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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원의 벌금을 부담하며 다녀온 태국과 라오스
- 60년대의 우리나라 분위기를 체험하려고 실시한 [길잡이 배낭여행]으로 태국의 '방콕 공항'에서 담배로 인하여 무려 120만원 이라는 엄청난 벌금을 부담한 여행기 -
☞ 2012년 8월 4(토) ~ 8월 12일(일) 태국 · 라오스 8박 9일
최선생님이 ‘몽골 길잡이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학기 중에는 열심히 근무를 하고 방학이 되면 거의 매번 해외여행을 하는 최선생님이 이번에는 '몽고 여행'을 계획하고 함께 할 동지를 구한다는 소식이다.
소식을 접하고 보니 나도 몽골의 풍물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일어났다.
그래서 우리 '경심회원'들에게,
“나도 동참을 하려고 한다! 혹시 함께할 의사가 있는 분은?”
하면서 의사를 타진한 결과 회원 6명 모두가 동참을 하겠단다.
그리하여 '몽골 길잡이 배낭여행'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몽골은 사막지대가 많은 탓에 여름에는 기온이 너무 높고 주변 풍광이 너무 삭막하다는 등 일부 회원의 주장에 따라서 '태국-라오스'로 장소 변경이 되고 말았다.
“몽골은 사막구경밖에 할 것이 없다.”
“라오스는 ‘툭툭이’라는 고물차를 타고 하루 종일 다녀야하니 길잡이 배낭여행 보다는 차라리 패기지여행을 하자!”
는 등 논란도 많았지만 결국에는 길잡이 배낭여행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길잡이 배낭여행]이란 목적지까지는 가이드가 안내를 하고 목적지 도착 후에는 팀별로 자유롭게 탐방을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 모이는 그러한 여행방법인데 나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여행 방법이었다.
우리는 그러한 여행 경험이 많은 최팀장을 믿고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사전에 진행된 미팅에서는 우리 경심회원 6명과 최팀장 그리고 한사람이 더 합류했다.
그는 최팀장이 데려온 국민은행 포항본부장이었다.
그는 제일 젊고 은행원이어서 우리 팀의 총무일을 맡았는데 맡은바 직분을 훌륭하게 잘 수행하였다.
참여를 희망한 사람을 모두 다 참여시키면 15명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굳이 8명으로 제한한 것은 ‘툭툭이’라는 이동 수단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툭툭이의 정원이 8명이었으므로…….
필리핀의 독특한 이동 수단이 [짚푸니]와 [트라이 시클]이라면 이 곳은 [툭툭이]라는 이동 수단이 우리와는 다른 교통수단이었다.
물론 현대적인 택시도 있다.
그러나 택시에 비하여 탑승요금이 싼 편이라서 이 곳에서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이 [툭툭이]다.
아래 사진에서 확인하듯이 경운기 엔진을 기반으로 앞부분은 오토바이 모양이다.
뒷쪽 화물칸에 4명씩 마주보고 앉아서 가는 구조인데 비포장길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운행을 하면 먼지를 덮어쓸 각오를 해야 한다.
마치 우리네 시골장에서 소를 팔기 위하여 싣고 가는 소운반 트럭과 뒷부분 화물칸은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해 교장연수중에 다녀온 [말레이시아-베트남] 여행에 이어서 금년에 또 외국으로 나가게 되었다.
함께 가지 못하는 아내에게는 미안하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여행을 위한 복무처리 과정이 조금 복잡하였다.
지난해까지는 교감 신분이라 방학 중 해외여행은 '학교장'의 결재만 받으면 절차가 완료 되었다.
금년 3월 1일자로 교장승진을 하고 보니 '학교장'은 상급기관장인 '교육장'의 결재 절차를 거쳐야 되는 점이 달라진 점이다.
학교를 비우고 사적인 용무로 개인 여행을 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되었지만
"학교는 아무 걱정말고 잘 다녀 오시라!"
는 교감선생님을 믿고 국적기에 비하여 비행기 삯이 저렴한 [타이항공]에 올랐다.
귀국 시에는 홍공에서 1시간을 경유하였다.
여행사에 납부한 경비가 8박 9일에 145만원 이었다.
▶ 1일차<인천-방콕> - 8월 4일
[길잡이 배낭여행]이란 패키지여행 같이 가이드가 전체 일정을 모두 인솔을 하는 것이 아니고 여행의 방법만 알려주고 가는 길만 가르쳐주면 팀원들이 자유롭게 찾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방법이다.
비행기 탑승 수속과 나라와 나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의 교통과 숙소만 안내해 주면, 여행지를 찾아다니고 현지에서의 교통수단 및 먹는 것, 관광지 입장은 대원들이 알아서 하는 여행 방법이다.
8박 9일은 버스에서 2박, 라오스에서 4박, 태국에서 2박을 하는 일정이다.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하는 인천공항행 심야 버스를 타고 아침 6시 20분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 내 지하식당가에서 아침을 먹었다.
인천공항에는 2층에 위치한 고급식당가만 있는 것으로 이제까지 알았다.
2층 식당가는 엄청 비싼 가격에 비하여 음식이 별로여서 이곳에 들릴때마다 항상 불만이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 시 최팀장의 안내로 지하에서 좋은 식사장소를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다.
탑승 수속을 마친 후 면세 구역에서 애연가인 두명의 회원이 한사람은 5보루, 또 한사람은 2보루의 담배를 구입했다.
여행중 피울 담배를 미리 넉넉하게 확보해두자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이 것이 나중에 무려 120만원이나 되는 벌금 폭탄을 맞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용한 항공은 ‘타이 항공’으로 갈 때는 방콕 공항으로 직행이고 돌아올 때는 홍콩을 경유하여 돌아오는 일정이다.
