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몸치의 댄스일기 19 (연습욕구)
(200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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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드디어 공언한대로 [댄스일기]시리즈 100회를 채웠당....ㅋㅋㅋ...
이제부터 [댄스일기]시리즈 말고 시간이 허락되면 좀 더 심도 있는 나의 왈츠에 대한 견해를 써볼까 합니당. ㅎㅎ
(예를 들면 [왈츠와 섹스의 쾌감 비교]라든가 [왈츠의 중독성, 그 정체는 무엇인가?] [왈츠에 대한 나의 꿈] 등. 칼럼형식으로.)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당. ㅋㅋ
몸치의 주인공 강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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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를 처음 접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것저것 각 종목의 댄스 초급반 단체강습이 개설되면, 무조건 참여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
약간씩 맛을 보고, 조금 눈이 뜨이려고 하니까 내가 선호하는 종목이 확연히 드러났다.
욕심 같으면 모든 종목을 약간씩이라도 익혀서 파티나 정모에서 즐기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인 것 같았다.
사회생활 생업에 종사하면서 학생들의 학교 수업처럼 여러 과목을 동시에 습득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게 사실일 게다. (내 취향상 난 무슨 댄스든지 처음 베이직을 제대로 습득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왈츠를 제외하곤 당분간 눈을 돌리지 않기로 작정하고 왈츠 한 종목에만 매달리고 있다.
왈츠는 개인적으로 무척 내 취향에 맞는 것 같고 또 해보니까 점점 흥미가 더해가고 심취해가는 것도 나를 왈츠에 집착시키는 요인이다.
처음에 왈츠를 익히기 위해 난 [무대뽀 전법]이란 걸 택했다.
무조건 정확한 자세가 아니더라도 무식하게 중심이동이야 되든 말든 어거지로 스퀘어박스 베이직에만 매달렸고 집착했다.
난 처음 왈츠에 입문하면서 그게 무지무지 중요하고 왈츠를 배우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연습과 왈츠를 할 동안은 계속 해야 된다는 말을 선생님들과 동호회의 선배님들로부터 듣고서였다.
난 그것을 많이 연습하면 무조건 왈츠가 되는 줄 알았다. 그 연습만 많이 하면 나도 남들처럼 멋있게 왈츠를 출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난 몇 달 동안 아무것도 생각 않고 그 연습만을 매우 열심히 무모하리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해왔다. 박스베이직을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한 시간 혹은 가장 긴 시간을 쉬지 않고 그 연습만 한 기록은 내 기억으론 두 시간이 조금 넘게 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육체적으로 힘이 들었고 지루하기도 했고 싫증도 난 적이 있었지만 자꾸 반복적으로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그 단순한 반복 동작 속에서도 나만이 맛볼 수 있는 희열감과 환희 그리고 자아만족을 만끽할 수도 있었다.
그 묘미를 맛보고부터는 난 더욱 열정적이고 미친 듯이 그 단순반복 동작에 집착과 열의를 쏟아 부었던 것이다.
그 단순 반복 동작의 연습만을 약 삼사 개월 정도 한 이후에 나를 지도해주시는 우리 선생님께서 이제 제발 그 연습은 그만 하라고 하셨다. 이제 그 정도 연습이면 충분하니까 조금씩 몸 풀 정도만 하고 이제부터는 정확한 동작과 각 스텝을 연습하면서 그 원리를 응용하고 세련화 시키라고 반강제적이고 명령조로 당부 하셨다.
그런데도 내가 그 박스 베이직을 하는 걸 보시고선 나보고 "지겹지도 않느냐?"고 물으시면서 웃으셨다. 그리고 내가 그 연습하는 것만 봐도 선생님은 지겹다고 하셨지만 그 말의 속뜻에는 제자를 사랑하고 대견해 하는 애정이 들어 있다는 걸 난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선생님들이 억지로 하라고 하라고 당부를 해도 잘 안하는데 난 지나칠 정도로 그 연습에만 집착을 하니까 하신 말씀임을 난 알고 있었다.
지도 선생님이 그 연습은 이제 그만해도 되니까 좀 더 세련화 시키는 연습을 하라고 할 정도로 내가 그 단순반복 동작의 연습을 통해서 얻은 소득이 나로서는 매우 큰 것이었다.
[무대뽀 접법]으로 왈츠의 기본 박스 베이직을 연습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소득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난 서슴없이 말 할 수 있다.
그게 무어냐 하면 정확한 자세나 세련된 동작은 익히지 못했을지라도 내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이자 만족스런 것은 바로 발목과 다리의 힘이 엄청 길러졌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큰 소득이 어디 있을까....!
왈츠를 추는데 발목과 다리의 힘이 없으면 아파트를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가 안 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내가 확연히 느끼는 건 그나마 비리비리하던 나의 새 다리가 이 정도로 힘이 붙은 결정적인 요인이 그 무식한 박스베이직 연습의 결과였다. 알게 모르게 기본자세라든가 스텝과 루틴을 나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게다.
그 연습을 통해 지금 내가 만족스럽고 확연히 느끼는 건 앞발 엄지발가락 뿌리의 볼로 난 최대의 라이징과 업이 되는 희열감을 맛볼 수 있다. 또 고정된 자세로는 안정되게 중심을 잡을 수 있어 나 자신이 만족스럽다. 그게 다 [무대뽀 전법]이란 기본 연습을 매우 충실히 무식하게 한 결실일 게다.
글치만 아직 불만족스럽고 아쉬운 점은 이동하면서의 중심잡기가 잘 안 되서 매우 안타깝다 선배 고참님들의 말로는 그것만 되면 왈츠는 다 된 거라나 뭐라나.
