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여울>
정갈하고 맛있고, 창의적인 음식을 시골 길가 한적한 곳에서 만난다. 기분 좋게 예상을 거부한다. 거기다 아미미술관에서도 멀지 않아 한 걸음에 두가지를 할 수 있다. 교황이 다녀가서 유명해졌다고 하나, 이미 맛으로 유명해서 교황이 다녀갔을 거다. 참 좋은 식당이다. 점심만 하는 농가식당이다.
1. 식당얼개
상호 : 아미여울
주소 :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848(성북리 10-1)
전화 : 041-352-3800
주요음식 : 한식
2. 먹은날 :2021.7.15.점심
먹은음식 : 아미여울 한상 맥적 15,000원, /황태 15,000원
3. 맛보기
정갈하고 소담하다. 인색하지 않으면서 묵은 솜씨가 묻어난다. 있어야 할 것은 확실하게, 필요없는 것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상차림의 절제도 눈에 띈다. 먹고 나면 남은 찬이 거의 없는 경제적인 차림이기도 하다. 거기다 점심만 한다. 식당 운영의 벤치마킹 사례로도 주목할 만하다.
3인이어서 두 가지 주문이 가능하였다. 맥적 2인분과 황태 인분. 맥적(貊炙)’은 고구려인이 즐기던 불고기[炙]를 말한다. 그 후 조선시대에 이르러 ‘설야멱적(雪夜覓炙)’, 궁중음식인 너비아니로 발전되었다. 다음은 홍만선의《산림경제(山林經濟)》인용이다.
'설하멱적(雪下覓灸)은, 쇠고기를 저며 칼등으로 두들겨 연하게 한 뒤, 꼬챙이에 꿰어 기름과 소금을 섞어 꼭꼭 눌러 재워두었다가 양념기가 흡수된 뒤에 뭉근한 불로 구워 물에 담방 잠갔다가 곧 꺼내어 다시 굽는다. 이렇게 세 차례 하고 참기름을 발라 다시 구우면 아주 연하고 맛이 좋다.'
설하멱적은 '눈아래 찾아먹는 소고기구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맥적이나 너비아니나 설하멱적은 모두 불고기라는 이름으로 통칭할 수 있으며, 주로 소고기를 일컬었지만, 요즘은 돼지고이를 일컫기도 한다. 혹은 돼지고기구이를 '돈적'이라는 말로 드러내 표기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돼지불고기구이가 나왔다. 고기를 조금 넓게 썰어 양념하여 구웠다. 살코기 위주여서 쫄깃한 맛보다 부드러운 맛이 앞선다. 황태는 부드럽고 진한 맛이다. 물기가 있어 부드럽지만, 맛을 제대로 물고 있는 거 같지는 않다.
그보다 더 손이 가는 것은 시래기 무침이다. 일명 꺼먹지다. 충청도 음식으로 알려진 꺼먹지는 가을 무청을 천일염과 고추씨로 반년 정도 염장하여 만든다. 황태와도 불고기와도 함께 먹기 좋다. 삶아 살짝 볶은 듯도 한 꺼먹지, 짜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
표고버섯고기구이. 표고 사이에 고기를 넣고 구웠다. 가정에서는 어쩌다 해먹는 요리이지만 음식점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그만큼 정성 들인 상차림임이 다시 확인된다. 버섯의 풍미와 쫄깃한 고기가 만나 고급한 맛을 낸다. 좋은 음식이다.
고등어구이. 국민생선 고등어가 앙징맞은 크기이나 맛은 풍부하다. 적절하게 구워낸 데다 육즙을 잘 머금고 있어 입안에서 녹는 느낌이다.
사각거리는 연근, 달지 않아 좋다.
야채전. 아마 부추를 갈아 녹색을 낸 듯하다. 당근 부추 등 몇 가지 야채를 식감을 살려 넣었다. 기름의 고소함에 깔끔한 모양새에 건강 상징 녹색 전에 거는 기대까지 더해서 맛과 품질이 신뢰할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호박전. 고추고명으로 정성을 더했다. 정성들인 찬을 받으면 품격이 높아지는 느낌, 음식 맛을 더한다.
고추멸치조림. 고추가 엄청 맵다. 생긴 건 꽈리고추라 안심이었는데, 잔멸치까지 매운 맛이 배여 독특한 풍취를 풍긴다. 개운하기 이를 데 없다.
비름나물. 적당하게 삶아 고소하게 무쳤다. 이상하게 미끈적거리는 식감은 덜하다. 비름나물 특유의 향이 강하다. 시골 청정나물의 느낌이 강하다.
된장찌개. 흔한 재료 외에 새우가 눈에 띈다.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어서 풍부한 느낌을 준다. 촌된장의 토속성과 도시된장의 세련된 맛을 다 잡았다.
열무김치. 여름에 어울리는 열무, 거기에 된장찌개까지 더해 상차림이 짜임새를 갖추었다. 살풋 익어 사근거리는 김치가 맥적과도 잘 어울린다.
솥밥. 쫄깃거리는 밥알, 향긋한 밥냄새, 입안에서는 한알 한알 으깨어지는 식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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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먹은 후
지척에 폐교를 개조해 만든 아미미술관이 있다. 미술관 안에 지베르니찻집도 있어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식당과 연계하면 눈도 입도, 코도 호강하는 한 나절을 보낼 수 있다.
첫댓글 가 보고 싶어요^^*
네, 강력 추천입니다. 여기서 식사하고 근처 아미미술관, 조금 가면 심훈 필경사와 그 근처 한진포구를 둘러보면 음식, 미술, 문학, 풍광을 다 누리시는 겁니다. 그러고도 여력이 있으면 기시시박물관, 남이흥장군유적지 등을 추천합니다. 당진에서 먹어봐야 할 지역음식은 이 외에 서너 가지가 더 있습니다. 찾아서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