비행기가 크고 우리 여객기와 비슷하며 승무원들도 예쁘고 친절했다.
기내식이 갈 때는 한 번이었고 돌아 올 때는 두 번 제공되었는데 비빔밥과 닭고기, 생선이 나왔다.
다섯 시간여 비행 끝에 [방콕 공항]에 도착하였다.
방학기간 이라서 사람들이 엄청 붐비는 입국장을 겨우 빠져 나왔다.
▶ 120만원 벌금 사건
짐을 찾아 나오던 중이었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공항에서 사 온 담배가 [공항 경찰]에 적발되었다.
입국 시 우리들은 적발에 대비하여 일행중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의 가방에 분산하여 심사를 받았다.
그리하여 입국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별도로 탁송한 수화물을 찾은 후에
“어휴!
무사히 통과 했다. 이제는 안심이다!”
하며 담배의 원래 주인에게 담배를 돌려주었다.
그런데 공항 경찰에게 아뿔싸 그만 적발이 되고 말았다.
경찰들은 틀림없이 우리 일행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일행들은 공항경찰 사무실에 붙잡혀 들어갔다.
포항 팀 8명의 짐을 일일이 검사하고 벌금을 매겼다.
태국은 규정상 1인 한 보루까진 허용이 되고 두 보루이상은 입건이었다.
담배 구입 원금이 20만원인데, 벌금이 무려 6배인 우리 돈으로 120만원 정도였다.
게다가 구입한 담배까지 뜯어서 피우던 낱갑 담배를 제외하고는 모두 압수 당하고......
현금 체크카드로 태국돈으로 인출해서 벌금을 내고서야 겨우 풀려났다.
공항 경찰왈,
“벌금으로 내시면 여기에서 마무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시내에 위치한 경찰본부에 가서 정식으로 재판을 받고 처리를 하시던지...”
하면서 선택을 하라니 별 수가 없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실수였다.
길잡이가이드는 앞선 다른 일행과 공항 밖으로 나간 다음에 벌어진 일이어서 우리들 포항팀은 태국 말을 모르니 손짓 발짓으로 실랑이를 하던 중에 겨우 연락이 닿은 길잡이가 와서 해결이 되었다.
우리와 함께 온 일행들은 모두 스물다섯 사람이다.
그 사람들의 귀한 시간을 지체하게 해서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으이그 저 골초 포항팀들......’
<농카이-위앙짠-비엔티엔>
이로 인하여 도착 한 태국에서의 오후 일정부터 당장 차질이 생겼다.
미니버스를 타고 라오스로 출발할 버스 정류장이 있는 ‘카오산 로드’로 갔다.
현지여행사에 짐을 맡겨 두고 저녁을 해결하러 거리로 나섰다.
쌀국수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쌀국수가 있다.
메뉴를 잘못 고르면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고역인지라 쌀국수는 비교적 우리 입맛에 맞기 때문에 그놈으로 낙찰이다.
다음 일정은 2층 야간 버스를 타고 라오스와의 국경 도시 ‘농카이’까지 장장 10시간의 여행을 하였다.
우리들은 전망이 좋은 2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버스에서의 1박은 난생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밤새 틀어둔 에어컨 바람으로 새벽에는 추웠다.
신형버스라서 에어컨이 너무 강해 담요로 몸을 가려도 너무 추웠다.
아침이 되자 ‘농카이’에 도착하였다.
바로 앞에는 도도히 흘러가는 황토색의 메콩 강이 첫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 너머는 [라오스 땅]이다.
메콩 강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다시 국경 도시 ‘위앙짠’을 향해 버스는 달렸다.
태국의 공기는 열기와 습기로 후끈거렸다.
한참을 더 달려서 라오스와의 국경인 ‘위앙짠’에 도착해 입국 절차를 마치고서야 라오스 땅에 첫 발을 들여 놓았다.
날씨는 간간히 비를 뿌리고 있다.
여름날씨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자칫하면 장마철과 마주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교직의 특성상 우리 팀은 방학기간을 이용해야 하므로 감수를 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일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 2일차<비엔티안 시내 구경> - 8월 5일
‘비엔티안’은 라오스에서 가장 화려하고 오래된 도시로 라오스의 수도이다.
메콩 강의 상류에 위치하며 강 주변의 오래된 마을이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지난해 들린 베트남의 [호지민] 인근 메콩강이 강의 하류인데 이곳은 메콩강의 상류에 해당한다.
이곳에는 거대한 빌딩과 큰 도로가 없다.
현대적인 도시이지만 아직 개발이 이루어지는 관계로 진흙투성이의 도로가 대부분이다.
메콩 강의 둑을 따라 펼쳐진 마을에는 평화로움이 가득하였다.
라오스 제1의 도시, 수도라지만 뒷골목은 너무 좁고 지저분하다.
라오스에서의 첫날 일정을 위해 8명이 탈 수 있는 ‘툭툭이’를 하루 대절하였다.
필리핀에 [짚푸니]와 [트라이 시클]이 있다면 이 나라에는 [툭툭이]라는 특별한 교통수단이 있다.
이는 이 나라의 8인승 택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앞부분은 오토바이 모양으로 개조하였고 뒷부분 화물적재칸에 마주보며 8명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는 비포장 도로가 많기 때문에 이 차가 일으키는 흙먼지가 대단하다.
강한 햇빛과 높은 기온이기는 하나 가끔씩 비가 내려 지열을 식혀 주는 덕분에 습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었다.
오늘 첫일정은 ‘빠뚜싸이’라는 라오스의 독립기념문을 둘러 보았다.
이는 라오스의 독립을 기념하여 미국에서 시멘트로 지어준 건축물이다.
다음에는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 시사켓’을 비롯해 ‘남푸 분수’와 몇 개의 사원을 둘러 보았다.
