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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을 걸어서 등반하려면 여기 옥천원에서 부터 시작한다.
화산문(華山門)
드디어 화산의 입구를 알리는 대문이 나타난다.
그리고 다리를 하나 지나면
너무도 만나기 싫은 매표소가 나온다 ㅠㅠ
사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매표소가 없길래..화산은 입장이 공짜인가?
응근 기대를 했었는데..ㅋ 중국이 풍경구 입장료를 안받을리가 없지..
화산 입장료 성인 180원
학생 90원
와우 하늘 맑다!
석문을 지나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바로 화산의 상징인 서봉이다.
오늘 걸어서 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올라갈수록 산이 가파르게 변한다.
배낭에서 물통을 꺼내 물한모금 마시고 하늘한번 쳐다보고
모녀동(毛女洞)
진나라때 여인이 진시황과 함께 순장되는 것을 피해 여기 와서 숨어살았다는 전설이 있어서
모녀동이다.
그리고 모녀동에는 산장이 있어서 숙박을 할 수 있는데,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산에서 1박을 할려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아까 초반에 화산의 아름다움에 취해 여기가 지상낙원이라는 생각했는데
이제부터 슬슬 지옥길로 바뀐다.
경사가 점점더 가파르게 되는데.. 아래를 내려다 보니 후달달 하는군
다시 위를 보니 음..한숨만
실제로 계단 오를때 서서 오르는게 아니라 팔로 짚고 네발로 기다시피 오른다.
근데, 이런 길이 가도가도 끝이 없다.
계속해서 이런 각도의 계단을 오르니 점점더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지도를 보니 이 계단이 천척당(千尺幢)인듯 하다.
천척당을 지나 이런 조그만 개구멍을 통과하면 이제 끝일줄 알았는데..헉~
이번엔 더 가파른 길이 다시 나타난다. ㅠㅠ
백척협(百尺峽)
화산 북봉
드디어 첫 목적지인 북봉이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후달달 하군!
새벽 6시 출발해서 여기 도착하니 정확하게 10시이다.
무려 4시간이나 걸려서 북봉에 올라왔다.
케이블카 탔으면 20분이면 올라오는 거리를 이렇게 엄청난 시간을 걸려서 올라온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4개의 봉우리를 더 올라야 한다.
과연 오늘 안에 화산 봉우리를 다 오를 수 있을까??
아침 6시에 옥천원을 출발해서 4시간이나 걸려 여기 북봉에 도착했다.
저기 보이는 케이블카를 탔다면 한 20분이면 올랐을 것이지만
그래도 내 발로 땀흘려 직접 걸어서 올랐다는 것에 왠지 모를 뿌뜻함으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여기 북봉이 화산의 끝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화산 험난여정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깐.
그나저나 벌써 체력이 바닥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4개의 봉우리를 더 오르지? ㅠㅠ
뒤로 보이는 것이 운대산장, 앞의 전각은 북봉기념정
華山論劍
무당파, 소림파, 화산파..
무협지 좋아하면 신필 김용 작가님의 글속에서 자주 듣게 되는 중국 무림의 당파들이다.
그 중에서 화산파의 고향이 바로 여기 화산이다.
김용 작가님도 일생에 한번은 꼭 화산에 오르고 싶다하여 실제 노구를 이끌고 이곳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무림의 고수들은 여기서 그들의 실력을 겨루는 화산논검을 펼친다
서봉
뽀족히 솟은 바위산이 바로 오늘의 최종 목적지 서봉이다.
물론, 여기서 서봉으로 바로 가면 되는데, 우리는 동봉-남봉(화산 최고봉)을 거쳐 서봉으로 갔다.
가는 길이 힘든 만큼 볼거리는 많았다.
화산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보니
이렇게 전부다 바위를 깎아서 계단을 만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인간이 대단하다..어떻게 이 험한길 바위를 깎아 길을 냈을까?
서봉을 등지고 바라본 북봉의 모습
일월암
이제 다음 코스는 까딱하면 목숨을 잃는다는 일명 깔딱고개 '창룡령'
창룡령을 배경으로
화산 북봉을 지나 나머지 봉우리로 가는 길은 여기 창룡령 밖에 없다.
청나라때 부터 하나씩 돌을 깎아 계단을 내어서 길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난간이 놓여져 있어서 그나마 괜찮지만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이 저 길을 가야했기 때문에 까딱하다간 떨어져 죽는다고 해서
일명 '깔딱고개'라고도 한다.
그나저나 경사도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올라가나..벌써부터 좌절이다. ㅠㅠ
뒤돌아 보니 지나왔던 북봉의 모습이 보인다.
어떻게 이렇게 바위만으로 산이 되었을까?
눈물 자국?
바위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에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그들의 눈물이 보인다.
바위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진짜 여기서 잘못 헛디뎌 떨어지는 날에는 그날로 황천길
그런데
.
.
그런데
이건 뭐지?