그게 될 때는 약간 되는 것 같다가 또 어떤 때는 휘청거리고 앞뒤로 흔들리고 그럴 때는 정말 짜증스럽고 열 받는다.
그래서 아직도 좀 더 무식하게 그 [무대뽀 전법]으로 기본 베이직에 더 많이 매달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 약간 눈이 뜨이고 보니까 중심 잡는 바란스 문제는 힘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일종의 요령과 노하우 경험 경력 족력 등. 복합적인 매우 기술적이. 세련화 된 동작중의 일부이며 사실이지 그것만 제대로 된다면 왈츠의 기본은 잡힌 거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부님이나 선배님들의 공통적인 결론이었다.
이제 내가 터득하고 습득하고 연습해야 될 과제가 바로 그 중심잡기(바란스 고정)임이 결정된 셈이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각 스텝이나 루틴은 점차적으로 익히면 될 테고. 새로운 더 많은 스텝을 배우지 않더라도 이미 배운 기초 루틴만으로도 얼마든지 멋있고 우아한 왈츠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도 난 깨달았다.
정확하고 중심 잡힌 자세와 동작으로 음악을 타고 파트너를 편안하고 우아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굳이 복잡한 스텝을 양만 많이 알고 있기보다 몇 가지의 기초적인 동작만으로도 얼마든지 멋있는 왈츠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진정한 왈츠의 묘미에 접근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연습 중점은 가장 간단하고 초급 스텝인 내추럴 턴 단 한 가지만이라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하게 그리고 원에서 강하게 스윙하여 투우에서 느리고 우아하게 라이징 하여 쓰리에서 최고의 업으로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상체를 최대로 늘려 뻗어서 우아하고 환상적인 스웨이가 이루어지고 앤에서 부드럽게 다운하는 것. 이게 요즘의 나의 연습 목표량이고 공략대상이다.
글구 한 가지 더 추가적으로 내추럴 스핀턴 문제.
난 요즘 이 두 가지 과제가 나의 새로운 두 번째 단계의 연습 목표이며 공략대상인데...
이게 무지무지 어렵고 만만치가 않아서 새로운 고민과 또 하나의 정복대상이 생겨서 연습할 맛은 난다.
하지만 이런 걸 내가 자각했을 때 난 왈츠가 얼마나 어렵고 그러면서 심오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세상에서 존재하는 어떤 마력 혹은 중독성 물질보다 더한 사람을 사로잡는 묘한 괴력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거의 밤잠을 못 자고 그 마력이 무엇인가 골몰하다가 날을 새곤 한다.
그리곤 다음날 중요한 사업상의 몇 가지 전화만 처리하고는 어디로 가야 마음 놓고 내가 연습에만 열중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 그리고 장소가 결정되면 몇 시간이고 그 장소에서 쫓겨날 때까지 연습을 해도 끝나고 나면 또 아쉽고 욕구불만이 들고...
하루에 보통은 네댓 시간 운이 좋으면 여덟 시간을 해도 난 연습에 대한 갈증과 욕구불만을 해소할 길이 없다.
내 욕심 같으면 24시간 오픈시켜주는 연습 공간이 있다면 난 밤을 새우며 쓰러질 때까지 내가 목표로 한 연습 대상을 공략해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그런 공간이 없어서 참으로 안타깝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래서 난 어느 정도 내 일의 결실이 맺어지면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내가 벌이고 있는 강원도의 산골짝 물 맑은 곳에다 왈츠 전문 홀을 하나 만들고 싶은 게 나의 인생 꿈으로 어느 날부터인가 생겨났다.
그곳은 땅값도 싸고 내가 하는 일과 연관 지으면 안될 것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꿈이 있으면 언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가능성은 존재하니까 꿈은 꿈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그곳에는 왈츠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클럽형식으로 출입할 수 있고 24시간 365일 오픈되어 있고. 왈츠 음악이 언제나 흐르고 한 쪽 방은 상시 왈츠를 출 수 있고 다른 방은 연습장이고 또 다른 층은 각종 다른 분야의 댄스를 즐길 수 있고. 꿈이지만 너무 멋있고 흥분된다.
난 그 집의 이름까지 이미 생각해 두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여기에 관한 나의 상상을 구체적으로 한 번 글을 올릴 예정임..ㅎㅎ) 요즘은 그 일만 상상해도 즐겁기 그지없다. 여러모로 왈츠를 접하면서 내 인생은 새롭고 색다르고 즐거운 꿈을 부수적으로 많이도 심어준다. 본질적인 나의 꿈은 멋있게 우아하게 왈츠를 추는 것이지만...ㅎㅎㅎ
오늘도 어제도 잔머리 굴리며 핵심적인 일처리만 얼렁뚱땅 처리하고 어디로 가야하나... 어딜 가야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을까를 골몰해도 시간과 장소가 잘 맞지 않아서 충분한 연습을 못하는 날은 왠지 찜찜하다. 마음이 불안하고 기분도 우울해지고 사는 낙을 잃어버리는 것 같고 무언가 상실한 것 같이 허전함을 느낀다.
글치만 내일이면 또 다른 공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을까를 기대해보며...
우아하고 매혹적인 왈츠의 동작을 머릿속에 그리며 나만의 환각 속으로 빠져드는 맛에 나는 현재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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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p
겨울학기에 변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03.07.21 07:53
답글 Hera
발목과 다리의 힘... 엄청 중요하죠~ 특히 나이 들어갈수록 무릎의 힘이 약해져서 다운이 힘든데 다운을 하지 않으면 결국 라이징 또한 약할 수밖엔 없잖아요~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03.07.21 09:42
답글 짱구88
무언가에 깊히 몰두해계신 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닮아가고 싶은 바랍입니다만 너무 많이 부족함을 다시한번 느낌니다. 03.07.21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