저녁때가 되자 우리가 임대한 택시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갔다.
우리 일행은 메콩 강 유역의 강변으로 저녁놀과 야시장을 구경하러 나갔다.
긴 강변에는 벌써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산책을 하고 있었고 야시장을 개설하기위해 천막을 치느라 시끌벅적했다.
메콩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쌓아 놓은 긴 제방을 따라 길게 나 있는 산책로에는 수많은 인파가 북적거렸다.
마치 수도 ‘비엔티안’ 시민이 다 몰려 나와 있는 듯했다.
해는 메콩 강에 진붉은 저녁놀을 드리우며 인도차이나 반도 중심부의 높은 산을 넘어 가고 있었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메콩강변에서 보는 저녁노을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운 장관이었다.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시민들의 에어로빅은 저녁 7시가 넘어서도 끝날 줄을 모른다.
참여자는 대부분 여성이지만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남성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수많은 인파와 눈웃음으로 마주하며 메콩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조명이 훤히 비치는 동상 앞까지 왔다.
많은 시민들이 동상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추모하는 모습이었다.
‘란상’왕국의 마지막 왕 ‘짜오아누봉’의 동상이란다.
‘태국’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태국에서 숨을 거두고 만 불운의 왕이었다.
왼손에 칼을 쥐고 오른 손을 앞으로 쭉 뻗은 장군이 메콩 강 건너 태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빼앗긴 영토를 가리키면서…….
"언젠가는 저 영토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
는 굳은 결심과 함께 하고 있었다.
동상 앞에는 추모객들이 놓고 간 꽃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우리들은 야시장을 구경하다가 길거리 술집으로 들어가 고기구이 안주에 ‘라오 비어’를 일잔씩 하면 여흥을 즐겼다.
그리고는 마사지 업소를 찾아서 전신 마사지로 여독을 풀었다.
이곳은 라오스의 수도라고 하지만 어둡고 조용하고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도시였다.
숲으로 둘러 쌓여 ‘달의 도시’라고 했던가!
▶ 3일차 : 로칼 버스로 <방비엥>까지 - 8월 6일
‘소계림’이라 불리는 ‘방비엥’을 가기 위해 시외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버스가 왔다.
버스꽁무니에 쓰여진 글자는 눈에 익은 [HYUNDAI]버스!
한국에서 폐차 직전인 중고차를 들여와서 이곳에서는 시외버스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국 땅 라오스에서 바라보는 우리 상표는 우리의 국력을 보는 것 같았다.
버스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 차는 조수가 함께 운행에 참여하는 우리의 60년대 운영방식의 버스다.
출발 시간도 일정치 않고 빈자리가 모두 차야 출발한다고 한다.
4시간 정도를 가야 다음 목적지에 도착이다.
비포장길을 1시간쯤 달렸을때 아니나 다를까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뒷바퀴가 빵구가 나고 말았다.
간이정비소에 들러 재생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새 타이어는 아예 없고 재생을 갈아 끼우는 데 빵구집 아저씨와 조수가 차 밑에서 몸을 굴러가며 겨우 갈아 끼웠다.
빵구집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모녀가 평상에 앉아 머리에 이를 잡아 주는 풍경이 보였는데 정말 이국적이다.
우리 나라의 60년대의 풍광을 제대로 보는 것 같았다.
대낮인데도 우리가 탑승한 차 안에는 모기가 많아서 모기를 잡는 박수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 왔다.
우리와 라오스의 시차는 우리나라가 2시간이 늦다.
중간에 펑크가 나는 바람에 점심시간을 훌쩍 지난 시간에 ‘방비엥’에 도착했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까지는 [툭툭이]로 이동했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늦은 점심을 해결하였다.
[탐 푸캄]이라는 동굴까지 가는 길은 약 6km정도 된다.
우리들은 8인승 ‘툭툭이’를 대절해서 비온 뒤의 흙탕물 투성이가 된 비포장 길을 덜컹덜컹 달려가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비는 계속 오고 있었다.
우리 일행 중 광주에서 온 사람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고 오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길잡이 배낭여행]이기에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숙소까지 이동을 길잡이가 책임졌으니 나머지 구경은 각 팀별로 자유롭게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파란 강물이 돋보이는 ‘블루라군’의 현수교 다리를 건너 동굴 입장표를 구입했다.
벌써 에메랄드 빛 천연 수영장에서 유럽에서 온 젊은 남녀 비키니 족들은 다이빙도 하고 그네도 타며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바깥에 강물은 쏟아진 폭우로 인해 황토물이지만 이곳은 황토물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여서 환상적인 색상을 뽐내고 있었다.
이런 환상적인 곳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었지만 우리 일행은 동굴 구경을 택했기 때문에 동굴로 향하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다.
민물인데도 푸른빛을 띤다는 것이 너무나 이채롭다.
석회암이 녹아 흘러내린 석회질을 함유한 것이 이유라고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동굴에 들어 가보니 우리네 동굴보다는 정말 초라하다.
동굴내 조명 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동굴입구에서 머리에 부착하는 램프를 대여해서 들어가야 한다.
‘불루라군’코스를 택할 걸' 하고 후회를 했다.
동굴을 나온 후 최팀장은 깊고 푸른 냇물에서 다이빙을 하면서 유럽인들과 함께 수영을 즐겼다.
돌아오는 길에는 ‘방비앵’ 인근 소수민족인 [몽족]마을을 구경하다.
마을 한가운데 펼쳐진 옷가게가 인상적이었다.
가정집에 들어가 가족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 보고 소와 닭, 돼지 등의 가축들도 구경했다.
우리네 가축보다는 덩치가 작고 마른 모양이었다.
마을이 제법 커서 학교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지어준 학교라고 한다.
