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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지 않는 나무라도 해갈이중일지 모르니 함부로 베지 말라는 아버지 말씀이 아직도 숲에 남아 수런대고 있습니다. 자식은 해갈이 없이 생을 피웠지만 언제나 해갈이 중이시던 아버지 이제는 해갈이 끝나고 저승의 어느 산모퉁이에서 꽃 피워내고 있습니까.저승저쪽 등불 켠 듯 환한 것은 아버지가 지금 한창 꽃으로 피어나고 있기 때문일 테지요.' ......(이후 생략) |
◆ 노인들 중풍예방지팡이로 사용했던 효성의 감태나무(학명:Lindera glauca)
꽃망울 터뜨려 봄소식 전해오는데 감태나무의 갈색 단풍잎 아직도 이상하게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달려 있다. 새싹 나올 때 까지 잎 달고 있는 이유를 잎자루와 가지사이의 떨켜가 잘 발달하지 않아 그렇다는 얘기하나 원인 잘 모른다. 감태나무는 녹나뭇과의 갈잎 떨기나무로 생강나무속에 속한다. 감태나무의 마른 잎 사이로 바람 스치면 잎사귀 서로 부딪치는 사각거리는 소리 귓가에 맴돈다. 나무껍질은 매끈하고 회백색으로, 만져보면 단단하다. 원래 산 동백 생강나무 닮아 백동백이라고 불렀으나 동백나무 가운데 하얀꽃을 피우는 나무와 혼돈하지 않도록 황해도 사투리를 나무이름으로 사용하였다는 얘기가 있다. 진하지는 않지만 바다에서 나는 감태의 냄새도 난다. 털모자 감태, 검은 테 생긴다고 가무태나무, 벼락을 피하는 나무라고 피뢰목, 천둥, 번개, 벼락칠 때 잘 자란다고 뇌성목, 향기 때문에 산향목, 노화예방 효과 있다하여 노래홍, 햇가지 곧게 자라 연장 자루에 쓰이거나 노인들의 지팡이로 만들어져 사용되기도 하며, 곡식 털어내던 그 도리깨 열 나무, 또 구황식용으로 이용되었다니 새삼스런 나무다.
실제 감태나무를 토막내어 서로 부딪쳐 보면 쇠가 부딪치는 소리처럼 청청한 소리가 난다. 감태나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다워 옛날에 윷놀이 할 때 감태나무로 윷을 만들어 집어 던지면 서로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로 윷놀이에 흥을 돋우었던 우리 민족 풍속 간직해온 나무다.
잎, 줄기, 열매, 뿌리 모두 약용되며 녹차로 이용할 수도 있다. 감태나무는 독성이 없는 안전한 약나무로서 중풍을 낫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도 도와준다. 특히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관절염 근육통 타박상 산후통 골다공증에 효험 있다고 한다. 털조장나무, 기름나무도 생강나무속에 속하나 장산에서는 보기 어렵고, 비목나무와 감태나무, 생강나무가 장산의 3형제나무로 많이 만나는 나무이다. 장산산림욕장에서부터 양운폭포에 이르는 등산로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장산 해발 200m아래 양지 바른 곳이면 쉽게 눈에 띈다. 장산휴식년제 시행에 따른 훼손 금지 수목으로 지정하여 자연자원 활용할 줄 아는 지혜 쌓기를 바란다. 벚꽃 만개한 4월인데도 떨어질 줄 모르는 단풍진 잎 필시 무슨 연유 있으련만 모르니 답답하다.
장산의 감태나무 군락지 3월의 끝인데도 단풍진 나뭇잎 아직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 장산에 꼭 있어야 할 노간주나무(학명:Guniperus rigida)
장산 초입 심우정 앞 양운폭포 바위위에 이름표 달고 부흥봉 산기슭 군락 이루는 나무 있다.
나무가운데 버티는 힘이 좋고 산비탈이나 석회암지대 등 메마르고 건조하며 척박한 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우리 선조들이 소코뚜레를 만드는데 사용했던 나무로 리기다소나무는 아니다.
'juniper'라 하는 서양노간주나무 열매를 희랍시대부터 술 향기를 내는 데 사용하였다하는데, 우리의 노간주나무 열매(杜松實)도 gin을 만드는데 모자람이 없다. 씨앗으로 짠 기름은 무척 향이 좋아 노간주(杜松酒), 노간주유(杜松油)의 원료가 된다. 기후변화는 환경을 변화시킴은 물론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살기 좋은 환경 만드는 장산생태 숲 조성에 어떤 나무들을 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아직도 용재림 우선의 산림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생명들 사이의 상오작용관계 자연이치 공부 더 해야 한다. 토양을 고려하고 건강(피톤치드와 음이온)도 생각하며, 자생력 확인하는 나무, 장산의 자연자원 가치 높여 주는, 너덜겅 물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숲 지킴이 장산의 나무로 선정해둔다.
장산에 이런 나무들 있어 푸른 숲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아버지의 수런거림 이해하고 구민 배려할 줄 아는 이런 나무 같은 사람이 이번에는 해운대구정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