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이재익
추사 선생 제주 적거謫居* 2년 후
부인 별세 소식에 눈물지으며
금옥같은 아리따움 수선화 향에 담아 밀봉하고.
소동파에 시공을 초월한 동병상련*
초의선사와 누옥陋屋 다회茶會는 원초적 교유.
제자 이상적*이 청淸나라 귀한 책들 구해
큰 바다 건너 초췌한 스승께 전하니,
'권리權利 쫓는 인정人情'* 태사공의 말이 틀렸도다.
'세한도歲寒圖'*는 신의信義와 우정의 보전寶典.
누군들 그 앞에서 숙연하지 않으리,
벗이여, 인간승리 축배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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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作 노트 ]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 1661은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 선생이 유배생활, 적거지謫居地.
* 김정희는 경주 김씨. 정조 10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고, 고조부 영의정, 증조부 월성위는 영조의 사위, 부친 김노경은 이조판서 명문가 출신이다. 자신은 실학자 박제가의 제자였고, 병조 참판(차관급)을 지내다가 정치적 이유로 유배됐다.
* 당시 세도가 안동김씨의 시기와 미움을 받아 10년 전 마무리된 한 정치적 사건(부친 김노경 관련 사건)을 트집 잡아서 헌종 6년 1840년에 당시 55세 되던 해 9월 유배에 처해졌다. 이야말로 황당한 연좌제다. 1848년 12월에 햇수로 9년, 만 8년 3개월 만에 석방됐다.
3년 후에 다시 함경도 북청에 귀양 가서 1년을 살고 돌아와 과천 과지초당에서 거처하다 1856년 10월, 71세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했다.
* 소동파 동병상련 ; 북송시대 소동파(본명 소식, 1037~1101)가 중국 최남단 하이난도에 귀양 간 처지를 시공을 초월해서 슬퍼하였다.
* 권리 쫓는 인정 ; 漢나라 역사가 태사공 사마천이 "권세와 이익을 쫓은 사귐은 權利 다하면 멀어진다" 라고 한 말이다.
* 세한도歲寒圖 ; 추사 김정희가 제자인 역관 이상적李尙迪의 변함없는 의리를 날씨가 추워도 늘푸른 기상을 지닌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에 비유하여 1844년 제주도 유배지에서 답례로 그려준 이 그림은 국보 제180호로 지정돼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 제주도 대정읍 유배지 유적에 있는 김정희 선생 동상
제주 귀양처에서 그린 세한도, 그림의 좌측에는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를 한문으로 적었다.
추사 김정희 선생과 해남 대흥사 초의선사의 다회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