운동장에서는 마을 청년들이 나와 축구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지어준 학교라 그런지 왠지 정이 가고 자랑스러웠다.
저녁에는 한국인 식당으로 가서 삼겹살, ‘라오비어’와 함께 술 파티가 벌어졌다.
라오스에는 [라오비어]라는 맥주가 유명하다.
삼겹살 파티를 신나게 했는데 가격은 우리 돈으로 1인당 9천 원 선이었다.
이곳은 물가가 엄청 싸다.
파티 중 들려오는 다른 팀원들의 얘기
'우리은행 부지점장팀'은 ‘송강’의 고무보트 체험을 선택했다.
폭우로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하선지점을 놓쳤다.
몇 시간을 무작정 떠내려가다가 어부에게 겨우 구출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대형 선풍기가 돌아가는 파티장에는 고기를 굽느라 라오스 아가씨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식당 주인은 대구가 고향이란다.
순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인정이 넘쳤다.
부부가 이곳에 여행을 왔다가 석회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깎아지른 듯 한 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천혜의 절경에 반해서 여기서 머물러 식당을 개업해 지금까지 산다고 했다.
돈도 많이 번 모양이다.
라오스에서는 외국인은 땅을 살수가 없으므로 임대를 해서 손수 집을 지었다고 한다.
‘방비앵’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과 천년 고도 ‘루앙프라방’을 연결하는 이동로 상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라오스에서는 ‘소계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배낭 여행자들이 많이 몰려 와 ‘숑강’을 끼고 ‘라오비어’와 함께 밤새 흥청거리는 관광지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마사지를 받았다.
그런데 한 회원은 다른 사람들은 여자 마사지사에게 받았는데 자기는 남자 마사지사가 했다고 투덜댄다.
남자가 했기 때문에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고 불만이었다.
여자마사지사가 한명 부족해서 생긴 일이었다.
전신 마사지 요금이 우리 돈 5천원으로 아주 저렴했다.
마사지를 마치고는 다시 ‘송강’의 나무다리를 건너 요란한 음악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운데 무대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온 젊은 청춘남녀 배낭족들이 맥주를 앞에 놓고 몸을 비비고 키스도 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같은 올드 세대는 들어 올 곳이 아닌 곳을 느꼈지만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맥주 몇 병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중앙무대에서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젊은이들이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 중 한명이 춤을 아주 잘 추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서울에서 온 우리 일행 중 다른 팀의 아가씨란다.
‘송강’의 물소리와 함께 ’방비엥‘의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 4일차<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으로> - 8월 7일
‘인티라’호텔에서 빵과 계란, 쥬스로 서구식의 조식을 마치고 ‘루앙프라방’으로 가기 위해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다.
자세하게 관찰해 본 결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인근 국가인 태국에는 대부분의 미니버스가 일본의 '도요타'에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국경을 통과하여 온 이곳 라오스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에서 만든 '스타렉스'가 대부분이다.
물론 우리가 탑승한 버스도 현대의 '스타렉스'이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은 온통 산길이다.
라오스에는
1) 도로의 중앙차선이 우리는 황색인데 흰색실선이다.
2) 전신주가 우리는 둥근 기둥인데 사각 기둥이다. 이는 뱀이 타고 올라가서 감전시키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3) 도로옆 배수로가 우리는 U자형인데 V자형이다.
비는 하루 종일 내리고 도로가에는 풀어놓은 소들이 도로를 따라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도로변은 거의가 논이다.
우리네 논과 비슷한데 소들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대나무 울타리가 아주 길게 이어져 있었다.
스타렉스 미니버스로 7시간을 달려야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한다.
간간히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들린 휴게소에서 파인애플을 사 먹었는데 정말 싱싱하고 달고 맛이 있었다.
우리 국내에서 사 먹는 것하고는 맛이 비교가 되지 않았다.(가격은 개당 1천원선)
이는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유통기간을 고려해야 하므로 미숙된 상태로 수확을 하지만 현지에서는 완숙된 과일을 수확하기 때문이다.
산길을 높이 올라갈수록 고산족들의 집은 땅에 처마가 딱 붙어있는 형태의 집이었다.
이는 강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논은 전혀 보이지 않고 주로 화전을 일구어 살아간다고 한다.
비가 계속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가 탄 차는 꼬불꼬불 산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잘도 달린다.
비가 많이 오는 탓에 커브길에서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도상으로는 거리가 짧은데도 10여시간이나 걸린다니 체험해보니 알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맛 집이 있는 휴게소에 내렸다.
그러나 안개가 한치 앞을 못 볼 정도라서 기념촬영도 못하고 화장실 볼일만 보고 돌아서는 발길은 아쉬움 자체다.
정말 비가 야속했다.
라오스 국민은 3종류의 계층이 있다.
최상위 계층은 수도권과 메콩강변의 기름진 평야에서 정착하며 정치와 경제를 잡고 있고,
중간층은 약간 높은 산 중턱에서 2층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고,
최하층인 소수 민족은 고산지대에서 화전을 일구며 초라한 1층 초가집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는 절대로 신분 이동을 하지 못하는 불행한 현실이다.
태어날 때 어떤 부모밑에 태어나는 가에 따라서 평생의 신분이 정해지니 '부모탓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줄기차게 내린다.
중간에 잠시 정차한 간이휴게소에서 옥수수를 팔아달라고 애절하게 바라보는 소년의 눈빛 때문에 라오스 옥수수를 사먹었다.
크기가 아삭이 고추정도로 우리네 것에 비하여 엄청 작았는데 맛은 비슷했다.
해발 1,000m이상의 산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 비가 쏟아지는 ‘루앙프라방’에 오후 늦게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는 쌀국수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내 투어에 나섰다.
8만끽을 내고 ‘툭툭이’를 대절해서 ‘왓씨앙통’ 사원 가까이에 내려서 늦은 점심을 먹고 우중에 사원을 구경했다.
