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선생님과 김현우 학생
한승희 교사가 졸업하는 아이들을 포옹하고 있다.
작별의 눈물을 흘리는 한승희 교사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장량초교 보기 드문 졸업식
사교육의 열풍과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으로 학교교육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졸업식이 열려 내빈과 참석한 학부모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200명의 졸업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7년 2월 15일 오전10시 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10회 포항 장량초등학교 졸업식장.
얼핏 보기에는 여느 학교졸업식과 다름없이 보였으나,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들의 사랑과 선생님과 부모님을 향한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학사보고에 이어 이태권 교장선생님이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졸업장을 쥐어주며 따뜻이 축하하고 있었다.
식장 무대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에는 200명의 졸업생들이 선생님과 부모님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과 ‘나라를 빛낼 일꾼이 되겠다.’는 각오와 다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어엿하고 대견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기뻐 눈물을 훔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장내에는 간간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졸업장을 받아 든 아이들은 졸업을 아쉬워하며 고개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기쁨을 이기지 못해 소리 내어 웃기도 했다. 이 같은 아이들의 표정은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반복됐다.
보기 드문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졸업가가 연주됐다. 졸업생과 선생님들이 지난 6년을 회상하면 졸업가를 부르는 듯 보였다. 분위기에 취한 축하객들도 하나 둘씩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졸업가가 끝날 때쯤에는 거대한 하모니가 만들어지기고 있었다.
졸업식은 끝이 났지만 축하객들의 박수소리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현장에는 시대의 분위기에 휩쓸려 이혼한 학부모들도 볼 수 있었다. 남편 없이, 아내 없이 아이들을 길러온 이들의 아픔과 기쁨은 여느 때 보다 더욱 커 게 다가오는 듯 보였다.
아이들은 각자 반으로 이동했다. 사제지간의 정은 이곳에서 꽃을 활짝 피웠다.
졸업앨범과 생활통지표와 표창장 전달에 이어 선생님과 부모님과 친구들의 편지가 담긴 ‘생일축하 모음집’이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해졌다.
모음집에는 제자들을 사랑하는 담임선생님의 애틋한 마음과 평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학부모들의 자녀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음집을 펼쳐든 아이들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사랑에 감격해하며 기뻐하기도 했으나 졸업이란 아쉬움에 고개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행여나 상을 받지 못한 제자들이 마음 아파할까봐 졸업식을 앞두고 몇 날밤을 뜬눈으로 선물을 준비한 한승희(5반) 선생님이 준비한 선물들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한 사람씩 포옹할 때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박수소리는 다시 이어졌다.
아이들과 함께 교문을 나서는 학부모들은 ‘그래도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 학교’라는 사실을 되새기고 있는 듯 했다.
졸업생 김현우(6년)는 “하나님의 은혜로 장량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이곳에서 훌륭하신 선생님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친구들과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며 하나님과 교사와 친구들에게 거듭 감사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