난 무서워서 아래를 보며 사진도 제대로 못찍겠는데
아래서 사람 소리가 들린다
뭐야? 설마 여기를 타고 오르는 것인가? 거의 직각에 가까운 절벽인데??
여하튼 아저씨는 밧줄을 연신 힘겹게 당기고 있는데
잠시 뒤.. 놀라운 광경이 벌어진다.
진짜 그 바위 밑에서 저 줄 하나만 의지한채 사람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헉! 역시 대륙이다.
항상 상상을 초월하게 한다.
아니 도대체 어디서 부터 저렇게 올라오는 것일까?
사진만 찍는대도 난 다리가 후달거려 죽겠는데.
바위 아래 부분도 동영상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그래야 여기가 얼마나 높은 곳인지 실감날텐데..
사진으로나마 지금 우리가 얼마나 절벽 끝에 있는지 짐작해 보시길..
내가 저 아래 평지에서 부터 걸어올라왔다니깐요..ㅋ 으쓱~
창룡령 꼭대기가 화산의 중봉이 된다.
그나마 여기오니 경사가 완만하다.
~라고 말할려나 찰나!
또 길이 이렇다.
나 보고 우짜라고
이때가 산아래에서 올라오기 시작해서 5시간반쯤 지난것 같다.
이래서 평상시에 운동을 해놔야 하는 것인데 아직도 갈길은 멀다.
금쇄관(金鎖關)
'금쇄관을 지나니 또 다른 세상이다'
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여기를 지나고 나면 또 다른 화산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곳은 바로.. 대한항공 CF에도 나왔던 바로 그 장면!
바로 바로 요 바위산 위에 돌로 된 정자이다.
오호~ 이게 서안 화산에 있었구나!!
금쇄관을 지나 다음으로 가는 곳은 화산의 동쪽 봉우리 동봉
동봉 그 자체로는 화산의 다른 봉우리에 비해 별다른 매력이 없지만
그래도 그곳을 꼭 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대한항공 광고에서 봤던 그 정자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험난하기로 유명한 화산
동봉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는 않다.
아니 옆에 새로 길을 내놓았는데, 왜 사람들은 다 이 길로 올라가는겨?
내려다만 봐도 아찔하구만!
동봉에서 바라본 서봉의 모습
이 산꼭대기에 저렇게 건물을 세운게 대단하다.
그리고
동봉을 지나면 화산의 '요자번신'이라는 곳을 맞게 된다.
요자번신
요자번신 : '새매가 장대위에서 곡예를 한다'는 의미인데, 이게 중국어로는 공중제비를 뜻한다고 한다.
여하튼 이 구간은 매조차 공중제비를 해야할 만큼 험난한 화산의 등산길
그리고 그 길 끝에 위치한 신선이 내려와 장기를 두었다는 정자
하기정(下棋亭)이 있다.
下棋亭
이곳이 대한항공 중국 화산 CF에 나왔던 바로 그곳이다.
그런데 이 멋진 풍경에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
중국은 어딜가나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여긴 왜 아무도 없을까?
물론, 이곳까지 오는 길이 험난하고, 서안에서 당일치기로 온 사람들은 서봉만 보고 돌아가기 때문에 그렇다고 쳐도
그래도 여긴 중국이잖아..여긴 없어도 너무 없는데?
그 이유를 조금 뒤에야 알 수 있었다.
여기를 괜히 '요자번신'이라고 부르는게 아니었다.
90도 각도의 벼랑에 바위를 깍아 만든 등산길
하기정으로 갈려면 여기를 내려가야 하는데, 그냥은 갈 수 없고, 안전장치 하고서만 내려갈 수 있다.
나도 저곳까지 내려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장비 대여료 50원을 내야한다고 하니 살짝 망설여진다.
굳이 50원까지 내고 갔다와야 하나?
게다가 안전장치라고 해봤자 딸랑 안전띠가 전부인데, 그리 하고 내려가는 것도 무섭고 ㅠㅠ
그래서 등산길에 만난 사진 속 중국 친구 한명만 대표로 내려갔다 오기로 했다.
우리는 먼발치에서 응원하며 그 친구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려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내려간 중국 친구가 안보인다.
뭐여? 설마..
한참만에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에 안보여서 진짜 걱정했었는데..
자꾸 후회된다. 같이 내려갔어야 했는데..
신선이 내려와 장기를 두었다고 해서 '하기정'
그래서 정자 가운데는 장기판이 놓여져 있다.
등고자비(登高自卑)
등고자비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로 중용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대한항공 CF가 사실 나에게는 꽤 영향을 많이 미쳤다.
내가 대한항공 광고에 나온 풍경에 반해서 찾아간 곳이 지금까지 3곳
베트남 하롱베이, 중국 황산, 그리고 지금의 화산
개인적으로 베트남 하롱베이는 대한항공 CF가 너무 잘 만들어서 속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ㅋㅋ
하지만 황산과 화산은 내가 산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볼수록 감탄했다.
이제 다음은 화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 남봉으로 간다.