메콩강은 엄청나게 내린 폭우로 인하여 흙탕물로 넘실되고 있었다.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한 후 저녁에는 야시장 구경을 위하여 개장 시간에 맞추어 달려갔다.
저녁 시간이면 100여M 정도 거리를 교통 통제하여 야시장으로 변한다고 한다.
손지갑과 가방, 바지, 치마, 이불까지 다양한 종류가 전시되어 있다.
물건을 살 때는 정찰제가 아니어서 흥정을 해야 한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골목 뷔페에서 만끽을 지불하고 저녁을 해결하다.
만끽은 우리 돈으로 1,500원 정도이며 쌀국수는 2천 원 선이다.
마사지를 받은 후 숙소로 돌아오니 오늘 일정도 마무리가 되다.
라오스의 핵심 여행지가 이 곳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폭포를 비롯해 왕궁박물관, 푸시 산의 일몰, 꽝씨폭포 등 유명여행지는 하나도 구경을 하지 못했다.
"오호! 통제라!"
저녁에는 길잡이가 여행 일정을 좀 변경하자고 한다.
날씨가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홍수가 나서 이곳에서 ‘훼싸이’까지 야간 버스 이동이 쉽지 않아 메콩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슬로우 버스를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슬로우 버스'란 배를 말한다.
우천으로 버스 대신에 배를 이용하자는 제안이다.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너무 고생을 한 바람에 배를 타고 이동하자는 제안에 그렇게 하자고 동의를 했다.
그래서 이곳 루앙프라방의 나머지 일정들은 축소가 되고 말았다.
▶ 5일차<메콩 강의 슬로우 버스를 타다> 8월 8일
라오스는 불교국가이다.
이곳에는 아침 일찍 시작하는 '탁밧'이라는 불교의식이 있다.
그 의식을 보기 위하여 아침 일찍 거리를 나섰다.
붉은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모두가 맨발이다.
주민들은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가지고 자기 집 앞 거리에서 스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6시가 되니 스님들의 긴 행렬이 한 줄로 이어졌고 주민들은 합장을 하며 음식을 바가지에 넣어 주었다.
정말 진풍경이었다.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공양을 했다.
스님의 수와 마련한 음식이 일치해서 음식이 끝나면 그 지역의 ‘탁밧’도 끝나는 것 같았다.
규모가 더 큰 절주위에는 정말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아침을 해결한 후 메콩 강의 ‘슬로우 버스’를 타기 위해 강 가로 나갔다.
간밤에 엄청 비가 많이 왔는데 이곳에서는 10년 만에 처음 겪는 홍수란다.
메콩 강은 온통 떠내려 오는 부유물과 엄청난 황톳물로 가득 찼다.
불어난 강물때문에 우리가 타고갈 배는 출발을 하지 못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선장은 용기를 내어 강을 가로 질러 배의 항로를 겨우 잡았다.
큰 통나무가 홍수에 계속 떠내려오기 때문이다.
떠 내려오는 부유물에 배가 갇히면 전진을 하지 못하고 계속 떠 내려가야 할 상황이다.
강둑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홍수의 강물을 구경하러 나와 있었다.
배를 가진 현지인들은 작은 배로 나무를 비롯하여 쓸만한 물건들을 건진다고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우리가 탄 배는 작은 식당이 갖춰진 가족이 운영하는 사설 유람선이었다.
배에서 술은 팔았는데 과일은 공짜로 제공했다.
떠내려 오는 부유물을 피해서 좌우를 오가면서 선장은 바쁘게 배의 키를 돌리고 있었다.
나이 어린 소녀가 잔심부름을 하고 있었는데 선장의 딸이라고 한다.
우리 일행은 뱃머리에 자리를 잡고 ‘라오비어’를 마시면서 대홍수가 범람하는 메콩강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좋은 경치가 보이면 사진도 찍었다.
이 강을 거슬러 올라 이틀 동안 ‘훼싸이’까지 이동해야 한다.
강바람이 불어와서 매우 시원했고 양안의 풍경이 장관을 이루었다.
우리가 한국에서 사 온 팩소주와 현지 술 및 ‘라오비어’까지 여덟 병이 멸치 안주와 함께 순식간에 없어졌다.
선상에서는 술이 더 잘 들어가고 취하지도 않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운행을 하고 상류로 올라가니 부유물이 처음보다는 많이 줄어들어서 안심이 되었다.
배 안 냉장고에 보유하던 4박스의 맥주가 동이나서 중간 마을에서 6박스를 더 공급 받았다.
선장왈
"이 곳에서 배를 운행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준비된 술이 동이 나도록 마시는 일행들은 이 팀이 처음이다."
라고 한다.
여행사 사장이 직접 길잡이로 나섰는데 술을 너무 즐겨 마셔서 우리들은 그를
"길잡이고 아니고 술잡이!"
라고 불렀다.
줄담배를 입에 물고 술은 입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함께한 25명의 일행 중 포항 팀도 8명중 7명이나 꾼들이니......
일행 25명은 의사 부부, 교사 모녀, 초, 중등 교장, 교감, 교사, 은행지점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어가 좀 되고 방학이라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 배낭여행을 많이 택하는가 보다.
메콩 강 양안에는 군데군데 열대림이 빽빽이 들어선 사이로 이름모를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다.
고기를 잡는 모습과 산기슭에 자리 잡은 한적한 마을이 시야에 들어왔다.
비탈진 밭에서는 대부분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었다.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는 바나나는 무진장이고......
모기장 같은 대형 어구로 고기를 잡는 모습이 무척 이채롭게 보였고, 주민들의 고기잡이 풍경이 엄청 한가롭게 보였다.
점심을 먹기 직전에 현지 마을을 방문했다.
