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파란 25호(2022.여름) 뉴 모나드
편집부
2022년 6월 1일 발간 ∣ 정가 15,000원 ∣ 128×188 ∣ 352쪽
ISSN 2466-1481 ∣ 바코드 9772466148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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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소개
신인은 두렵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들은 새로운 감각과 사유를 통해 기존의 세계가 얼마나 낡고 녹슬었는지를 또한 얼마나 비합리적이며 폭력적인지를 입증한다. 신인은 그런 의미에서 자신을 배태한 세계 전체를 반성하고 부정할 계기이자 동력이다. 신인이 그들보다 앞서 살았던 자들의 삶을 차라리 선취한다고 말해야 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들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세계를 심문하고 재편하고 끝내는 창조한다. 따라서 전통은 앞선 자의 유품이 아니라 뒤에 오는 자의 발현이자 표상이다. 그들을 일러 우리는 ‘뉴 모나드’라고 부르기로 했고 이번 호의 이슈 코너에 초청했다. 김지민, 전호석, 한여진 세 시인과 이들에 대한 시인론을 쓴 계간 파란의 젊은 세 편집 위원들(김건영, 정우신, 조대한)이 바로 그들이다.
이번 호의 시인(poet) 코너엔 장석원 시인의 신작 시 세 편과 기발표작 두 편 그리고 이찬 평론가의 장석원 시인론이 실려 있다. 이천년대 초반 가공할 에너지로 한국 시단을 통째로 갈아엎었던 [아나키스트]부터 [태양의 연대기] [역진화의 시작] [리듬]을 거쳐 가히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화엄에 다다른 [유루 무루]까지 장석원 시인의 지난 이십 년간의 시적 연대기는 한마디로 경이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의 신작 세 편을 한꺼번에 통독하는 일은 실로 벅차나 실은 기쁘다. 더하여 연이어지는 이찬 평론가의 장석원론은 그가 쓴 어느 글보다 다정하고 섬세하다. 지음은 신이 자신을 대리해 보낸 선물이다.
신작 시(poem) 코너엔 김광규, 허진석, 김영승, 김언희, 이문숙, 손석호, 심재휘, 최치언, 진은영, 신동옥, 강성은, 이소호, 최백규, 최세운, 김분홍, 배진우, 윤은성, 김선오, 김재윤, 강우근, 백가경 등 시인 스물한 분의 가편들이 실려 있다. 모든 시편들이 하나같이 소중하지만, 특히 노년의 황금 같은 시간을 빚어 시를 보내 주신 김광규 선생님과 뜻하지 않은 사고를 이겨 내고 다시 “대가리를 부수러 가는 새처럼 전속력인 질문”을 시작하신 김언희 선생님께 다만 경의를 표한다. 맞다. 이분들이야말로 한국시의 사표시다. 그리고 작년에 참으로 황망하게도 우리 곁을 떠난 전 국회의원 고 김재윤 시인의 시를 계씨 김재문 대표의 도움으로 싣는다.
이번 호의 비평 코너들도 풍성하다. 우선 자유 비평(criticism) 코너엔 장철환 평론가의 글이 실려 있다. 부디 그에게 시의 마음이 영원하길 기도한다. 한편 서평(review) 코너엔 이현승(박상수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 채상우(이시영 시집 [나비가 돌아왔다]), 전병준(이재훈 시집 [생물학적인 눈물]), 이찬(김추인 시집 [해일]), 김연필(박규현 시집 [모든 나는 사랑받는다]), 이철주(김광섭 시집 [빛의 이방인]), 양순모(김호성 시집 [적의의 정서]), 김정빈(안미린 시집 [눈부신 디테일의 유령론]), 이소(이병국 시집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진기환(이종민 시집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싶어])의 글들이 실려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의 권두 에세이 ‘내가 훔치고 싶은 시 한 편’엔 임솔아 시인의 시 「역할」과 이 시를 선한 김언 시인의 2010년대 이후 한국 시단에 대한 좀 착잡하고 미묘한 소회가 적혀 있다. 오랫동안 함께 숙고해 볼 문제다.
즐거운 소식 하나를 전한다. 이제 칠월이면 파란시선 100번이 출간될 예정이다. 파란시선 100번의 책 제목은 “첫, 시”다. 책 제목 그대로 그간 발간한 파란시선의 첫 시들만 모은 선집이다. 햇수로 따지자면 2015년부터니까 8년 만에 파란시선 100번을 이룬 셈이다. 더뎠다면 더뎠다고 볼 수도 있고 좀 급했다면 급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걸음이었지만, 시집 하나하나를 발간할 때마다 정말이지 성실을 다했다. 그러나 매번 두려웠고 그런 만큼 파란에 손길을 나누어 준 시인들께 더없이 고마웠다.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고마울 따름이다. 더불어 해설과 추천사를 써 주신 분들, 그리고 단행본 시집과 비평집, 학술서, 에세이집, 앤솔러지를 발간해 준 저자들께도 허리를 숙여 감사의 뜻을 전한다.
•― 차례
essay
008 내가 훔치고 싶은 시 한 편 김언 나는 왜 ‘좋은 곳’을 믿을 수 없었나?
issue 뉴 모나드
020 김지민 시 그날 등 3편
029 정우신 시인론 혼효의 기법
041 전호석 시 뭐야? 등 3편
052 김건영 시인론 살아 있는 피사체의 밤
066 한여진 시 장래 희망 등 3편
073 조대한 시인론 끝나지 않는 미래—한여진론
poet
090 장석원 신작 리스페리돈 등 3편 기발표작 맥주를 사서 집으로 등 2편
109 이찬 시인론 ‘阿耨多羅 三藐 三菩提’를 찾는 고행의 길 위에서—장석원 시집 [유루 무루]를 중심으로
poem
132 김광규 모래내 언덕길
134 허진석 다비(茶毘)—사이보그 19, Car Crusher
137 김영승 짱뚱어 누룽지 粥
140 김언희 질문의 양상
143 이문숙 쿠키의 방식
147 손석호 소금쟁이
150 심재휘 하현
152 최치언 문숙이의 노래
157 진은영 새 옷
160 신동옥 언플러그드
169 강성은 아는 밤 모르는 사람
172 이소호 광신도
177 최백규 제자리
180 최세운 멕시코 미술관
183 김분홍 제사의 내구성
186 배진우 소거법
190 윤은성 개관일
195 김선오 환영과 배제
198 김재윤 시를 읽다
201 강우근 물고기 비가 내리는 마을
204 백가경 1460은 걷고 있다
criticism
210 장철환 후유증: 어떤 마음에 대해
review
230 이현승 다정에 연대하는 하얀 상자의 시—박상수,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
241 채상우 기적 같은 엣날—이시영, [나비가 돌아왔다]
248 전병준 먼 곳을 꿈꾸는 이의 운명—이재훈, [생물학적인 눈물]
256 이찬 더불어 사랑하며 시를 짓는 일의 아름다움—김추인, [해일]
271 김연필 가족을 가질 수 있을까—박규현, [모든 나는 사랑받는다]
279 이철주 빛의 장막과 불온한 피의 노래—김광섭, [빛의 이방인]
287 양순모 문학하는 마음—김호성, [적의의 정서]
302 김정빈 유령 탐구 일지—안미린, [눈부신 디테일의 유령론]
311 이소 당신은 어디쯤인가요—이병국,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320 진기환 ‘무조건적인 사랑’의 길—이종민,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싶어]
quarterly review
328 조강석 시의 딕션과 직설법
편집 후기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