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지금 큰 갈림길에 서 있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시정의 주체는 바뀌었지만, 시의회는 여전히 견제와 균형의 축을 단단히 쥐고 있다. 시민들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생활의 변화를 원했다. 버스 노선의 불편을 줄이고, 교통 체계를 바로잡고, 정체된 지역 경제에 새 숨을 불어넣어 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만 앞세운다고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 시민의 삶을 바꾸려면, 추진력만큼이나 설득과 조정의 기술이 필요하다.
새 시정이 마주한 현실은 분명 만만치 않다. 의회 다수는 여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전임 시정이 추진해 온 주요 사업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교통정책 하나만 놓고 봐도 그렇다. 시내버스 개편, 공영제 논의, 트램 추진 방식은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과제이면서 동시에 예산과 행정력,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 맞물린 민감한 현안이다. 어느 한쪽이 자기 주장만 앞세우면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으면 시민은 더 큰 불편을 떠안게 된다. 지금 울산정치에 필요한 것은 승패의 논리가 아니라 해법의 정치다.
견제는 발목잡기가 아니다. 오히려 잘 작동하는 견제는 행정의 실수를 줄이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하지만 견제가 정쟁으로 변하면 시민은 피해자가 된다. 특히 울산처럼 산업 구조 변화와 도시 교통 재편이 동시에 요구되는 지역에서는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의회가 다르다고 해서 시정이 멈춰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꺾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과해야만 가능한 정책을 만드는 일이다.
울산정치는 이제 ‘누가 이기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느냐’를 물어야 한다. 변화는 시민이 체감할 때 의미가 있고, 견제는 대안을 제시할 때 힘을 갖는다. 변화와 견제 사이, 그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울산정치가 보여줘야 할 것은 갈등의 장면이 아니라 책임의 결과다. 시민은 말이 아니라 성과를 보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성과는 결국 협치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