후 베트남전에도 참가했다. 전장 99.6m, 폭 15.3m, 높이 23m, 무게 4,080톤에 이르는 이 배는 52년간 임무를 완수하고 지난 2006년 12월에 퇴역했다.
황사(黃沙)도 비켜간 날, 일찌감치 도착한 오산에는 봄바람이 가득하다. 문수산성, 가까운 거리에 이런 보물같은 휴식처가 숨겨져 있었다니... 오늘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집행부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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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anbiz 원문보기 글쓴이: 멋쟁이
첫댓글 멋쟁이님 수고많으셨습니다...인삼막걸리와 밴뎅이무침 못먹고왔어요...
맛있는라면 먹었자나여~
죄송혀요. 그 편에 설라 했는디 어떤 분이 회를 뜨고 유혹하는 바람에 그만...
강화대교를 건너면서도 그아래가 강인지 바다인지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데... 올리신글을 보고나서야 많은것을 알게되었네요~
바가지를 띄운 뱃사공 이야기도 감명깊고요, 잘읽고 배워갑니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예쁜님, 맛난 거(라면) 잡수셨네요. 그날 바람이 심해 바닷가에 앉았더니 좀 춥던데.
멋쟁이님? 등산후기 사진 잘올리셨네요...좋습니다 ~~~~
화면들이 삐딱빼딱하지 않는가요? 노트북은 면이 좁아서 그런지 괜찮은데, 화면이 넓은 컴퓨터로 보니까 사진들이 갈팡질팡 좌우로 왔다갔다 하네요.
등산 후기가 마치 역사책에 나올법한 작품을 만드셨읍니다. 수고 하셨읍니다.........
부끄부끄...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기장 집불장어 머꼬싶어요
기장을 지나 서생이라는 곳에 '김양집'이 유명한데 참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언제라도 부산에 간다면 내가 모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참고하세요...
앗싸 ! 주말에 델구가 주세여 금요날 저녁 케텍스를 타고 미실님이랑 별님이랑 머털님이랑 해철님이랑 마실님이랑(빼고) 이케가요 얼릉요 근데 김양집의 김양이 몇살이예여 이쁜거 맞죠?
나 완전 망해뿐네. 근디 김양은 아마 70은 지났을거야. 몇 십년 전 김양이니깐...
나는? 나빼놓고는 아무데도 못갈줄알아~
행사로 못갔는데 후기 보고 위안됩니다 가본거나 다름없네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