통나무 껍질과 대나무 조각, 갈대 껍질 같은 재료로 지은 2층 집이 보였다.
1층에는 창고 겸 가축이 살고 있었고 2층은 살림집이다.
비가 많은 지형적인 이유로 습기나 유해동물, 곤충들로 인하여 사람들은 2층에서 거주를 한다.
전기계량기는 마을 공동으로 한 곳에만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을 보고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미리 준비한 학용품을 선물로 나누어 주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모두들 인상이 온순하고 웃음이 가득했다.
우리와 같이 지금은 방학이라 학교에 가지 않는단다.
점심은 배에서 뷔페로......
메뉴가 제법 다양했고 맛도 있어 팀원 모두가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배 위에서 맞는 강바람은 정말 시원하다.
오후에는 배 위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배 안에 있는 술이 또 동이 났다.
일행 중 한명이 사회를 보고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부선장인 라오스 현지인 총각도 라오스 노래를 한 곡 불렀다.
서울에서 왔다는 회사원 처녀도 술병을 들고 와서 인사를 나누며 술잔을 서로 주고받기도 했다.
폭우탓으로 당초 버스로 탐방하려던 계획이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선박여행이 되었지만, 이로 인하여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우리 일행들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았다.
운항 도중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비가리개가 내려 졌다.
양동이로 쏟아 붓는 폭우가 또다시 쏟아졌다.
저녁이 되자 메콩 강의 슬로우버스 첫째 날 기착지인 ‘빡삥’에 1박을 하기위해 하선을 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짐을 옮길때는 ‘케리어’ 가방이 매우 불편했다.
이럴 때는 등에 간단하게 메고 이동할 수 있는 배낭이 간편하다.
배낭여행은 역시 배낭채비가 최고인 것 같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이곳 '빡삥'은 전기 사정이 좋지 않다.
마치 우리나라의 5,60년대와 비슷하다고 할까?
어떤 건물은 환하게 전기가 들어오고 골목에 있는 가게는 촛불을 켜 놓은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밤 10시만 되면 전기가 차단된다고 한다.
우리 숙소에도 전기가 있었는데 이내 꺼지고 자가 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했다.
전깃불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불빛은 매우 희미했다.
저녁을 먹기 위하여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도 전기가 없으니 촛불을 켜고 식사를 해결할 수 밖에......
어두운 탓에 마땅히 할일이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6일차 ‘슬로우’ 버스로 ‘<훼싸이>’로 - 8월 9일
6시에 기상해서 숙소 내 식당에서 빵과 계란, 바나나로 아침을 해결하였다.
7시에는 메콩 강의 ‘슬로우’버스를 이틀째 탑승하였다.
어제까지 줄기차게 내리던 폭우가 멎고 오늘은 날이 개었다.
강 양쪽 푸른 열대우림과 운무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여기서 국경도시 ‘훼싸이’까지 10시간을 배를 타고 더 가야 한다.
강변의 푸른 산 속 열대림 속에서 자주색 빛깔을 뽐내는 것은 과연 무슨 꽃인지?
일행 모두는 전날의 주기가 아직 남아 있어서인지 아침부터 배 안의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숲 속 군데군데 야생 바나나 나무가 많았는데 열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수확을 다 했는지도 모른다.
뷔페식으로 선상 점심을 먹은 후 또 술판이 시작되었다.
‘라오비어’는 한 병에 2만끽으로 육지보다 두 배로 비쌌으나 물과 과일은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
배안 화장실은 수세식이라고는 하나 누런 강물을 양동이에 받아 놓고 볼일을 보고는 바가지로 수동으로 퍼부어야 했다.
중간 쯤 가다가 '운항 일지'를 가지고 선장의 아내가 내려가서 검열을 받고 왔다.
이 지점부터는 강을 경계로 라오스와 태국이 갈라진다고 한다.
강 건너는 태국이고 이쪽은 라오스다.
배가 항로를 따라 두 나라 땅을 왔다 갔다 하면서 운항했다.
배에서 바라보니 라오스에 비하여 태국의 집들은 깔끔하고 도로에 차도 많이 다닌다.
확실히 국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오후가 되자 선상 맥주에 라오스 소주를 섞은 소맥파티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정말로 술을 많이도 마신다.
폭우로 인한 일정 변경으로 이틀이나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탓에 지루함도 있었겠지만 애주가들이 모인 탓이리라.
라오스 국경도시 ‘훼싸이’에 도착하기 20여분 전부터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아니나 다를까 금방 먹구름이 몰려와 양동이로 퍼붓는 폭우가 또다시 쏟아졌다.
잠시 후 우리들은 국경도시 ‘훼싸이’에 도착하였다.
미리 작성해 둔 출국신고서와 여권으로 1달러를 지불하고 출국 수속을 마쳤다.
다시 메콩 강을 건너야 태국이다.
신발같이 생긴 작은 철선이 국경을 넘나들며 승객을 실어 나르기에 바빴다.
강폭이 좁아 금방 건너 갈 수 있었다.
이 배는 정원이 8명 정도인데 모두 배 한가운데 중심을 잡고 앉아야 했다.
그사이 비는 잠깐 그치고 날은 무더워 연신 땀을 훔쳐내야 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미니버스을 탔는데 라오스에서는 한국 차 [스타렉스]가 대부분이었는데 이곳 태국 땅은 역시나 일본 차 일색이다.
태국의 국경도시 ‘치앙콩’을 거쳐 태국 최북단에 위치한 우리의 목적지인 ‘치앙라이’를 향해 한 시간 반을 달려야 한다.
태국에는 일본 차들이 대부분이다.
오른쪽에 운전대가 있어 차가 달릴 때 역주행이 아닌가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가 탄 차는 새 차여서 에어컨도 빵빵하고 좌석도 편했다.
