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늘 소개할 곡은 미사곡입니다.
미사곡 중에서도 장례 미사곡인데 원어로는 레퀴엠, 우리말로는 진혼곡이라고도 합니다.
<스카이캐슬>에는 미사곡이 두 곡 삽입되더군요. 오늘은 그 중의 하나입니다.
바로 모짜르트 레퀴엠 중에서 <라크리모사>입니다.
레퀴엠은 많이 들어본 듯한데 갑자기 '라크리모사'라는 어려운 말이 나와서 당황스러우신가요?
미사곡 내지 레퀴엠에 대해서는 아마도 이 싸이트(이젠 서석 성당 카페 아닌 건 다 아시죠.^^)에서 몇 번 얘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다소 복잡하고 어렵긴 하지만 복습 차원에서 잠깐 리뷰해 볼까요?
미사곡은 보통 이런 순서의 형식으로 구성된답니다.
키리에(자비송)
글로리아(영광송)
할렐루야
크레도(신경, 신앙고백)
쌍투스(거룩하시도다)
베네딕투스(찬미받으소서)
아뉴스데이(하느님의어린양)
레퀴엠도 미사곡의 일종이니까 이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작곡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죠.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많이 삽입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모짜르트 레퀴엠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1.입당송
2.키리에
3.세켄티아(부속가, 연속된 노래) 6곡
- 디레스 이레(진노의 날)
- 투바 미룸(놀라운 나팔)
- 렉스 트레멘데(무서워야 할 대왕이시여)
- 레코르다레(기억해 주소서)
- 콤푸타티스(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 라 크리모사(눈물의 날)
4.오페르토리움(봉헌송)
5.쌍투스
6.베네딕투스
7.아뉴스데이
8.코뮤니오(영성체송)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나오지만 모짜르트는 이 레퀴엠을 작곡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지요.
그래서 저기 저 부속가의 마지막 곡인 <라크리모사>의 8마디까지만 모짜르트 자신이 작곡했고..
그 다음부터는 모짜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작곡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쥐스마이어 말고도 많은 이가 이 뒷부분을 작곡했지만 쥐스마이어 버전이 가장 모짜르트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여기까지를 알고 나면 제가 저 위에서 "<스카이캐슬>에 삽입된 곡은 바로 모짜르트 레퀴엠 중에서 라크리모사입니다." 라고 얘기한 게 무슨 의미인지가 확실하게 다가오지 않으신지요?
그러면 이번에는 <스카이캐슬>에서는 이 곡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봐야겠지요.
첫 날부터 여기 이 글에 계속 등장하는 우리의 귀여운 캐릭터 차민혁과 노승혜 부부에게는 입시생인 아들 쌍둥이 말고 그 위로 누이가 하나 있는데, 얘는 하버드에 입학한 엄친딸로서 모든 캐슬러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죠.
그런데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한 이 엄친딸이 가짜 하버드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모든 캐슬러들에게도 순식간에 소문이 짜~하게 퍼집니다.
물론 엄마인 승혜와 쌍둥이 남동생들도 다 알고 있는데 오직 아빠인 차민혁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차민혁 입장에선 비록 자기 아들 쌍둥이는 어제 나왔던 한서진(염정아 분)의 딸 예서보다 성적이 낮아서 다소 열등감을 갖게 되지만...
이 하버드생 딸이 있어서 자신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고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런 차민혁에게 식구들이 차마 이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죠.
그런데 이걸 언제까지 숨기기만 할 수는 없었기에 결국 그 딸은 직접 대면해서 말로 고백할 자신은 없고 그 대신 아빠에게 문자로 자초지종을 고백하고 맙니다.
차민혁 휴대폰에 이 자랑스럽기만 한 딸의 문자 알림음이 울리고 차민혁의 환한 표정이 갑자기 온갖 구겨진 표정으로 바뀌면서 이 문자를 읽는 장면에 바로 이 <라크리모사>가 아주 처연하게 흐릅니다.
이 곡의 삽입 배경을 설명하려다 보니 좀 장황스럽게 됐군요.^^
이제 각설하고 이 경건하면서도 처연한 곡을 감상하면서 우리의 귀여운 캐릭터 차민혁의 입장에 빙의되어 보시죠.^^
https://youtu.be/mhYCaQkbkyw
to be continued...^^
첫댓글 재미있게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
신부님, 감사합니다!
내일도 연재됩니다.^^
클래식은 들을 수록 고급져~ ㅎㅎ
혹시~
집에서 클래식만 들으시는 건 아니겠죠
몇 년 전까지는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는 kbs 클래식 fm만 들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