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수 시대 마주한 명문대 출신들, 해양대에 다시 노크하는 이유?
해양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국가기관 소속 대형 선박의 선장으로 일하고 있는 L씨(58세)는 요즘 고민이 많다.
L씨는 30여년 전, 전국에서 난다긴다 하는 수재들만 들어갔던 해양대를 졸업하고, 한 우물을 판 끝에 이쪽 업계에선 꽤 알아주는 선장이 됐다. 노후 걱정 없이 편안하게 먹고 살만한 위치에 올랐지만 하나뿐인 아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아들이 공부를 꽤 잘 했다. 명문 국립대 화학과를 졸업했는데, 지금 28살이 되도록 취업을 못하고 있다"
대학 졸업자 셋 중 한 명은 '백수'라는 말을 "딴 세상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L씨는 대한민국의 취업전쟁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그는 작심한 듯 말을 꺼낸다.
"올 가을이 지나도록 취직을 못하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운영하는 2년제 오션폴리텍을 다시 보낼 생각입니다. 아들도 취업이 어렵다보니, 이것저것 체면 차릴 상황이 아닌지라 솔깃하더군요"
해양수산연수원에서 운영하는 오션폴리텍은 해양대와는 달리 군대를 다녀온 일반인들이 입학할 수 있는 곳이다. 안정된 직업군으로 꼽히는 해기사가 되기 위해, 최근에는 명문대 출신들도 너도나도 지원하고 있다.
L씨의 해양대 항해학과 네 기수 후배 K씨의 사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해학부를 졸업하고 해양계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은 K씨는 여전히 해양 관련 일을 하며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누구나가 꿈만 꾸는 그런 여생을 보내고 있다.
K씨는 아들만 둘을 뒀다. 큰 아들은 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부를 졸업하고 연안선 3항사로 자리를 잡아 일반대 출신 친구들이 취업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작은 아들은 어린 시절부터 수재 소릴 들으며,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에 들어가 아버지의 자랑이 됐다. 지금은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복무 중이다. 남부럽지 않은 탄탄대로가 열린 듯한 작은 아들이지만, K씨는 '명문대 청년백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왠지 불안하다.
2016년 입시 때, 한국해양대 기관학부에도 너끈히 합격했던 작은 아들인지라 "당시엔 명문대란 생각만 하고 결정해버린 순간의 선택"에 후회가 들기도 한다고 K씨는 말한다.
오션폴리텍으로 방향타를 잡은 L씨는 후배 K씨에게 "작은 아들은 학벌 좋겠다, 영어 잘 하겠다. 그러면 해양대 편입시켜봐. 완전 해대 엘리트 출세코스 달릴 수 있겠네"라며 조언했다.
K씨는 속으로 "명색이 고려대학교 공대생이 해양대로 편입이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작은 아들이 워낙 수재들 틈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아무리 SKY 출신이라도 괜찮은 대기업에 갈 수 있을까" 불안감이 그를 엄습한다.
해양계 원로 R씨는 "해대 출신 부모들은 자식들도 해대에 보내려고 노력하지요. 현실적으로 공부를 잘 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시대라, 해양계를 체험한 아버지 입장에서는 업계를 돌아보면 숨겨져 있는 알토란같은 직종이 많이 보이는 거죠. 이런 추세는 점점 더 늘어날 거에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안정되고, 평생직업으로 삼을 만한 일이 해양계엔 무척 많아요"라고 조언했다.
국내엔 4년제 특수목적 대학인 국립 목포해양대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두 곳이 해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다.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길, 그 곳에 또 다른 행복의 길이 있다"는 선인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HHY NEWS 김담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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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명문대생도 부러워 하는 대학이죠~^^
김담비기자님 수고하셨습니다
거짓말 같은 현실이오니, 포뇨운장 님 주변에 많이 조언해주세요~ ^^;
@H기밀성[기경66/경기시흥]
오우~ 목포 해양 대학교
최고예요
입학할때 정보찾다가 보게된 내용입니다 주위에서 다들 해양대 선택한거 부러워해요
오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