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
공업을 주체로 발전해온 공업사회에서 벗어나 정보산업을 주체로 하며 다양한 정보의 생산과 전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회.
사회의 정보화는 공업화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거나 공업화가 완료된 사회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정보사회는 공업사회의 다음 단계로 생각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사회는 미국의 사회학자 D.리스먼의 표현대로 탈공업사회(脫工業社會:post industrial society)라고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정보사회란 사회의 발전단계설을 근거로 한 문명사적 규정(文明史的規定)임을 알 수 있다. 즉 정보사회라고 할 때는 인류사회는 전(前)문명사회에서 농업혁명을 거쳐 농업사회로, 이어서 산업혁명을 거쳐 공업사회로, 다시 정보혁명을 거쳐 정보사회로 이행하듯이 단계적으로 발전해 간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거기서는 인류문명은 이제까지의 ‘사람의 손과 근육 에너지 및 그 대체물인 기계를 생산수단으로 공업이 만들어낸, 실체가 있는 물질중심의 문명’에서 ‘인간의 두뇌나 지적 창조력을 생산수단으로 정보산업이 만들어내는 무형의 정보가 주체가 되는 문명’으로 전환되어 간다고 생각되고 있다.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정보사회로의 전환이 이미 현실문제화되어 왔다. 이른바 공업화는 18세기 말부터 시작하여 세계적인 규모로 진행되어 2세기 후인 오늘날에 와서는 공업화되지 않은 지역은 매우 드물게 되었다. 그 진행은 지역에 따라 다소의 차는 있으나, 미국 ·영국 ·캐나다 ·스위스 ·독일 ·일본, 스칸디나비아 여러 나라와 베네룩스 3국 등에서 특히 현저하다. 이러한 나라에서는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자 정보산업의 발달과 정보의 전달 및 처리에 관한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정보혁명이 급속히 진행되기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공업사회로부터 정보사회로 이행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금세기 말에 이르면 이들 나라는 완전한 탈공업사회(정보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공업화의 성숙이 제1차 산업(농림 ·어업)을 축소시킴으로써 인구를 농업지역에서 공업지역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시켰다.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도시는 점차 광역화(廣域化)되고 구조가 복잡화되었으며 거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매우 다층화(多層化)되었다. 이러한 도시에서 생활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갖가지 정보가 필요하고 또 능률적인 정보의 전달과 수용수단(受容手段)이 필요하게 된다. 제2차 산업(공업)에 있어서의 기억장치와 자기제어기능을 가진 자동기계의 채택(오토메이션)은 많은 노동자를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켜 물적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를 상대적으로 축소시켰다. 이 제2차 산업에서 발생되는 잉여노동력은 제1차 산업으로부터 파생되는 것과 함께 제3차 산업에 돌려졌으며, 이와 같은 사정은 제3차 산업인 정보산업을 급속히 성장시켰다.
프린스턴대학의 F.매클럽에 따르면, 미국은 교육산업 ·연구개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정보기기 ·정보 서비스 등 지식산업(정보산업)에 대한 지출이 이미 1,364억 달러, 즉 국민총생산의 30.4 %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다. 매클럽이 제시한 정보산업 중에서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매스컴 산업의 성장은 정보전달기술의 진보에 의하여 촉진되었다. 컬러텔레비전, 방송위성, CA텔레비전(유선 텔레비전), FM, 테이프레코더와 스테레오레코드, 비디오테이프, EVR(전자녹화장치), 컬러 사진, 고속윤전기, 팩시밀리 등의 개발과 더불어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매우 다양한 미디어가 성립되어 대량의 정보가 범람하게 되었다. 이렇게 성립되는 정보사회의 특질은 지적 생산물로서의 정보가 상품화됨과 동시에 물적 생산물로서의 상품은 반대로 정보화되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공업사회에서는 실체가 있는 물적 생산물만이 상품으로 인정되고 지식이나 정보와 같이 외연량(外延量)도 없고 계량할 수도 없는 것은 상품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각종 정보산업이 만들어내는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 디자인, 조사정보, 특허권, 컴퓨터 프로그램, 광고 등과 같은 정보가 훌륭한 상품으로서 매매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물적 생산물인 상품의 가치가 원료나 재질(材質)과 같은 물질적인 요소보다도 아이디어나 특허권, 디자인과 같은 정보적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것은 상품이 일종의 심벌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품은 ‘물질’로서의 기능보다는 그것이 소비자의 생활에 가져다 주는 ‘의미’에 따라 매매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투하된 원료나 노동력만으로는 계측할 수 없게 되었다. 정보를 생산하는 경우 원료나 생산수단에 해당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두뇌이다. 그러나 그 능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같은 노동시간을 소비한다 해도 완성된 정보의 질은 당연히 다르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정보가 상품으로 매매되는 것은 이제까지 계량하기가 어려워 공짜처럼 다루어져 왔던 인간의 정신적 노동의 가치가 금전적으로 평가되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정보사회는 인간의 지적 창조력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조직의 체질도 또한 변화하게 된다. 정보사회에서의 생산기업은 컴퓨터의 도입에 의하여 각 부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실시간(實時間)으로 중앙에 집중시켜 그 정보로 생산과 판매과정을 제어하게 된다. 인간은 시시각각으로 모여드는 정보를 판단하여 기계에 지령해 주기만 하면 된다. 즉, 기업은 ‘정보가 흐르는 체계’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기업활동은 거의 의사결정 행위의 연속이 되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정보의 수집이나 가공, 판단이 중요 업무가 되며, 이로 인하여 연구 ·조사부분이 중시된다.
한편 상품의 심벌화 경향은 상품의 의미를 부여하는 기획부분이나 광고부문을 클로즈업시킨다. 이들은 모두 창조적 노동을 하는 ‘생각하는 부문’이다. 정보산업에서도 이 경향은 같다. 예를 들면 컴퓨터 산업에서도 하드웨어(전자계산기의 연산장치와 기억장치 등 기계부분)가 극한까지 발달한 오늘날에는 소프트 웨어(프로그램과 같은 계산기의 운용)가 중시되기에 이르렀다. 매스컴 산업에서는 이제까지 정보전달기술에 비중을 두어 왔으며, 그것이 산업의 위치를 결정하였으나, 정보전달 기술의 혁신과 함께 미디어의 융합이나 다양화가 진행되자 역시 내보내는 정보의 내용이 문제가 된다.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나 정보의 내용을 만들어 내는 것은 역시 인간의 창조력이다. 그러므로 정보사회에서는 모든 기업에서 인간의 창조성이 중요시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조직은 인간의 창조성을 최대한 개화시키는 조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연공서열적(年功序列的) ·위계서열적 관리조직은 붕괴되고 자유롭고 능력주의적인 조직이 주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톱니바퀴의 하나로서 소속되었던 획일적 조직에서 해방되고 육체노동 ·단순노동은 창조적 노동으로 바뀌어, 사람들은 삶의 보람을 발견할 것이다. 그런 뜻에서 정보사회는 인간을 소외로부터 해방시킬 가능성을 지닌, 인간회복의 사회가 되리라 기대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정보사회 [information society, 情報社會]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첫댓글 인간의 창조성이 중시되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