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코리아 둘레길 4,500km 첼린지가 시작됐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잇는 한반도를 한바퀴 도는 국토종주길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카카오톡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각종 이벤트를 묶어
오는 2024년 9월부터 코리아 둘레길 종주 첼린지를 시작한다는 안내의 톡을 받았다.
아마도 전국민에게 안내의 톡이 날라 갔을 것이다.
나는 이 길을 내 인생에 꼭 해 보고 싶은 일로 다짐하고
2023년 11월29일 부산 오륙도에서 걷기 시작하여 지금 강원도 강릉시에 도착한 것이다.
나는 내 생애 하고 싶은 일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 없이 높은 히말라야 설산을 올라 보고 싶었다.
그래서 2016년 5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올라
하얀 설산의 연봉들을 보고 내려 왔다.
그리고 4년의 기간에 걸쳐 백두대간 종주를 끝냈으며 제주 올래길도 완주했다.
이제는 코리아 둘레길 4,500km 도전이다.
코리아 둘레길 도전은 내 인생 후반부에
긴시간 먼거리를 걷는 여정이 될 것이다.
나의 또 하나 버킷리스트이다.
- 걸었던 날 : 2024년 8월 18일(토)
- 걸었던 길 : 해파랑길 37코스. (안인해변-강동초-정감이숲길-오독떼기전수관)
- 걸은 거리 : 19.4km(약 30,000보, 5시간)
- 누계 거리 : 538.8km.
- 글을 쓴 날 : 2024년 8월 22일.
강릉시는 강릉바우길을 만들었는데 동해바다 해안에서 백두대간 대관령과 선자령을 잇고 넓은 광활한 강릉의 전지역를 고루 걷는 강릉만의 트레일을 만들어 놓았다.또한 대관령의 소나무 숲길과 해변의 해송 숲길을 이름하여 "솔향강릉"이라는 특화된 이름도 지었다.지금은 KTX를 이용하여 수도권에서 쉽게 강릉까지 갈수 있고 주변의 여러 관광지를 돌아 볼 수 있어서 제주도 처럼 관광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곳이기도 하다.전남 완도가 고향인 어떤 친구는 국가직 공직자로 근무하고 강릉에서 퇴직하면서 이곳에 정착한 친구도 있으니 경치도 좋아 사람 살기 좋은곳인가 보다.
오늘 내가 걷는곳은 안인해변에서 오독떼기전수관까지 강릉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또한 강릉 바우길 6~7구간이기도 하다.해변에서 벗어나 강릉 내륙의 이름난 유적지를 둘러 보기도 하는데 해안가에 있는 군공황과 강릉 화력발전소(에코발전소)를 우회하기 위한 길인듯 했다.이번 37코스는 어찌보면 재미가 덜한 길이기도 하다. 안인해변을 벗어 나면 농로길을 따라 꼬불꼬불 걷다가 오독떼기 전수관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강릉 굴산사지 당간지주를 만난다.당간지주는 고대 사찰에서 법회등 중요한 행사때 불화를 그린 깃발을 높이 매어 세우는 깃발의 지주대인데 국내에서 현존하는 당간지주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하니 이곳 굴산사의 규모가 대단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길 양옆으로 소나무가 도열하여 꿈틀거린듯한 모습은 걷다가 지친 길손들을 미친듯 한호하면서 환영하는 형상이다.굴곡진 소나무에서 진한 솔향기를 느끼며 오독떼기 전수관에 도착했다. 전수관은 마을회관과 나란히 있었고 마을회관 한켠에 강릉바우길이나 해파랑길을 걷는 트레일러들에게 휴식하는 쉼터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오독떼기는 강릉민요 논맴소리이다.(1988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오독떼기 전수관앞 굴산사터를 탐방했다. 굴산사는 신라 문무왕 13년(847년) 범일국사가 창건한 사찰인데 1,113년 거란의 침입때 소실되었다가 1,983년 농업용수로 공사 당시 발굴 작업을 거쳐고 1998년 굴산사 부도탑을 해체 복원하여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굴산사지 승탑은 범일국사의 사리탑이며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이다.나는 얼마전에 전남 구례 연곡사 동승탑(국보 53호)을 관람한적이 있어 사리탑을 서로 비교하며 더 친근하게 관람하고 합장했다.(현판글 참조)
단아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서 있는 승탑의 모습에서 석공의 예술혼이 느껴지며 엄숙함이 밀려든다. 천년이 지난 이 시각에도 빛이 나는 예술작품을 보는듯 했다.쉽게 표현하기 힘든 멋진 모습이지만 다소 안일하게 국보를 보전 관리하고 있는 모습이 다소 실망스러웠다.
굴산사 승탑에서 앞으로 내려다 보이는 너른 지형들은 아마도 굴산사 터로 짐작된다. 수령을 알 수 없는 큰 소나무가 언덕위에 서서 굴산터를 내려다 보고 있다.그리고 주변에는 범일국사 탄생 설화를 담은 학바위와 처녀가 범일국사을 잉태하게 한 석천(바위 우물)도 재현되어 있다.삼국유사에 나오는 "임영지","조당집"등의 여러 지명들이 강릉지역에 분포 되어 있다는 현판글의 설명도 있다.
굴산사터를 보고 떠날 무렵 승용차 한대가 도착하는데 중년 남녀 세명이 내리고 곧장 트레킹 복장으로 걷기 시작한다. 아마도 강릉 바우길을 트레킹 하는것 같다. 나는 이제 일곱번째 해파랑길 출정과 23일차 트레킹을 모두 마쳤다.연속 4일간 걷는 내내 땀나고 힘도 들었지만 걷는 즐거움은 늘 새롭고 내 인생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어 행복하다.광주로 돌아가는 길에 청주시에 들러서 "유생촌 청주본점" 대표 유영철사장을 만나 담소하고 술도 서너잔 나누고 귀가 했다.
2024년 8월 22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