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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고향 안동 원문보기 글쓴이: 낙동낭자
지난 7일 서울 조계사 경내 전시공간에서 만난 지율스님은 세계 자연유산인 내성천을 보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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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은 “4대강 사업은 이제 지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천마저 콘크리트로 포장하게 되면 얼마 남지 않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모래강, 낙동강 상류 내성천이 파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이곳을 답사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내륙 한가운데 강의 원형에 가까운 환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시급한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내성천을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모래’를 꼽았다. 영주댐 공사가 완성되면 하류로 운반되는 물과 모래 공급이 줄어들고, 자연히 낙동강의 정화를 담당했던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내성천에는 두께 20m정도의 모래톱이 발달한 곳도 있다. 지율스님은 “모래톱은 물의 혼탁물을 걸러주면서 수질 정화 기능을 수행한다”면서 “내성천 모래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라니 수달의 발자국은 모래강이 풍요로운 생명의 강임을 입증하는 증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율스님은 그동안 함께 작업해온 민간 조사단을 바탕으로 내성천 세계 자연 유산 등재를 위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역사 건축물 등을 기부금이나 기증, 유언 등으로 취득해 이것을 보전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운동이다. ‘자연신탁국민운동’이라고도 한다. 지율스님은 “경전에 보살의 침 한 방울이면 세상을 구제한다는 구절이 있다”며 “내성천이 오탁악세 세상을 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치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율스님은 이날 최근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대해서도 소감을 밝혔다. 스님은 “내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싸워서 이기려는 생각도 없었다”며 “다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강주막은 낙동강 본류와 지류인 내성천, 금천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으며, 나루터 옆에 위치해 있다. 지금의 주막은 1900년 무렵에 들어섰다. 경남 김해에서 배로 소금과 쌀을 싣고 오던 상인들과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들, 시인·묵객 등 100여년 동안 삼강나루를 오가는 이들의 휴식처가 됐던 곳이다.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일제강점기에도 꾸준히 영업해 오던 이 주막은 2006년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련 할머니가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면서 문을 닫을 상황에 놓였다. 이에 예천군이 이 주막을 군민속자료 134호로 지정하고,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삼강나루를 옛 모습대로 복원한 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강주막은 최근 지역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면서 농촌 일자리 창출과 농외소득 증대, 전통문화 계승이란 세가지 요소를 모두 겸비한 예천의 핵심 문화자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천군과 예천문화원은 삼강주막을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주말에는 다양한 공연을 하기로 했다. 오는 14일부터 9월25일까지 5개월간 매주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 지역 예술인들이 나서 색소폰 연주와 재즈댄스, 떡메치기, 마중물 사물놀이, 전통마당극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예천지역 무형문화재인 통명농요와 공처농요, 청단놀음도 시연돼 선조들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매달 테마별로 꾸며진다. 14일부터는 삼강주막 공원 조성 축하공연이 시작되며, 6월에는 즉석노래자랑대회와 수니킴 초청공연이 펼쳐진다. 7월에는 삼강주막 막걸리축제, 9월에는 대구 열린음악동호회 공연 및 영남풍물연구소의 전통 마칭밴드 공연 등 특별공연이 이어진다. 예천군은 관광객들의 호응이 좋을 경우 내년부터 연중행사로 프로그램을 짤 계획이다. 예천군은 앞으로 삼강주막과 국가명승 제36호인 회룡포를 연결하는 강변길 조성도 준비 중이다. 삼강주막 인근의 회룡포 모래길과 이 지역 체험마을을 이용해서 황토염색과 짚공예, 양반자전거타기 체험장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재완 예천군청 문화예술담당은 “주민과 관광객이 주말이면 예천 삼강주막을 찾아 특별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100년 전 보부상과 사공들이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곳에서 옛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향집 술독
내성천 모래는 낙동강 칠백리를 모래로 만들어 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