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반딧불이의 희망
●“반딧불이가 위험해요” 반딧불이 서식지 장산습지를 보호하자!
우리 가까이에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 왔던 반딧불이가 언제부턴가 흔치 않은 귀한 존재로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됐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의 곤충으로 꽁무니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흔히 개똥벌레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큰갈색반딧불이, 애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북방반딧불이, 왕꽃반딧불이, 꽃반딧불이, 늦반딧불이등 8종이 서식한다. 그러나 장산산지습지에 나타나는 것은 애반딧불이(Luciola lateralis), 파파리반딧불이(Hotaria papariensis), 운문산반딧불이(Luciola unmunsana), 늦반디불이(Pyrocoelia rufa)등 4종으로 보존회에서 관찰 확인하였다. 그런데 구청의 용역보고서에는 서식사실조차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동안 반딧불이 보호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해운대 환경 지표종으로 선정하고 서식지의 훼손을 막는 조치는 물론 청정지역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태종대와 금정산 그리고 이기대에서는 반딧불이서식지를 보호하고 관찰지도 안내하고 있다. 이웃 기장군청은 장안사계곡에서 반딧불이 축제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관광자원화에 애쓰고 있다.
장산의 반딧불이 보존을 위해서 장산반딧불이 보존회를 이끌며 15년간 연구해 오신 김영주 전 해운대여중교장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보호를 위한 지혜들을 모아보고자 이 글을 쓴다
●형설지공(螢雪之功 : 고생 속에서도 꾸준히 공부하여 얻은 보람의 뜻) 이야기
진(晉)나라 효무제(孝武帝)때, 어려서부터 성실하고 생각이 깊으며 학문에 뜻이 많은 차윤(車胤)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하여 낮에는 일을 하여 살림할 돈을 벌었고, 밤에는 학문을 하기 위하여 반딧불이를 잡아 명주 주머니에 넣어 그 빛으로 공부하였다.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훗날 이부상서(吏部尙書)의 벼슬까지 오르게 되었다. 또한 손강(孫康)이라는 사람도 어려서 부터 학문에 뜻이 있었지만 집안형편이 너무 가난하여 호롱불 밝힐정도의 기름도 없어서 겨울이 되면 창가에 앉아 밖에 쌓인 눈에 반사되는 달빛으로 공부를 하였다. 그는 이처럼 힘들게 공부를 하였고, 또한 사람이 청렴결백하여 허튼 사람들과 사귀지 않아 훗날 어사대부(御史大夫)의 벼슬에까지 올랐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螢雪之功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바른 마음과 노력하면 희망의 길은 반드시 열려지기 마련이다.
●장산생태계 보전지표로서의 반딧불이 가치를 깨닫자.
반딧불이는 주변에 하천(계곡)등 수계를 끼고 있으면서 논 밭 초지 등 인간과 가까운 오염 없는 토양의 청정지역에서 사는 곤충이다. 최한복의 수영8경에 나오는 재송직화(裁松織火)는 장산의 반딧불이를 소재로 한 글이다. “재송동 추야장에 관솔불 밝혀 놓고, 실솔성성도 베를 짜고 직녀성도 베를 짠다. 송림 뚫고 비친 직화, 초원형화 짝을 지어 청류강상(淸流江上) 건너오니 재송직화(栽松織火)가 이 아니냐”. 로 읊고 있어 반딧불이가 얼마나 많았으면 베짜는 등불에 비유되어졌을까?
신도시가 들어서고 장산이 개방된 후 반딧불이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원인은 장산억새밭 주변에 무분별한 농약살포와 제초제 사용 및 항공방재로 인해 반딧불이의 먹이 번식이 방해받고, 반딧불이의 생태환경을 악화시킴으로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이다.
반딧불이 애벌레는 농약을 치지 않는 물웅덩이나 논, 습지에 살면서 물달팽이와 우렁이, 다슬기를 먹고 산다.
아름다운 미인은 이슬만 먹고 산다는 이야기처럼 반딧불이 성충이 사는 기간이 10일~15일 정도 밖에 되지 않으나 그 기간 동안 먹이를 거의 먹지 않고 이슬만 먹는다니 미인곤충일까?
반딧불이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불빛을 내는데 가로등, 자동차 불빛 등 과도한 인공조명은 야행성의 곤충 활동에 장애를 주고 반딧불이의 사랑을 가로막아 짝짓기와 산란에 지장을 준다.
장산 어디서나 반딧불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때 인간과 자연의 공존공생 관계는 이루어 질 것이며, 사회적 갈등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배려 할 줄 안다면 말이다.
생태계의 균형유지를 위한 장산 생태계보전지표로 선정하고 반딧불이 번식에 대한 창의적인 계획들을 수립해보자. 그러면 곤충산업(화분매개, 천적, 지역행사, 애완, 의약 등)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고, 또 반딧불이 체험학습으로 평생학습도시 이미지 제고의 기회도 될 것이다.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를 함께 부르며 오는 광복절 저녁에 출현지에서 추억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
이 사진은 2008년 7월4일 alphoto님께서 촬영http://blog.naver.com/alphoto/30033457546에 올려 놓은 해운대 장산 반딧불이다. 종류는 파파리반딧불이로 추정되며 위치는 마고당 오르는 입구 오른쪽 동북편 숲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