운행 도중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또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서 내리 퍼붓는다고 해야 맞다.
폭우를 헤치고 우리가 탄 차는 ‘치앙라이’에서의 숙소인 ‘님쎄쌩호텔’에 도착했다.
열악한 라오스 숙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안내원도 친절하고 방도 깨끗했다.
짐을 풀고 나서 우중에 ‘나이트 바자르’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무대에는 라오스 가수들이 기타 연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종류별로 음식을 사 와서 나누어 먹었다.
물고기 튀김과 민물고기 찜으로 안주를 하고 쌀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라오스보다 음식 값이 많이 비싼 편이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가운데 포항 일행중 우리 팀 4명은 250바트로 1시간의 마사지를 받았다.
그런데 다른 팀 4명은 200바트라는 우리 팀보다 싼 가격에 발까지 씼어주는 서비스 까지 받았다고 우리팀에게 약을 올린다.
정찰제 가격이 아니고 보니 운수가 좋으면 싼 가격에 흥정이 이루어진다.
▶ 7일차<치앙라이의 도이퉁 국립공원> - 8월 10일
조식 후 8시 30분에 전날 저녁에 계약해 놓은 미니버스로 ‘도이퉁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대구에서 온 모녀가 우리 일행과 합류를 해서 모두 10명이 이동했다.
가는 도중 시내에 있는 '화이트 탬플(백색의 절)'을 구경했다.
괴짜 예술가로 불리는 사람이 그의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지은 절이라고 한다.
건립을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공사는 계속 되고 있었다.
다른 색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백색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순수와 깨끗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란다.
다시 이동을 한 우리들은 1시간 반을 더 달려 ‘도이퉁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는 현 국왕인 ‘푸미폰’왕 모친의 고향이라고 한다.
태국에서 왕은 지존이다.
헌법위에 존재하는 왕가는 늘 경외의 대상이고 특별한 존재이다.
수도에 있는 왕궁의 규모나 장식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으며 삼색 태국 국기가 상징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0밧트의 입장료를 내고 국왕 모친이 직접 거주했던 주궁과 정원을 구경했다.
로얄 가든이다.
입장 시에 짧은 바지는 허용되지 않았고 긴바지를 무료로 대여해 주었다.
주궁 입구에서 안내원 아가씨들이 어느 나라서 왔느냐고 물어 보기에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까 영어로 된 이어폰을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코너마다 스위치를 눌러 설명을 들으며 자료를 관람하는 식이었다.
이어폰을 끼고 실물을 보며 문장을 들으니 영어를 잘 못해도 이해가 훨씬 쉬웠다.
국왕의 생모는 이곳에서 녹화 사업과 아편 추방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하며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재활의 길을 열어 새 삶을 만들어 준 은인이다.
오늘날 ‘도이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이 지방의 개척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박물관을 둘러보고 잘 꾸며진 정원으로 향했다.
정말 멋지게 꾸며진 유럽풍 정원은 ‘타이의 알프스’라 불린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꽃들과 잘 꾸며진 입체식 정원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편을 재배하며 어려운 생활을 해 오던 고산족들은 현 국왕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꽃과 식물을 재배하며 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
다시 이동을 한 우리들은 ‘치앙라이’로 돌아와 몇 개의 사원을 더 둘러보았다.
태국 북부의 사원들은 방콕에 있는 사원과 달리 내부가 정원으로 꾸며져 있어서 각종 꽃과 나무들이 있으므로 마치 숲 속에 들어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치앙라이'에서 '방콕'까지는 12시간이나 걸리는 야간 로칼 이층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버스 안에서의 두 번째 숙박이다.
라오스로 향할 때는 일종의 전세버스였다면 이 차는 우리나라의 리무진 버스와 비슷하다고 할까?
시설이 엄청 좋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오후 6시가 되었다.
그러자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실시되었던 [국기하강식]이 시작되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모두가 일어나서 경건하게 참여를 하였다.
차 안에서 안내양이 간식과 물, 그리고 담요도 지급했다.
오는 도중에 들린 휴게소에서는 버스표를 가지고 저녁으로 쌀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버스에서 12시간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 시끌벅적한 방콕의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 8일차<방콕 시내 구경> - 8월 11일
정류장에서 ‘썽태우’라는 택시를 타고 ‘카오산’거리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8명이어서 2대의 택시를 이용했다.
각기 다른 택시를 이용해서 숙소에 도착한 후 서로가 요금이 비싸게 왔느니 싸게 왔느니 하며 시끌시끌했다.
이곳에서는 타기전에 얼마에 갈 수 있는지 흥정을 잘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작정 탓다가는 바가지를 덮어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짐을 풀어 놓고 새벽 사원으로 가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누어 ‘챠오프라하강의 승선장'으로 이동했다.
한 팀은 곧 바로 도착을 했다.
그런데 우리 팀은 기사에게 도착지의 발음을 잘못하는 바람에 배가 출발하는 장소가 아닌 도착하는 장소에 내려 주었다.
전화 통화도 안 되고 해서 30분 이상 이산가족이 되어야 했다.
겨우 다시 만난 우리들은 배를 타고 건너가서 '새벽사원'을 돌아보다.
점심은 또다시 쌀국수다.
동남아에서는 음식에 특이한 향이 나므로 우리들은 이번 여행중에 주로 쌀국수를 많이 이용하였다.
그나마 쌀국수가 가장 우리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왕궁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미리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긴 줄을 서서 대여를 해야 한다.
방콕에 온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는 '왕궁'과 ‘에메랄드’사원
태국의 전통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왕궁!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에매랄드’ 사원으로 불리우는 ‘왓프라깨오’다.
역대 국왕들의 제사를 지내는 왕실 수호 사원으로 본당에는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에매랄드’ 불상이 안치돼 있다.
