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2012년 해운대구청의 교통정책을 보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가장 뼈아픈 것 중 하나가 주·정차 위반 딱지다. 잠시 영업상이나 기타 목적으로 차를 세우고 볼일을 보다보면 어느새 주차위반이란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내야한다. 주차위반은 오히려 나은 편이다. 혹 차량이 견인이라도 당하는 날엔 과태료와 더불어 견인비와 보관료까지 하루 일당을 합해도 충당하지 못할 금액이 나온다. 이런 금전적인 부분과 ‘자신의 차만 단속되었다’는 입장으로 불법주차를 단속하는 측과 당하는 측과의 이해관계는 늘 첨예하게 대립되어왔다. 이로 인해 단속대상자의 원성과 담당공무원들의 애로도 수시로 튀어나오고 있다. 최근 해운대가 더욱 급격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도로와 주차장 확충 속도는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불법 주·정차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어 주민의 보행안전을 위협하고 도로소통륭 또한 낮아지고 있다. 이에 해운대구가 2012년에 ‘불법 주·정차 없는 해운대 만들기’를 선포하고 나섰다.
◆교통 소통율을 1% 끌어올리기란?
해운대 구청에 따르면 해운대를 선진도시로 만들기 위한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과 불법주정차 없는 해운대를 통해 질서와 배려가 있는 도시를 조성하는 한편 교통 소통율을 1%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1단계로 불법 주. 정차 없는 해운대 만들기를 추진하고 2단계로는 ‘교통질서 1가지 실천운동’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1단계는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버스정류소, 곡각지 등의 교통사고 위험지역, 어린이보호구역을 ‘불법주정차 없는 시범거리’로 지정해 시민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과도 협조체제를 구축해 무단횡단 안하기, 신호위반 안하기, 꼬리물기 안하기 등 ‘교통질서 1가지 실천운동’도 전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불법주차단속의 목적
불법주차단속은 글자그대로 불법으로 주차한 차량의 단속이다.
도로교통법 제 32조 【정차 또는 주차의 금지】 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곳에서는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켜서는 아니 된다. 다만 이 법이나 이 법에 의한 명령 또는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의한 경우와 위험방지를 위하여 일시 정지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① 교차로·횡단보도·건널목·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주차장법」에 의하여 차도와 보도에 걸쳐서 설치된 노상주차장을 제외한다)
② 교차로의 가장자리 또는 도로의 모퉁이로부터 5미터 이내의 곳
③ 안전지대가 설치된 도로에서는 그 안전지대의 사방으로부터 각각 10미터 이내의 곳
④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를 표시하는 기둥이나 판 또는 선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다만, 버스여객자동차의 운전자가 그 버스여객자동차의 운행시간 중에 운행노선에 따르는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거나 내리기 위하여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 한다.
⑤ 건널목의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⑥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곳
이라 규정되어 있다.
주로 교통흐름의 방해와 안전상 이유로 단속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자신이 주차한 곳은 교통흐름과 안전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오히려 단속하지 않는 많은 구간을 지적하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곳으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교통흐름을 막고 있는 곳 영업용 택시 단속 어려워
이런 여론외에도 해운대의 교통물줄기를 가로막는 요인은 많다. 벌써부터 관할관청에서도 잘 알고 있는 구간들인데 그동안 단속의 노력도 기울여 왔으나 차츰 포기하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 상습 불법주차지역은 크게 대형할인마트를 비롯한 백화점주변, 그리고 시장근처와 학원가를 비롯한 오피스텔이 운집한 곳 등이다.
대형할인마트 주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시가지만 하더라도 이마트주변과 NC백화점 주변은 그야말로 한 두 차선은 아예 영업용택시들의 주차장이다. 길게 늘어선 택시를 피해 우회전과 좌회전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주변에 설치된 단속카메라도 이들 택시의 경우엔 큰 구실을 못한다. 5분에서 7분 사이에 3m이상을 움직이면 단속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또 차량이 곧바로 출발할 수 있어 이들을 단속하기란 매우 힘든다. 설사 단속을 했다하더라도 구청을 방문하여 심한 항의를 해 담당자들이 곤혹을 치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업용 택시 기사 분들은 아예 택시 밖에서 느긋하게 손님을 기다리며 앞차가 빠지면 그 앞차 자리로 손으로 슬슬 밀면서 전진한다. 단속카메라도 어쩌지 못하는 이들은 결국 단속 경찰관이 등장해야 잠시 없어진다. 그러나 단속경찰이 자라를 뜨자마자 다시 자리를 잡고 길게 늘어서는 영업용 택시들은 대형할인마트가 몰고 온 또 다른 손님인 셈이다.
