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과 EQ의 충돌⑦
《⑨작가의 시선》 #260702 EQ지성이란 무엇인가
by여유시간
8시간전
EQ지성은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기 전에,
자기 감정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이 지점에서 EQ와 가장 자주 충돌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바로 나르시시즘입니다.
나르시시즘은 흔히 자신감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불안이 만들어낸 방어 기제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늘 인정받아야 하고,
자신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불편해합니다.
문제는 이 불편함을
대화가 아니라 왜곡으로 풀어낸다는 데 있습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맥락을 지운 채 일부만 떼어내 판단합니다.
EQ가 작동하는 순간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했을까’를 묻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은
‘왜 나를 그렇게 말했지’로 즉시 방향을 틉니다.
질문의 주어가
언제나 ‘나’로 고정되는 순간,
공감은 차단됩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아왔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늘 사소한 말 한마디였지만,
확대시키는 힘은 언제나 과도한 자의식이었습니다.
EQ가 있는 사람은
관계가 틀어질 때 먼저 속도를 줄입니다.
감정이 앞설수록
사실을 확인하려 애씁니다.
반대로 나르시시즘은
속도를 높여 결론부터 내립니다.
“무시당했다.”
“의도가 있다.”
“나를 깎아내렸다.”
증거보다 해석이 앞서고,
해석보다 감정이 앞섭니다.
EQ지성은 여기서 한 발 물러섭니다.
모든 말이 공격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각자의 한계 안에서 말하고,
각자의 불완전함 속에서 행동합니다.
이 단순한 전제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
관계는 늘 전쟁이 됩니다.
EQ지성은
이기기 위한 능력이 아닙니다.
지치지 않기 위한 능력이며,
사람을 남기기 위한 지성입니다.
나르시시즘과 EQ가 만날 때,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조용해져야 합니다.
말을 줄이는 쪽이 아니라,
자기 해석을 줄이는 쪽이
결국 관계를 지켜냅니다.
- 브런치 작가 여유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