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도 쌓고 지식도 쌓는 세계지리 게임 수업

[재정전문위원]

많은 선생님들이 교과의 특성을 살린 특색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계실 텐데요. ACTIVE한 활동을 좋아하는 저는 학생들과 주기적으로 게임 요소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곤 한답니다. 그중 방과 후 수업을 이용하여 진행한 ‘세계지리 게임 수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재미도 쌓고, 지식도 쌓은 지리 수업! 어떻게 진행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 수업은 어떻게 계획했나요?
지난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1학년 ‘사회’교과에 배당된 시간은 학급당 2시수였는데요. 교과 진도를 나가기에도, 교과와 관련된 유의미한 활동을 하기에도 굉장히 애매한 시간이었답니다. 길고 길었던 1학기를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이번 방학만큼은 학생들이 즐길 수 있고, 교과와 관련된 상식을 쌓으면서도 큰 부담이 없는 게임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전공인 ‘지리’와 관련지어 2차시의 수업을 구상해보았는데요. 그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들을 움직이는 힘 중 가장 강력한 것은 ‘경쟁’과 그에 따른 ‘보상’이겠죠? 그래서 1~2차시의 수업 중 모둠별 과제 수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점수를 부여하였고, 2차시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로 1등한 모둠에게 부여할 상품까지 미리 공지를 했습니다.

■ 1차시 – 세계지도 퍼즐 맞추기와 모둠별 마음열기 활동

와이드맵 지도 퍼즐 사이트 (http://widemap.co.kr)

첫 번째 차시에는 세계지도 퍼즐 맞추기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세계지도 퍼즐은 ‘와이드맵’이라는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학기 초에 학교의 교구구입 예산을 활용해 미리 주문하였습니다. 세계지도 외에도 우리나라 지도 퍼즐도 구매할 수 있는데, 각 국가/지역별로 퍼즐 조각이 나누어져 있어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았고, 크기도 커서 개인보다는 모둠활동에 적절한 제품이더라고요.
 
우선 모둠원간 경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원을 적절히 분배하여 모둠을 조직한 다음 모둠별로 퍼즐을 완성한 후 외쳐야 할 구호에 대해서 안내하였습니다. 구호는 모둠원과 다 같이 박수를 다섯 번 친 뒤 “완성!”이라는 단어를 외치도록 했는데요. 약간 저학년에 어울리는 구호 같지만 학생들은 오랜만에 이런 활동을 하니 생각보다 즐거워하더군요.

1차시 지도 퍼즐 맞추기 수업

퍼즐의 조각들을 봉투에 모두 담은 뒤 교사의 “시작!”이라는 구령에 맞춰서 모둠별로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지리에 대해 잘 아는 학생들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우리와 먼 지역을 맞추는 것을 힘들어하기도 했고, 세계 지리에 크게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퍼즐 자체에 흥미를 느껴 열심히 참여했답니다. 간단한 퍼즐 맞추기지만 모둠원끼리 서로 이야기하면서 협동하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하더라고요.

퍼즐을 1등으로 완성한 모둠의 기념샷!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 뒤 20분 정도 지나니 슬슬 “완성!” 구호를 외치는 모둠이 나타났습니다. 구호를 외치는 순서에 따라 차등적으로 점수를 부여했는데 1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모둠원들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몇몇 모둠은 기념이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답니다.
 
퍼즐을 맞추는 활동은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그럼 나머지 20분 정도는 어떻게 활용했냐고요? 바로 모둠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고, 모둠원 간 협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바로 4글자 국가명을 활용한 ‘이구동성 게임’이지요. 이구동성 게임은 4글자 중 서로 다른 글자 하나씩을 모둠원 4명이 각각 동시에 말하는 게임인데요. 단어를 외칠 때 다른 모둠이 쉽게 맞추지 못하도록 목소리, 소리의 길이, 입모양 등에 대한 모둠 구성원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4글자 국가의 단어를 각 모둠별로 교사가 제시해준 뒤 3분 정도 전략을 짜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둠 구성원 간 대화를 통해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게 했습니다.