두 번째로 좌동재래시장과 해운대 시장 쪽의 불법주차차량이다. 영업용 택시는 제쳐두더라도 잠시 시장을 다녀와 물건을 실으려는 차량들이 늘 입구와 주위를 막아 복잡하다.
대형 쇼핑몰(NC백화점)을 휘감고 있는 택시들 - 1개 차선은 택시들 전용공간이다.
정차 중인 영업용 택시로 복잡한 해운대 시장.
◆학원버스와 영업을 위한 자가용들
그 다음이 학원가인데 대형학원들의 차량이 운집하는 시간대엔 근처를 벗어나기 조차 힘든다. 미니버스를 비롯한 대형버스까지 동원되는 학원가는 학원에 따라 차량의 숫자가 다양한데 대형학원의 경우 차량의 수가 많다. 대형학원들의 차량이 길게 나열할 경우 인근은 난리통이다. 길게 늘어선 학원버스로 한 차선이 이예 점령당해버려 주변이 혼잡하다. 어떨 때엔 학원버스가 이중으로 주차해 학생들이 탐승할 경우엔 복잡도하지만 뛰어다니는 학생들로 인해 위험하다. 그러나 학원버스가 미니버스인 경우는 약과다. 대형버스를 통원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학원의 경우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나열하면 차도는 더욱 좁아져 근처를 지나는 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정체하게 된다. 물론 학생들이 탑승하면 곧 출발한다고는 하지만 학원버스들의 수만큼 차선을 차지하는 면적도 넓어져 인근은 북새통을 이룬다.
두 개 차선을 물고 있는 경우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원룸형 오피스텔 근처다. 평소에도 자가용을 이용한 영업행위로 붐비지만 특정 시간대가 되면 고급자가용들이 손님을 기다리느라 장사진을 이룬다. 대표적인 곳이 장산역주변인데 특히 프리머스 빌딩 근처 오피스텔들은 더 심하다. 이곳은 오후 다섯 시부터 차츰 차량이 운집하다 6시까지 이중주차는 아예 기본이 된다. 이들 이중주차는 차량통행을 아예 막아버린다.
길게 늘어선 학원 차량들
이중 주·정차가 기본인 곳.
곡각지점에 불법 주·정차로 신호를 받았음에도 진행하지 못한다.
◆세계 최대백화점 자랑만 아니다.
그밖에도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주변도 이곳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신시가지 외곽도로가 거의 마비가 되는 현상도 벌어진다. 세계 최대백화점이라 자랑도 좋지만 그로 인한 차량정체는 주민들의 고통이다. 휴일 등에 신시가지외곽도로를 이용해 시내방향으로 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며 심한 경우 외곽도로를 빠져나가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린다. 해운대로 들어오는 길 역시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 주위로 꽉 막힌 차량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해운대역 주변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해운대해안도로가 원래 차량이 정체가 심해 해운대역 쪽은 그 영향을 받아 복잡해진다. 이 부근은 통과했다 하더라도 센텀쪽의 정체가 다시 차량의 흐름을 막는다.
벌써 해운대는 교통의 흐름이 좋지않다. 단순하게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등의 행위만으론 그 흐름을 살릴 수 없다. 물론 부분 부분 좋아지는 곳도 있겠지만 해운대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해운대의 교통흐름은 더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넓게 분산한 단속보다 상습적인 곳 집중적으로
불법 주·정차 단속도 마찬가지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습불법주·정차 지역을 확연히 없애지 않는 한 불법 주·정차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 보여진다. 다 알고 있는 상습 불법 주·정차 지역 문제를 선결하지 않고 해운대 전 지역을 돌며 단속을 하는 게 과연 효과적인가?
올해 해운대구에서 불법 주·정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쟁을 선포했으면 ‘어떻게 전쟁을 할 것이다’는 구체적 계획도 내놓아야 한다. 부분 부분 불법 주·정차를 단속한다는 전술도 필요하지만 불법주·정차가 만연한 지역 즉 불법주·정차 거점을 없애버리는 전략도 필요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불법 주·정차를 외면하고 불법 주·정차단속을 하겠노라면 누가 동조할 것인가? 가뜩이나 인력이 모자라 단속을 못한다고 하는 구청에서 인원을 분산할 것이 아니라 늘상 벌어지고 있는 불법 주·정차 지역에 집중 투입하여 근절하는 게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불법 주·정차 거점을 먼저 없애는 게 올해 해운대구가 외치는 교통소통률 1% 높이기를 달성하는 지름길이다.
첫댓글 글보다 이 사진을 찍느라 찻길에서 고생하실 기자님의 안전이 걱정되었습니다. 우리 주민들에게 좋은 내용을 기사를 주기위해 몸바치는 기자님과 신도시라이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