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Mrs. Doubtfire)는 크리스 콜럼버스(Chris Columbus)감독이 연출했다. <그렘린>(Gremlins, 1984), <구니스>(The Goonies, 1985)의 각본을 썼고, 1990년과 1992년 <나홀로 집에>(Home Alone) 시리즈를 통해 지구촌 가족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할리우드 명감독의 초기 대표작품들 중 하나.
콜럼버스 감독의 연출이 한 몫한 영화는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를 위시해, 샐리 필드(Sally Field),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이 출연해 관심집중. 거두절미하고 쾌남 로빈 윌이엄스의 원맨 쇼가 영화의 성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혼과 별거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는 주제를 다룬 영화는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가정부로 변장한 아빠의 이야기를 재미와 감동을 섞어 전해준다. 거구의 풍만한 할머니 가정부로 변신해 기막히게 유쾌한 연기를 보여준 로빈 윌리엄스가 글든 골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분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지사, 더불어 최우수 작품상까지 수상하고 아카데미 최우수 분장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누리면서 영화는 시대를 빛낸 가족명화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의 스코어는 작곡가 하워드 쇼어(Howard Shore)가 작곡했다. 목관악기와 피아노를 중심악기로 편성한 관현악협주가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잡아준다. 가족적인 드라마와 감동에 무게중심을 두고, 코믹한 영화전개에 맞는 리듬감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뒀다. 로빈 윌리엄스의 인물됨에서 나오는 유쾌한 원맨쇼가 관건인 만큼, 그를 뒤따르는 음악 또한 흥겹고 재미를 더해주는 분위기의 곡들이 지배적이다.
존 윌리엄스가 직접 노래한 ‘Largo al factotum’(만능일꾼에게 길을 비켜라)는 로시니의 희극 “세비야의 이발사”중 피가로의 노래로 유명한 곡. 성우로 만화더빙을 하는 영화의 도입부에 사용된 이 곡을 비롯해 극중 로빈 윌리엄스의 코믹한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노래들이 극적 흥미를 배가시킨다.
거구의 할머니 가정부로 변장한 로빈 윌리엄스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의 장면을 더욱 코믹하게 해주는 포 시즌즈(The Four Seasons)의 히트 팝 ‘Walk like a man’(사내처럼 걸어요), 가정부로 변신하기 위해 화장실로 큰 가방을 들고 가는 장면에 삽입된 소울(Soul) 대부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Papa’s got a brand new bag’(아빠가 새 가방을 얻었어), 자녀들과 집에서 난장파티를 벌이는 장면에 쓰인 힙합그룹 하우스 오브 페인(House of Pain)의 ‘Jump around’(일어나, 뛰어봐)까지, 익살스러운 장면전개를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사운드트랙 송은 아마도 ‘Dude(look likes a lady)’란 록송일 것이다. 미국 하드록그룹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히트곡(1987년 미국 빌보드싱글차트 14위)인 이 노래는 거구의 할머니 가정부 다웃파이어로 변신한 로빈 윌리엄스가 청소를 하면서 이 노래에 맞춰 신나게 흔드는 장면에서 절정에 달하고, 교차로에서 가방을 뺐으려는 치한을 힘으로 제압하는 장면과 함께 약화된다.
빗자루를 기타삼아 격렬하게 연주하는 거구 할머니 가정부의 액션은 가히 압권, 진짜 그 연세의 할머니라면 보여줄 수 없는 역동적 모션은 그야말로 '빵'터지는 실소를 금지 못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 '여자처럼 생긴 친구', 묘하게 보이는 제목만큼이나 코믹한 영화의 하이라이트와의 합이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