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강릉 이준협] 2010년 K리그 강원FC의 창단을 지켜본 축구팬이라면 자신을 "강원FC의 조권"이라고 소개했던 젊은 공격수를 기억할 것이다. 관동대 시절 팀 우승과 도움왕, 득점 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강원에 입단한 이준협이 그 주인공이다. 강원에서 3경기 출전에 그친 이준협은 이듬 해 울산현대미포조선으로 이적했으나, 1경기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진가는 2012년 발휘되었다. 여름 추가영입기간에 강릉시청에 합류한 이준협은 12경기에 나와 6골 2도움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기록도 좋거니와, 다른 공격수들의 동반상승효과까지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강릉은 시즌 초중반 부진에서 벗어나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13년에도 이준협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3라운드 용인시청전에서 팀의 두 번째골을 성공시키며 첫 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그는 5라운드 부산교통공사전에서 펄펄 날았다. 전반 41분 정교한 코너킥으로 김규태의 선제골을 이끌어낸 데 이어 후반 24분 이성민의 패스를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어 후반 38분에는 신예 공격수 이행수의 내셔널리그 데뷔골을 도왔다. 1골 2도움으로 팀이 기록한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이준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우리의 목표는 무패우승"이라고 덧붙였다. 강릉은 이준협과 신예 김정주, 미드필더 김태진과 김준범 등의 활약에 힘입어 5라운드까지 4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그 동안 시즌 초반 항상 부진했던 역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에 대해 그는 "목표대로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요구하는걸 잘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을 비롯해 여태까지와는 다르다고 늘 이야기하고 미팅했다. 특별히 상대팀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이준협은 공격포인트 3개를 기록했으나 후반 막판 찾아온 득점 찬스를 여러 번 놓쳤다. 내셔널리그 시즌 첫 해트트릭 기회를 놓친 데 대해 본인도 아쉬움을 표했다.
"아쉬움이 많다. 안그래도 경기 끝나고 코치에게 뭐하냐고 한 대 맞았다(웃음). 아쉽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준협은 강원FC입단 동기이자, 올 시즌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된 김정주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주는 주로 오른쪽 윙포워드로 배치되어 반대편에 있는 이준협과 공격을 이끌고 있다. 부산 전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와 센스있는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프로에 입단했을 때 강원에 함께 있던 선수다.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지냈다. 발도 잘 맞고 정말 좋은 선수면서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우리 팀에 와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준협은 우승 가능성을 묻자 "120퍼센트 정도?"라고 대답했다. 그는 "다른 팀이 우리를 준비하지 우리가 다른 팀을 준비하진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덧붙여 "다큐 촬영할 때 목표가 득점왕이라고 했는데 계속 진행 중"이라며 개인 타이틀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K리그 진출 의사에 대해서는 "추후 생각할 문제고, 우선 우리 팀에서 오랫동안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은 축구팬들에게 "강릉시청의 힘이며,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졌지만, 경기장에는 양 팀 서포터즈를 포함해 400여 명이 찾아왔다.
내셔널리그 임종헌기자(mydreampaper@gmail.com)
[사진=부산교통공사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팀의 완승을 이끈 강릉시청 공격수 이준협 ⓒ 이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