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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반야바라밀경_25. 십무품(十無品), 얻을 수 없고, 나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의 전제(前際)는,
얻을 수 없고 후제(後際)도 얻을 수 없으며,
중제(中際)도 얻을 수 없습니다.
물질[色]은 끝이 없기[無邊] 때문에, 보살마하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하고,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분별[識]도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마하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합니다.
물질이 바로 보살마하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바로 보살마하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온갖 종류와 온갖 처소에서 보살을 구한다 해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세존이시여, 제가 어떠한 보살마하살에게 반야바라밀을 가르치겠는지요?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마치 나라는 이름을 말할 때에, 나는 마침내 나지 않는[畢竟不生] 것과 같습니다.
마치 나와 같이 모든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자기 성품[自性]이 없으니,
어떠한 물질도 마침내 나지 않으며, 어떠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침내 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마침내 나지 않으므로 물질이라 하지 못하며,
이것이 마침내 나지 않으므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라 하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마침내 나지 않는 법이라면, 그 누구에게 이 반야바라밀을 가르치겠습니까?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을 여의고서, 또한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는 이도 없습니다.
만일 보살이 이런 말을 듣고, 마음이 위축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이 보살마하살이야말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라고 알아야 합니다.”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슨 인연으로, ‘보살마하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후제도 얻을 수 없으며, 중제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물질은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는 줄 알아야 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물질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온갖 종류와 온갖 처소에서도 보살은 얻을 수 없거늘,
어떠한 보살에게 반야바라밀을 가르쳐야 하는가’라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보살마하살은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마치 나의 이름을 말할 때에 나는 마침내 나지 않는 것처럼,
나와 같이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여 자기 성품이 없으니, 어떠한 물질도 마침내 나지 않으며,
어떠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침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마침내 나지 않으므로 물질이라 하지 못하고,
마침내 나지 않으므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라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만일 마침내 나지 않는 법이라면,
그 누구에게 이 반야바라밀을 가르쳐야 하는지요’라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을 여의고는,
또한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는 이도 없다’고 말하는지요?
수보리여, 무슨 인연으로, ‘만일 보살이 이런 말을 듣고도,
마음이 위축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행할 수 있는 이야말로 바로 보살마하살로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라 한다’고 말하는지요?”
그때에 수보리가 사리불에게 대답했다.
“중생은 있는 바가 없기[無所有] 때문에,
보살의 전제(前際)는 얻을 수 없고,
중생은 공(空)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중생은 여의기[離]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물질은 여의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물질은 공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공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물질은 여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여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물질의 성품[性]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성품도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단나바라밀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나바라밀ㆍ반야바라밀도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리불이여, 공한 가운데에서는, 전제를 얻을 수 없고 후제도 얻을 수 없고 중제도 얻을 수 없으며,
공은 보살과 다르지 않고, 보살은 전제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공과 보살과 전제의 이 모든 법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으니,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단나바라밀은 공하기 때문에, 단나바라밀은 여의기 때문에,
단나바라밀은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나바라밀ㆍ반야바라밀은 공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여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리불이여, 공한 가운데에서는, 전제를 얻을 수 없고 후제도 얻을 수 없고
중제도 얻을 수 없으며, 공은 보살과 다르지 않고, 보살도 공과 다르지 않고,
보살도 전제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공과 보살과 전제라는 이 모든 법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으니,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내공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고,
또한 무법유법공도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내공은 공하기 때문에,
내공은 여의기 때문에,
내공은 성품이 없기 때문에,
또한 무법유법공은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나니,
그 밖의 다른 것도 위에서의 설명과 같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4념처는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4념처는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나아가 18불공법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18불공법은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 밖의 다른 것도 위에서의 설명과 같으니,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모든 삼매문과 모든 다라니문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삼매문과 다라니문은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나니, 그 밖의 다른 것도 위에서의 설명과 같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법성(法性)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법성은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나니,
그 밖의 다른 것도 위에서의 설명과 같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여(如)는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실제(實際)는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불가사의성(不可思議性)은 있는 바가 없고 공하고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 밖의 다른 것도 위에서의 설명과 같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성문(聲聞)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성문은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벽지불(辟支佛)도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공하기 때문에, 여의기 때문에,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나아가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다시 일체종지(一切種智)는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또한 성품이 없기 때문에,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리불이여, 공에서는, 전제를 얻을 수 없고 후제도 얻을 수 없고 중제도 얻을 수 없으며,
보살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공은 보살과 다르지 않고, 또한 전제와 다르지도 않으니,
공과 보살과 전제라는 이 모든 법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의 전제는 얻을 수 없으니, 후제와 중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사리불의 말씀과 같아서, 물질은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합니다.