일 년에 세 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국왕이 불상의 옷을 직접 갈아입히는 의식을 거행한다고 한다.
왕궁은 정말 넓다.
계속 돌아다녀도 끝이 안 보일 정도다.
날씨는 덥고 비온 뒤의 햇볕이 너무 뜨거워 미쳐 다 둘러보지 못하고 나와 차이나타운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사람이 많이 북적대긴 했지만 별로 먹을 것이 없어서 적잖이 실망했다.
식사 후에는 야시장 구경을 하다.
이어서 숙소 부근에 위치한 술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하여 일잔을 기울이다.
때마침 TV에서는 런던올림픽 축구경기 결승전 브라질과 멕시코전이 열리고 있었다.
앞서 벌어진 동메달결정전에서는 우리 대표 팀이 숙적 일본을 통쾌하게 물리치고 당당하게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 9일차<방콕 시내 구경> - 8월 12일
미니버스로 공항으로 이동을 했다.
방콕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BTS 전철을 타고 다시 ‘수완나품’공항으로 돌아왔다.
전철은 빠르고 쾌적하고 저렴하다.
방콕공항은 입국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입국심사대가 엄청 멀다.
늦은 시각이지만 공항은 대낮같이 밝고 사람들도 많다.
공항은 최신식 시설로 되어 있으며, '카오스키'라는 기계에 여권만 접속하면 보딩패스가 출력된다.
공항에 늦은 경우나 수화물이 없을 때 이용하면 출국 수속이 편리할 것 같다.
간혹 보딩패스에 출국 게이트가 적혀 있지 않을 때가 있는데, 당황하지 말고 전광판을 찾아 확인하면 된다.
출국심사(여권, 출국신고서, 보딩패스)를 하는데 무척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입국심사는 고속이고 출국심사는 완전 완행이다.
입국심사대를 지나 면세점에 들렸는데, 면세점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늦은 시간임에도 면세점의 조명은 엄청 밝다.
면세점 곳곳에는 태국 전통 건축물과 조각이 있어 시간보내기가 좋다.
하지만 너무 넓어 모두 돌아보기란 힘든다.
시간이 남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뭔가에 시선이 고정된다.
바로 지압용(마사지용) 장갑과 양말이었다.
누가 마사지의 나라가 아니랄까 봐 이런 것까지 만들어서 국제공항에 마련된 상점에서 판매까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양말과 장갑 모두 좌우 구분이 되어 있고 발바닥과 손바닥 위치에 따라 그 효과가 친절하게 적혀 있다.
가격은 얼마 비싸지 않았다.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는데 09시 40분에 탑승 call이 울린다.
10시에 탑승하여 10:40 방콕 공항을 출발하였다.
라오스는 우리 나라에 비하여 발전이 안된 곳이다.
수도라지만 아직도 비포장도로가 즐비하고 공장이 없어서 생필품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을 한다.
자연에서 채취하는 농산물과 임산물, 그리고 어족 자원으로 생활을 하는 순박한 사람들이다.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만 있으면 만족한 삶이라고 생각하니 바락 바락 악착같이 돈을 벌 생각도 하지 않는다.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고 들어오는 곳도 정전이 밥먹듯이 자주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60년대와 흡사한 풍광이었다.
오래된 금빛 사원과 오렌지색 법복을 입은 승려, 휘황찬란한 쇼핑몰과 미식가의 혀를 자극하는 인터내셔널 레스토랑, 과거와 현재가 뒤엉켜 고유의 매력을 뽐내는 방콕은 언제 들러도 새롭다.
입국시 공항에서 담배 지참만 규정을 지킨다면......
늘 새로운 에너지와 자극을 발산하는 이 오래된 도시는 오랫동안 여행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태국은 그렇게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소박한 풍경 속에 담겨진 '수상시장'의 정겨운 모습과 화사한 황금빛 왕궁까지 그 모든 것이 태국의 얼굴이다.
그 얼굴이 좋아 우리는 태국을 수없이 찾으면서도 늘 그리움을 품고 사는지도 모른다.
20:3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였다.
갈때와 비교하여 '홍콩'을 경유하면서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생도 많이 했고 정해진 루트가 바뀌는 바람에 계획된 일정이 차질도 많았다.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로 가고 싶은 세계의 배낭여행지 52곳 중 1위를 차지한 라오스와, 미국 유명 잡지사가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2년연속 1위를 차지한 방콕을 둘러보는 귀중한 경험을 쌓은 여행이었다.
전 일정 8박 9일 중 2박은 버스에서, 6박은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 빡뺑, 치앙라이, 방콕의 숙박 여행으로 사건도 많았고 경험도 풍부하게 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추억 쌓기 여행이었다.
첫댓글 송이골님 에피쇼드를 곁 들인 장문의 글솜씨와 섬세한 배경설명으로 지루하지 않게 잘읽었으며 여행작가로 데뷔해보셔도 손색이 없겠네요? 추석 연휴동안 편안하게 태국과 라오스 여행을 잘하고 갑니다. 차후 여행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믿습니다.감사합니다.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면 다녀온 여행지의 풍광이 희미해 졌습니다.
여행 후기를 작성해서 먼후일에 읽어보면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새로운 추억이 살아나서 감흥이 새롭습니다.
파노라마 처럼 한장면 한장면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재미 때문에 공짜로 그 곳을 또다시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 하시네요
여행후기 잘읽었습니다
여행을 두번 한것같아요
메콩강이 눈에 선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15번의 해외여행후 시간 여유가 있을때는 비교적 상세하게 여행후기를 작성 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 정리한 유럽과 러시아,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기는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사진만 남아 있고 그 때의 강렬한 감흥은 많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물망초님!
[메콩강]의 추억을 살리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