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7일차(경비원 감축 반대)
천사가 악마를 이기기 어렵다.
악마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는데, 천사는 과정이 정당해야하며 민주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악마에게 수가 뻔히 보이는 셈입니다.
극우 태극기부대가 노무현, 문재인을 우습게 여기는 것도 자기네를 민주적 절차없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람들을 만날 때, 교양있는 지식인으로 이견이 있는 사람을 설득해서 같이 가야한다고 믿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내가 인격적으로 대하면 나를 우습게 여기고, 내가 무식하게 쌍말하면 나를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 내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1인 1표를 얻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서비스업에 있지도 않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그에 맞게 대해줘도 됩니다.
오늘 아침이 그랬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감축안이 부결될 겁니다. 일부 완고한 노인들이 고집스러운 겁니다."
40대 중반 남자가 나를 격려해주었습니다. 관리실과 동대표에게 항의하겠다고 합니다.
반면에 70은 넘어보이는 남자는 반말로 시비를 걸었습니다.
경비회사한테 내가 돈을 받아먹었답니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반박하지 못하면 욕이 튀어 나왔습니다.
그래서 나도 욕으로 상대하고 악담과 저주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매달 경비비 2만원을 낼 형편이 안되면 이사 가라. 그리고 경비원 없는 동네에서 도둑이 니네집부터 털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