사리불이여, 물질은 마치 허공과 같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치 허공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리불이여, 허공의 끝[邊]은 얻을 수 없고,
중간[中]도 얻을 수 없으며, 끝도 없고 중간도 없기 때문에, 단지 허공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리불이여, 물질의 끝은 얻을 수 없고 중간도 얻을 수 없나니,
이 물질은 공하기 때문이며, 그 공에는 또한 끝도 없고 중간도 없습니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끝을 얻을 수 없고 중간도 얻을 수 없나니,
의식은 공하기 때문이며, 그 공에는 또한 끝도 없고 중간도 없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사리불이여, 물질은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끝이 없기 때문에, 보살도 또한 끝이 없다고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18불공법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하셨듯이, 물질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물질은 물질의 모양이 공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모양이 공합니다.
단나바라밀은 단나바라밀의 모양이 공하고, 나아가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내공(內空)은 내공의 모양이 공하고, 또한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은 무법유법공의 모양이 공하며,
4념처(念處)는 4념처의 모양이 공하고,
18불공법(不共法)은 18불공법의 모양이 공하며,
여(如)ㆍ법성(法性)ㆍ실제(實際)ㆍ불가사의성(不可思議性)은,
여ㆍ법성ㆍ실제ㆍ불가사의성의 모양이 공합니다.
삼매문(三昧門)은 삼매문의 모양이 공하고,
다라니문(陀羅尼門)은 다라니문의 모양이 공하며,
일체지(一切智)는 일체지의 모양이 공하고,
도종지(道種智)는 도종지의 모양이 공하며,
일체종지(一切種智)는 일체종지의 모양이 공합니다.
성문승(聲聞乘)은 성문승의 모양이 공하고,
벽지불승(辟支佛乘)은 벽지불승의 모양이 공하며,
불승(佛乘)은 불승의 모양이 공하고,
성문의 사람은 성문의 사람의 모양이 공하며,
벽지불은 벽지불의 모양이 공하고,
부처님은 부처님의 모양이 공합니다.
공한 가운데에서는 물질을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물질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바로 보살이라도, 이것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대로, 무슨 인연으로 온갖 처소와 온갖 종류에서도
보살은 얻을 수 없거늘, 어떠한 보살에게 반야바라밀을 가르치겠습니까.
사리불이여, 물질[色]은 물질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물질은 느낌[受]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느낌은 느낌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느낌은 물질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느낌은 생각[想]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생각은 생각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생각은 물질과 느낌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생각은 지어감[行]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지어감은 지어감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지어감은 물질과 느낌과 생각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지어감은 분별[識]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의식은 의식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의식은 물질과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눈[眼]은 눈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눈은 귀[耳]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귀는 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귀는 눈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귀는 코[鼻]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코는 코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코는 눈과 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코는 혀[舌]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혀는 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혀는 눈과 귀와 코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혀는 몸[身]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몸은 몸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몸은 눈과 귀와 코와 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몸은 뜻[意]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뜻은 뜻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뜻은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6입(入)과 6식(識)과 6촉(觸)과,
6촉의 인연으로 생긴 느낌[受]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단나바라밀에서 반야바라밀까지와,
내공에서 무법유법공까지와,
4념처에서 18불공법까지와,
4념처에서 18불공법까지와,
온갖 삼매문ㆍ온갖 다라니문ㆍ법성(法性)에서 벽지불의 법까지와,
초지(初地)에서 10지(地)까지와,
일체지ㆍ도종지ㆍ일체종지도 또한 그와 같으며,
수다원(須陀洹)에서 아라한까지와,
벽지불이나 보살ㆍ부처님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보살은 보살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보살은 반야바라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으며,
반야바라밀은 반야바라밀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고,
반야바라밀은 보살 가운데에서 얻을 수 없습니다.
반야바라밀 가운데에서 교화(敎化)는 있는 바가 없으므로 얻을 수 없고,
교화하는 가운데에서도 교화는 있는 바가 없으므로 얻을 수 없으며,
교화하는 가운데에서도 보살과 반야바라밀은 있는 바가 없으므로 얻을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이와 같이 모든 법은 있는 바가 없으므로 얻을 수 없나니,
이런 인연 때문에 온갖 처소와 온갖 종류에서도 보살은 얻을 수 없거늘,
어떠한 보살에게 반야바라밀을 가르치겠습니까.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보살마하살은 단지 임시의 이름[假名]만이 있을 뿐인가?