그리고 그 남봉을 오르는 길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는 장공잔도가 버티고 있다.
여긴 진짜 목숨 내놓고 등반해야 하는 길..기대하시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
長空棧道
하기정
좀전에 하기정에 있었는데, 고개를 뒤돌아 보니 어느덧 저렇게 까마득하다.
저곳도 공중제비를 해야만 갈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고 해서 요자번신이라고 했던 곳인데
지금 향하는 남봉(2,160m)은 화산의 최고봉으로 그 보다 더 험한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고 하는 화산
'장공잔도'
장공잔도 앞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다.
장공잔도
수양을 위해 이 벼랑끝에 암자를 만들었는데 그 곳까지 길을 낸 것이 바로 이 장공잔도이다.
자~
이제부터 후덜덜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길이 나타난다.
장공잔도 입구
이 입구 끝에 대조원동 이라는 조그만 암자가 있다.
그리고 거기서 안전장치 대여료를 포함해 50원을 내야 이 길을 갈 수 있다.
아니..이 험한 길을.. 까딱하다간 죽을 지도 모르는 이 길을.. 돈을 내고 가라고라???
그래도 사람들은 이길을 가려고 줄서 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후달달하군!
50원대고 장비를 대여한 다음 이제 본격적인 장공잔도로 들어선다.
장공잔도는 이렇다
길이라고 하지만 그냥 절벽에 나무 널판지가 전부!
하기정에서 만난 중국 친구인데, 어쩌다 보니 정상까지 동반
드디어 최종목적지에 도착
사진 오른쪽 암벽에는 구멍을 내어 만든 조그만 동굴암자가 있다.
소오강호에 보면 영호충이 여기에서 막혀던 동굴을 발견, 그 벽면에 그려진 무공 그림과 마음속으로 싸우게 되지만 모두 진다.
물론 실제 가보면 그런 무공 그림은 없다..
김용의 소오강호는 어디까지나 화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니깐^^
하지만 소오강호의 사과애는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여기서 나가는 길은 따로 되어 있다.
하긴 한 명 지나가기 힘든 이길을 서로 양방향이라면 죽으라 이소리겠지.ㅋ
하지만 나가는 길도 역시 만만치 않다.
화산의 남봉에서 바라본 서봉(연화봉)의 모습이다.
이제 난 저기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연화봉에 오르다.
북봉에서 바라본 서봉(연화봉)의 모습
아침 나절 북봉에 도착했을때 저길 언제 올라가나 했는데, 이제 화산 최고봉인 남봉을 지나 저기 서봉을 향해 가고 있다.
지금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었으니깐 무려 10시간 넘게 걸어온 셈이다.
물론 북봉에서 바로 서봉으로 직행했다면 더 빨리 갈 수 있었지만 화산의 모든 봉우리를 보고 싶었던 나는
반대방향으로 더 돌아서 갔었다.
화산 남봉(낙안봉)에서 바라본 서봉(연화봉)의 모습
사실, 화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는 여기 연화봉이 아니라 낙안봉이다.
그럼에도 연화봉이 워낙 험준하다 보니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때문에 다른 산과는 달리 후아산에서는 이렇게 최종 목적지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게 찍을 수 있었다
.
정말 카메라를 들이미는것 조차 무서울 정도로
서봉 가는 길 옆은 천길 낭떠러지이다.
헉
설마 저 큰 바위가 저 가드다란 나뭇가지로 지탱하고 있는 것인가?
칼로 자른듯 한 바위
연화봉에 오면 꼭 찍고 가야 하는 사진 인증 장소
저긴 동봉
나의 저질 체력으로 산아래에서 저기를 지나 이곳까지 왔다는것이 실감이 안난다.
화산 연화봉의 정상
최종목적지인 후아산 연화봉에 왔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 다시 내려갈 일이 막막하네.
게다가 서안으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표도 있으니 고민끝에 내려가는 길은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화산을 완전히 걸어서만 종주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화산 등반에 시간이 오래걸렸기에 이대로 걸어서 내려가면 화산에서 하루를 더 숙박해야 하는 일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더이상 버틸 체력도 남아있지 않고..
그래서 케이블카 탈때까지 내려가는 길은 더이상 사진이 없다.
사진이고 나발이고..최종목적지에 도달하고 나니 이제 다리도 풀리고, 눈도 풀리고..아웅~
북봉 케이블카를 타고서야 다시 카메라를 꺼내었다.
요금 편도 80원 학생할인 72원
저기가 케이블카 종착지
그리고 다시 승합차로 갈아타고 화산 동산문 입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발로 한 한국어 번역 ㅋ
버스요금은 편도 20원 학생할인 10원
화산은 바위산으로 계곡물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여기 오니 참 물 맑다.
최종 화산 입구 버스터미널에 도착
아침에 화산을 올랐던 옥천원에 비하면 아주 현대적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다.
터미널 건물을 나오니 저 뒤로 화산이 보인다.
내가 오늘 저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