모둠별 단결력 향상을 위한 ‘이구동성 게임’ / 1차시 수업의 점수 기록

각 모둠별로 구성원이 나와 많은 친구들 앞에서 한 글자씩 외치면 다른 모둠은 그 국가명을 유추하여 맞추면 되는데 정답을 맞히는 팀에게는 10점의 점수를 부여하였습니다. 외치는 기회는 모둠 당 3번씩 주었고, 3번을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모둠이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외쳤던 모둠에게 10점을 부여하는 등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간단한 게임이지만 모둠별 경쟁을 해야 하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승부욕이 넘치는 우리 학생들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여했답니다. 모둠별로 전략을 짜고, 답을 맞히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친목을 쌓기도 했어요.
 
■ 2차시 – 세계지리 상식 퀴즈
2차시는 ‘세계지리 상식 퀴즈’를 풀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사전에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문제판과 각 대륙별 문제를 만들었답니다.

세계지리 상식 퀴즈 PPT

표지도 제법 그럴듯하죠? 이런 상식 퀴즈를 계획한 이유는 학생들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이런 퀴즈를 계기로 다양한 지리적 현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답니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가장 좋은 주제는 ‘여행’인데 표지에 다양한 도시들의 관광 명소를 나타내는 삽화를 넣어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보았습니다. PPT 자료의 총 페이지 수는 23페이지이며 게임 방법 안내, 각 대륙별 문제 페이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이 자료는 제 블로그(http://hana3688.blog.me)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으니 지리 교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데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총 20개의 문제가 제시된 목록과 각 대륙별 문제

문제는 총 20개를 준비했고, 5개 대륙별로 4~5문제씩 분배했습니다. 해당 문제가 들어있는 도형은 하이퍼링크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클릭하면 해당 대륙과 관련된 문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은 문제가 대부분인데 모둠별 협동이 가장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인 만큼 모둠원 한 명씩 총 네 개의 답을 빠르게 말해야 정답으로 인정되는 문제 위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또한, 모둠원 중 한 명이 지나치게 정답을 잘 맞힐 경우에는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협동학습의 문제점(무임승차효과)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모둠원 중 교사가 지목한 한 명만 대답할 수 있는 미션을 넣어 더욱 효과적인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했답니다.

문제에 제시되는 찬스와 미션

또한, 해당 문제를 클릭할 경우 ‘찬스’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찬스에는 다른 모둠 점수를 가져오기나 이번 문제를 맞히면 두 배의 점수 부여 등을 넣어서 더 재밌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꽝’도 두어서 이번 문제에 대답할 기회 박탈, 기존 점수에서 일부 점수를 깎는 등의 요소도 넣었습니다.

해당 문제의 제목을 클릭하면 다시 전체 문제 목록이 나와 있는 페이지로 돌아가게 되는데, 파워포인트의 애니메이션 기능을 이용하여 이미 제시되었던 문제는 목록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기능까지 두었답니다. 이 자료를 만들면서 평소 활용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파워포인트의 기능을 알게 되어서 교사인 저도 매우 뿌듯했어요!
 
■ 수업을 마치며

모둠별 점수판과 1등한 모둠의 기념샷

2차시동안 계속된 점수는 칠판에 기록을 했고, 1등을 한 모둠에게는 약속한 대로 맛있는 과자를 나누어주었답니다! 작은 사탕 하나를 나눠줘도 참 좋아했을 우리 학생들인데, 감자칩 한 통이라는 생각보다 큰(?) 선물을 받으니 더욱 좋아하더라고요. 세계지리 상식 퀴즈를 10개 반을 상대로 직접 실행해보면서 느낀 점은 학생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승부욕이 뛰어나고, 세계 지리와 관련된 상식의 폭이 넓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여학생들보다 남학생들의 지리 상식이 뛰어난 편이었는데 몇몇 학생들의 경우 아침에 챙겨보는 뉴스가 상식의 폭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교과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신문, 뉴스 기사를 접하면서 상식을 쌓는 것도 학생으로서 꼭 갖춰야 할 덕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지리 교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이번 활동을 계기로 학생들이 지리 교과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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