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원제는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모험(Vios kai politia tou Alexi Zormpa)>이다.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는 1917년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고향 크레타섬에 머물던 시절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주었던 실존 인물 '요르고스 조르바스'와의 만남을 바탕으로, 실제 발칸전쟁에 참전했던 작가 자신의 체험을 투영해 재창조된 인물이다. 이 작품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사상적 기반을 이루는 고대 그리스의 민족시인 호메로스(Homeros)를 비롯해, 앙리 베르그송(Henri Louis Bergson)의 자유의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초인주의, 부처(Buddha)의 무소유 사상이 내포된 작가의 세계관을 잘 반영하고 있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문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는, 자유의지의 실천을 노래했던 조르바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으로, 호쾌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잔차키스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있는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인 '메토이소노', 즉 "거룩하게 되기"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상태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이다. 이 개념에 따라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라고 하는 자유인을 소설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젊은 지식인 "나"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 노인이지만 거침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 섬의 폐광을 빌린 "나"에게 조르바는 좋은 동반자가 된다. "나"와 조르바가 크레타 섬에서 함께한 생활이 펼쳐진다.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가 1946년 발표한 장편소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3년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터키의 지배하에서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 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호메로스와 베르그송, 니체를 거쳐 부처, 조르바에 이르기까지 사상적 영향을 고루 받았다. 그리스의 민족 시인 호메로스에 뿌리를 둔 그는 1902년 아테네의 법과대학에 진학한 후 그리스 본토 순례를 떠났다. 이를 통해 그는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업적은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임을 깨닫는다.
1908년 파리로 건너간 카잔차키스는, 경화된 메카니즘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를 창출하려 한 앙리 베르그송과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며 신의 자리를 대체하고 '초인'으로서 완성될 것을 주장한 니체를 접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또한 인식의 주체인 '나'와 인식의 객체인 세계를 하나로 아울러 절대 자유를 누리자는 불교의 사상은 그의 3단계 투쟁 중 마지막 단계를 성립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오랜 영혼의 편력과 투쟁은 그리스 정교회와 교황청으로부터 노여움을 사게 되었고, 그의 대표작 『미칼레스 대장』,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가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파문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1951년, 56년 두 차례에 걸쳐 노벨 문학상 후보에 지명되는 등 세계적으로 그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다른 작품들로는 『오뒷세이아』,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다』, 『성 프란치스코』, 『영혼의 자서전』, 『동족 상잔』 등이 있다.
"……힌두교도들은 '구루(사부)'라고 부르고 수도승들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삶의 길잡이를 한 사람 선택해야 했다면 나는 틀림없이 조르바를 택했을 것이다……. 주린 영혼을 채우기 위해 오랜 세월 책으로부터 빨아들인 영양분의 질량과, 겨우 몇 달 사이에 조르바로부터 느낀 자유의 질량을 돌이켜 볼 때마다 책으로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 나는 격분과 마음의 쓰라림을 견디지 못한다.“
줄거리 -
젊은 지식인인 '나'가 화자로 등장, 60대의 그리스인 '알렉시스 조르바'를 아테네의 피레우스 항구에서 처음 만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법밖에 모르던 '나'는 유산으로 상속받은 갈탄광을 개발해 사업가로서 새로운 생활을 도모하고자 에게해 남쪽 크레타섬으로 향한다. 탄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조르바가 '나'와 동행하기를 자처하자, 그를 광산채굴 현장의 감독으로 고용해 크레타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낯선 마을의 이방인처럼 겉도는 '나'와 달리, 호방한 성격의 조르바는 카바레 가수 출신인 여관 주인 오르탕스 부인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산투르 악기를 가지고 다니며 즉흥연주로 춤과 노래를 즐기는 조르바는, 물레를 돌리는 데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손가락 하나를 잘랐을 만큼 초인적이고 기인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각지를 유랑하면서 과거 터키와의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했고, 한 번의 결혼 후에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박되지 않은 채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조르바와 이성적이고 이론적인 '나'는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빚는다. 하지만 과거나 미래보단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는 조르바의 모습은, 책 속의 진리에만 갇혀있던 '나'에게 생생한 삶의 체험이라는 자극을 주게 된다.
한편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처럼 보이는 크레타섬에는 타락한 수도승들이 생활하는 수도원이 있고, 젊고 아름다운 과부 소멜리나와 그녀에게 은밀한 욕망을 품고 있는 마을 남자들이 살고 있다. 노골적으로 과부를 희롱하는 마을 남자들과 달리, 신사적이고 친절한 '나'에게 소멜리나는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둘은 함께 밤을 보낸다. 그리고 술과 여자에 빠져 '나'의 사업자금을 탕진하고 돌아다니던 조르바는 오르탕스 부인과 덜컥 결혼을 하게 된다. 그 무렵 과부 소멜리나를 짝사랑하던 마을 청년 파블리가 그녀에게 구애했다가 거절당하고, 상심하여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부활절에 교회 앞마당에서 마을 남자들은 과부에게 돌을 던지고, 조르바가 그들을 제지하려 고군분투하지만 마을 장로이자 파블리의 아버지인 마브란도니는 소멜리나를 칼로 찔러 죽인다. 이후 오르탕스 부인 또한 병에 걸려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다. 집단적 광기와 침묵이 공존하는 마을에서의 광산사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빈털터리가 되지만, 조르바는 낙담하는 대신 양고기를 굽고 포도주를 마시며 시르타키 춤을 춘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몸소 실천하는 조르바로 인해, '나' 역시 양고기를 뜯고 춤추는 여유 속에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이후 그들은 크레타섬을 떠나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훗날 조르바가 죽은 뒤 '나'에게 그가 분신처럼 여겼던 산투르 악기를 남긴다는 내용의 편지가 도착한다. 현실이라는 굴레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자유인 조르바를 통해 '나'는 진정한 자유의지의 의미를 깨닫고 감화된다.
#키워드
종속적인 삶 _ 사회적 시선 / 지위 / 약속 / 끊임없이 도피하는 삶 /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몸소 실천하는 조르바
사랑과 삶에 대한 태도.
영원하지 않다 -> 삶이란 진지한 표정을 지을 만큼, 하찮은 것이 아니다.
#
자유 -> 노래 / 악기 / 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