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책보다 선지식을 의지해서 공부하라.
(스님 6과의 대화는
질문과 대답에 혼선이 있어 번잡하므로
성철스님 말씀의 요점만 정리했음)
요즘은 末法시대여서
누가 참 善知識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확고한 권위가 서 있는祖師語錄을 보고서
話頭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參禪은 반드시
사람한테 배워야지 책 갖고 되지 않는다.
실제 공부하는 중에 나타나는 의문점을
책을 통해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을 선택해서
그를 믿고 화두하는 방법을
실제로 배워서 지시하는 대로 해야지,
책에 의지해서 하다보면
공부가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거나
病이 나는 경우가 많다.
성철스님 :
(중략) 이것 저것 다 그만두고,
조주가 어째서 無라 했노?
그것 한번 대답해 봐라!
스님6 :
그--- 처음부터 예?
성철스님 :
이 새끼야, 趙州가 왜 無라 했노?
그 이유를 대답해 보란 말이여!
모르겠제? 알겠나?
스님 6 : ____
성철스님 :
그건 니 분명히 모르지?
알겠다는 생각이 드나?
그걸 분명히 모르니,
모르면 알아야 될 것 아니가?
그러니까
"조주가 어째 무라 했는고?
어째서 무라 했는고?" 하고
자꾸 그것만 계속한단 말이야,
그럼 대강 알겠어?
7) 화두를 드는데 급하게도 너무 느리게도 하지마라.
스님 7 :
화두를 미는 강도를,
공안을 어떤 식으로 밀어야 되는지.
예를 들면
화두를 좀 조급하게 밀면 되는 것 같고,
허술하게 밀면 안되는 것 같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게 참 어렵거든요.
그것에 대해 좀 얘기를---
성철스님 :
그런 소리는 공부에 참고가 되는 소린데,
거문고 줄을 너무 조이면
땡땡해서 제 소리가 안나지?
또 너무 늦추어 놓으면
딩딩거려서 소리가 안난단 말이여.
그러니
너무 급하게도 하지 말고
너무 느리게도 하지 말고
좀 자연-스럽게,
(예를 들어 無자를 한다면)
"조주가 어째서 無라 했는고---?"하고
생각을 한단 말이여.
흔히 안된다고 자꾸
"어째서, 어째서?" 하면서 되게 설치면
머리가 아프고
上氣가 나서 죽느니 사느니 이러거든?
그렇게 하면 病이 잘 생겨.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하면)
또 昏沈에 빠져 가지고 또 안된단 말이여.
(그리고) 이 화두하는 것은
(이유를 알려고) 생각하는 것이지,
외우는 게 아니야, 알겠어?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너무 느리게 생각하지도 말고,
거문고 줄 고르듯이 해서 자연-스럽게
"어째서 무라 했는고____?" 하면서
그 이유를 생각하란 말이야.
自然스럽게 하는 거,
그게 좀 어렵지만
그래도 자꾸 해보면 요령이 생긴단 말이여.
8) 즉시 대답 못하면 이미 죽은 송장
성철스님 : (중략)
그러니까 이제 (화두하는) 근본요령은
《어째서?》하는데 있어.
응? 화두하는데
뭘 알았다는 자신이 있는 사람 있으면 나서봐.
알았다는 자신!
아까 자(스님6)는
"조주가 어째서 무라 했나?"하고 물으니깐
모른다는 소리는 얼른 안하고
뭘 우물우물 했는데,
속에 뭐 좀 (아는 게) 있는 모양이야, 뭐 좀 있나?
스님 6 :
한 말씀 드리겠읍니다.
성철스님 :
뭣이, 임마,
아까 저기로 지나갔단 말이야.
아까 벌써 송장 되 지나갔어.
(이제 와서) 한 말씀 드려봐도 소용없어.
안 들어. (대중들 웃음)
알겠어? 그 소리?
니가 천하 무슨 소리해도 안듣는단 말이여.
아까 벌써 지나갔어.
잿더미 속에서 무슨 소리 할라하노?
왜 ? 기분 나쁘나?
지금 무슨 소리를 해도 소용없어.
그래 어째서 無라 했는지,
어떤 것이 本來 面目인지,
자신있는 사람 있거들랑
언제든지 한번 덤벼봐!
자신없는 사람은 그 때가서는 때려 줄 테니까.
오늘 이만 하지 (죽비 一聲)
話頭 부지런히 부지런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