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카우보이의 노래>는 굳이 따지자면, 장르는 서부극이요, 형식은 옴니버스다. 왜 ‘굳이 따지자면’이냐면, 서부극의 관습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있음은 물론, 여느 옴니버스 영화처럼 에피소드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각기 다른 매력의 단편영화가 죽 나열되어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렇게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다. 서부극의 시각적 장치들(총잡이, 광활한 대자연, 모뉴먼트 밸리의 푸른 하늘과 붉은 땅, 원주민 인디언과 백인 간의 갈등 등)은 그대로 재현하되 그 안에서 시네아스트이자 이야기꾼인 코언 형제의 차갑고도 유머러스한 세계관을 담은 영화라고.
<카우보이의 노래>는 마치 ‘옛날 옛적 서부’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법한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다. 6개의 영화는 매번 책장을 넘기면서 시작되고 한 편의 영화가 끝나면 어느새 그 에피소드가 실린 책의 마지막 페이지 장면으로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다음 책장을 넘기면 이어서 또 다른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엄청 고전적이지 않은가. 책장을 넘기면서 시작되는 영화라니! 코언 형제는 서부 개척 시대를 다루는 영화이니만큼 매우 고전적인 장치로 우리를 시네마의 세계로 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