사리불이여, 물질, 이것은 임시의 이름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 이것도 임시의 이름입니다.
물질이라는 이름은 물질이 아니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라는 이름도,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름은 이름의 모양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공하다면 보살이 아니니,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은 단지 임시의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단나바라밀은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니,
이름 가운데에 반야바라밀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나바라밀 가운데에도 이름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보살은 단지 임시의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나바라밀ㆍ반야바라밀도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니,
이름 가운데에는 반야바라밀이 있지 않으며,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도 이름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보살은 다만 임시의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사리불이여, 내공은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며, 나아가 무법유법공까지도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름 가운데에는 내공이 없고 내공 가운데에도 이름이 없나니, 왜냐하면 이름과 내공은 다 같이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무법유법공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보살은 단지 임시의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사리불이여, 4념처는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며, 18불공법까지도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니,
온갖 삼매의 문과 온갖 다라니의 문과 일체종지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나는 말하기를,
“보살은 단지 임시의 이름만이 있을 뿐이다”고 했던 것입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나라는 이름은 마침내 나지 않는가?
사리불이여, 나는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生]이 있다 하겠으며,
또한 아는 이[知者]ㆍ보는 이[見者]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사리불이여, 물질은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눈은 마침내 없고 또한 뜻의 접촉의 인연으로 생긴 느낌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다.
단나바라밀은 마침내 얻을 수 없고 나아가 반야바라밀까지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내공은 마침내 얻을 수 없고 나아가 무법유법공까지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4념처는 마침내 얻을 수 없고 나아가 18불공법까지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모든 삼매의 문과 모든 다라니의 문은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으며,
성문에서 부처님까지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어떻게 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나는 말하기를,
“마치 나라는 이름과 같아서, 나도 또한 마침내 나지 않는다”고 했던 것입니다.
사리불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와 같아서 모든 법도 또한 그와 같이 자기 성품[自性]이 없다”고 하셨듯이,
사리불이여, 모든 법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무엇이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는가?
사리불이여, 물질[色]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고,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분별[識]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눈[眼]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고,
나아가 뜻[意]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빛깔[色] 내지 법(法),
눈의 경계[眼界]
내지 법의 경계[法界],
땅의 요소[地種]
내지 의식의 요소[識種],
눈의 접촉[眼觸]
내지 뜻의 접촉[意觸],
눈의 접촉의 인연으로 생긴 느낌[受]
내지 뜻의 접촉의 인연으로 생긴 느낌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단나바라밀 내지 반야바라밀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으며,
4념처 내지 18불공법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모든 법은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어떠한 법이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도 않는지요?”
수보리가 말했다.
“물질은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 않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은 또한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법이 무상하면 곧 그것은 움직이는 모양[動相]이며, 그것은 곧 공한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온갖 유위(有爲)의 법은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유루(有漏)의 법과 무루(無漏)의 법과, 유기(有記)의 법과 무기(無記)의 법도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법이 무상하다면, 곧 그것이 움직이는 모양이요, 그것이 곧 공한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온갖 조작되는 법[作法]은 무상하되, 또한 잃어버리지도 않습니다.
또한 사리불이여, 모든 법은 항상한 것[常]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滅]도 아닙니다.”
사리불이 물었다.
