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따나끼리 11월 선교편지.pdf
캄보디아 라따나끼리 전대식 황영미(시준, 시경) 특별기도제목 2016년 11월
God's People Krung, Brao in Rattanakiri Cambodia
우기와 건기가 마주앉은 라따나끼리의 이른 저녁, 푸르른 들판과 맞닿은 청색하늘 아래, 노을 진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빛은 천사들의 나팔소리를 보는 듯합니다. ‘하나님의 나팔소리 천지진동 할 때에 예수 영광중에 구름타시고...’ 이 찬양이 온 땅에 울려 퍼질 날이 곧 올 것입니다. 라따나끼리에서 주님 다시 오심을 준비하며 인사드립니다. “땡알라 호그러?”(안녕하세요? 행복하신가요?(끄렁어))
추수철이 되었습니다. 꼬부랑 할아버지부터 코 흘리게 손자의 손이 분주하게 알곡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곳은 벼를 추수할 때 낫으로 벼를 베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알곡만 훑어 거두어들입니다. 하나님께서 품코안뽈르교회에 추수의 은혜를 주시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8월부터 10월까지 교회가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견디었습니다. 이 기간은 일 년 중 가장 배고프면서도 많은 일손이 필요한 때입니다. 마을에서 생활하던 성도님들이 피난민과 같은 짐을 싸 밭과 논이 있는 밀림 속 오두막집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온 가족이 농사일을 하며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합니다. 주일날 예배드리기 위해 진흙길을 1-2시간 걸어 예배당까지 오기에는, 아직 성도님들의 믿음이 성장하지 않아 그 발걸음이 버거웠던 것 같습니다. 주일날 텅빈 예배당(평소 6-70명에서 2-30명으로 예배 인원이 줄었음)에서 예배드리면서 그분들의 믿음이 땅에 떨어지지 않기를 위해 기도했는데, 아직 예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서서히 성도님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밭에서 부모님을 돕던 어린이들이 핼쑥해진 얼굴로 수줍어하며 예배당에 들어오는 모습은 천사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9-10월에 마을에 열감기가 유행했는데, 이 병으로 고생하지 않으신 분이 한분도 없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고된 일과 부실한 영양상태가 병을 더 악화시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젠 성도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복있는 공동체 주말반 학생이었던 칸이 말라리아와 열감기로 반룽 병원과 센타에서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다시 재발해서 품파남에 있는 꾸루트멉(민간전통치료사, 무당과 비슷함)에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믿음이 좋은 가정인데 치료받는 한 달 동안 가족 모두 품파남에서 생활하면서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예전에 아팠던 성도님들이 무당의 속임수로 교회를 떠났던 경우처럼 이 가족도 이렇게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마음이 무겁고 걱정되었습니다. 기도의 끊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걱정했던 예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붙잡아 주셔서 온가족 모두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병으로 고생했던 칸만이 예배당 주위를 맴돌고 있는데 주님께서 칸 또한 예배자로 회복시켜주실 것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쑤엇성도님은 동역자님의 기도로 회복 되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숲속 누님 집에서 본인의 집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계십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으신데 설교시간마다 귀에 손을 모으시고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 그 모습에 은혜가 넘칩니다. 할렐루야!
14일 주일예배 후에 공동체 학생인 학의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심방을 갔습니다. 예배당에서부터 오토바이로 30분을 달리고, 다시 걸어서 숲속을 지나고 지나 도착해서 학의 어머니를 본 순간,‘주여! 주여!’라는 말만 나왔습니다. 다 죽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돗자리 하나 없이 나무 바닥 위에 창백한 얼굴로 시체처럼 누워있었고, 머리맡에는 비닐봉지에 싸인 약이 보였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더니, 배가 아프고 혈변을 보고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학의 얼굴에서 근심이 묻어났습니다. 능력 없는 저희 자신이 한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예수님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힘을 다하여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것이 도리어 감사했습니다.‘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이 어디서 올고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로다.(시121)’저희가 주님의 능력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기도로 나음을 입고, 학의 믿음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선포하고 돌아왔습니다. 마을로 나온 후에 텅 빈 부엌이 눈에 아른거려 가게에서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챙겨서 학의 손에 쥐어주고 어머니 잘 돌보아 드리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동역자님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품코안뽈르교회를 개척하고 3년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너무 많이 겪었습니다. 주님께 그리고 성도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경험하고 배운 한국교회를 종족마을교회에 그대로 이양하려는 저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성령님께서‘이것은 안 된다’고 말씀하시고 고민하게 만드십니다. 새로운 교회를 그려봅니다. 먼지 쌓인 교회론 책을 정독하고 있습니다. 교회사와 문화인류학 책을 펴들었습니다. 머리가 아프지만 꿈꾸는 것이 행복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고 계획하시는 끄렁종족교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안식년을 가야 할 시간을 훌쩍 넘겨버린 이즘, 지쳐있는 저희 영혼과 육신에 주님께서 새로운 도전과 사명을 주십니다. 품코안뽈르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저희의 마음에 기쁨과 감사가 넘칩니다. 성도님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어린이들이 기도하자는 말 한마디에 엎드리는 모습을 보면, 기도와 동시에 응답 받았음을 느낍니다. 성도님들이 검고 휘어진 손으로 박수치며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 ‘할렐루야, 아멘’이 나옵니다. 예배 후 함께 나누는 작은 음식이 맛있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이 아파옵니다. 눈물이 흘러 강이 되는 것 같습니다.‘나는 목자입니다. 나는 목자입니다.’라는 고백이 나옵니다. 주님은 저희를 목자로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목자와 양떼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삶을 나누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합니다. 함께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씨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주일에 한두 번 만나‘목자와 양’의 관계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꿈꿉니다. 마을에 들어와 이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을 매일 만나고 싶습니다. 잘 준비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선교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이곳 사역을 돌봐줄 한국 선교사님이 올라오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시준이가 지난 4월에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루고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주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시준 시경이의 홈스쿨과 진로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교제와 기자재 등을 한국에서 구입해서 배송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혹시 가정에 읽지 않는 중학생 필독서(문학책 등)가 있으면 기증해 주십시오. 시경이가 습관적으로 허리를 두드립니다. 가끔 걷는 자세가 불안정해 보입니다. 계속해서 체크 받고 있는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의심됩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허락하신 사명의 땅에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동역교회 & 동역자님과 동역하며, 형제자매와 함께 살아감이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동역자님의 기도와 헌신으로 이 땅에 주님의 이름이 충만해집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따나끼리에서 전대식 황영미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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