“어떠한 법이 항상한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닌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물질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니,
왜냐하면 성품이 스스로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항상한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니,
왜냐하면 성품이 스스로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뜻의 접촉의 인연으로 생긴 느낌도 항상한 것이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왜냐하면 성품이 스스로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모든 법은 화합하여 생기는 까닭에 자기 성품이 없습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물질은 마침내 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침내 나지 않는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물질은 조작되는 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짓는 이[作者]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눈은 조작되는 법이 아니니,
왜냐하면 짓는 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뜻도 또한 그와 같으며 눈의 경계에서 뜻의 접촉의 인연으로 생긴 모든 느낌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다시 사리불이여, 온갖 법들은 일으키는[起] 것도 아니고 짓는 것도 아니니,
왜냐하면 짓는 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물질은 마침내 나지 않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마침내 나지 않습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마침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을 물질이라 하지 못하고 마침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을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라고 하지 못한다’고 하는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물질의 성품은 공하며,
이 공에는 나는 것[生]이 없고
없어지는 것[滅]도 없으며,
머무르는 것[住]도 없고
달라지는 것[異]도 없기 때문입니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성품도 공하며,
이공에는 나는 것이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머무르는 것도 없고 달라지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눈에서 온갖 유위의 법에 이르기까지의 성품은 공하며,
이 공에는 나는 것이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머무르는 것도 없고 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마침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을 물질이라 하지 못하며,
마침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을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라 하지 못합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마침내 나지 않는 법이거늘
이 반야바라밀을 가르쳐야 하는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이 곧 반야바라밀이요,
반야바라밀이 곧 마침내 나지 않은 것이니,
반야바라밀과 마침내 나지 않은 것은 둘이 아니고 구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저는,
‘마침내 나지 않거늘, 이 반야바라밀을 가르쳐야 합니까’라고 말한 것입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하셨듯이, 무슨 인연 때문에,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을 여의고는,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는 이도 없다’고 하는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는, 마침내 나지 않는 것[畢竟不生]이
반야바라밀과 다르다고 보지 않으며, 또한 마침내 나지 않은 것이 보살과 다르다고 보지 않나니,
마침내 나지 않는 것과 보살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이 물질과 다르다고 보지 않나니, 왜냐하면 이 마침내 나지 않는 것과 물질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나지 않는 것과,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다르다고 보지 않나니,
왜냐하면 마침내 나지 않는 것과,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은, 둘이 없고 구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일체종지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사리불이여, 마침내 나지 않는 것을 여의고는,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는 이가 없습니다.
마치 사리불께서 말씀한 대로,
무슨 인연으로 보살이 이런 말을 듣고도 마음이 위축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 이야말로 보살로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라 하는지요?”
수보리가 대답했다.
“반야바라밀은 모든 법에는 깨달아 아는 모양[覺知相]이 있다고 보지 않으며,
온갖 법들은, 마치 꿈과 같고 환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메아리와 같으며,
변화한 것과 같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이런 인연 때문에, 보살은 이런 말을 듣고도 마음이 위축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이와 같이 모든 법을 관찰합니다.
이때에 보살마하살은, 물질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물질을 보지도 않고,
물질에 머무르지도 않고 물질에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이것이 물질’이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역시, 받아들이거나 보거나 머무르거나 집착하지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다’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눈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물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면서, 역시,
‘이것이 눈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역시, 받아들이거나 보거나 머무르거나 집착하지 않으면서, 또한,
‘이것은 뜻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나바라밀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무르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단나바라밀이다’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시라바라밀ㆍ
찬제바라밀ㆍ
비리야바라밀ㆍ
선나바라밀ㆍ
반야바라밀도 역시,
받아들이거나 보거나
머무르거나
집착하지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반야바라밀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내공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무르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내공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4념처를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무르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4념처이다’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18불공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무르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18불공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온갖 삼매의 문과 온갖 다라니의 문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도,
받아들이지 않고 보지 않고 머무르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이것이 일체종지이다’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물질을 보지 않으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물질은 나지 않는 것[不生]이어서, 그것은 물질이 아니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아니며,
눈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눈이 아니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아니며,
단나바라밀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단나바라밀이 아니며,
또한 반야바라밀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반야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물질과 나지 않은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반야바라밀과 나지 않는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내공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내공이 아닙니다.
나아가 무법유법공까지도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무법유법공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공에서 무법유법공까지는 나지 않는 것으로,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4념처는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4념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4념처와 나지 않는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나지 않는 법[不生法]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며,
셋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4념처와 나지 않는 것과는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또한 18불공법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18불공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18불공법과 나지 않은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나지 않는 법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며,
셋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18불공법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18불공법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如)는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여가 아니며,
또한 불가사의성(不可思議性)은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불가사의성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나지 않는 것이요,
일체지(一切智)와 일체종지(一切種智)도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일체종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일체종지까지와, 나지 않는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나지 않는 법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며,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또한 일체종지는 나지 않는 것이어서, 그것은 일체종지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물질은 없어지지 않는 모양[不滅相]이어서, 그것은 물질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물질과 없어지지 않는 모양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없어지지 않는 법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며,
셋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물질은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어서, 그것도 물질이 아닙니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은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어서,
그것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의식과 없어지지 않는 것은, 둘이 아니고 다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없어지지 않는 법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며,
셋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의식은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어서 그것은 의식이 아닙니다.
단나바라밀에서 반야바라밀까지와, 내공에서 무법유법공까지와,
4념처에서 18불공법까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때문에 물질은 둘이 없는 법의 범주[無二法數]에 들어가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둘이 없는 법의 범주에 들어가며,
나아가 일체종지까지도 둘이 없는 법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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