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여자
백 덕 순
청보리 냄새가 나는
풀잎 같은 여자가
꽃등 들고 새벽 강 건너와
젖은 목소리로
우리 엄마라고 불러 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가슴이 뛰고 그냥 눈물이 나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
다 해주고 싶은 아들의 여자
내가 알고 있는 말 중에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
꽃보다 고운 너에게
일평생 바라보기만 해도 좋을
내 아들을 주어도 할 말이 없어
보석 같은 너를 보면 그래
청보리 냄새가 나는
풀꽃 같은 나의 사람아
내 아들의 여자가 되어 고마워.
자화상
백 덕 순
꽃다운 청춘이야 가건 말건
세월이 빨리 갔으면 할 때도 있었으리
서러움도 눈물도 많았던 그때
스스로 만든 한도 많았으리
아들 셋 홀로 등지고
비틀거릴 때도
달이가고 해가 가도 무거운 짐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으리
철철이 가슴에 맺힌 한
마디마디 눈물로 풀어내고
뜨거운 사랑을 알았노라
세월이 약이 될줄 알았더라면
원망의 뿌리도 내리지 않았으리
기쁨도 슬픔도 다 지나가는 바람
눈물은 행복의 씨앗이라고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준
나에게 나는 진실로 고마워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두만강
백 덕 순
한 많은
두만강 푸른 물이 물이겠는가.
총부리 등지고
자유를 찾아가는 사람들 생명의 강
두만강 뱃놀이가 놀이겠는가
어젯밤 일은 난 모른다고
유유히 흐르는 눈물의 강
두만강 푸른 물이
탈북자의 눈물을 싣고
한강 다리 하나 건너고 있을까
죽음과 자유의 갈림길
저 푸른 두만강을 눈앞에 두고
몸 하나 못 가누어 줄
민둥산 하에 몸을 숨기고
어둠을 기다리는 탈북자들
언제 쏟아질 줄 모르는 총탄
밤의 전쟁을 준비하는
두만강 푸른 물이 물이겠는가
두만강 뱃놀이가 놀이겠는가 !
전남 여수 출생
2004년 월간한맥문학 시부문
계간문예작가회 이사. 창작산맥 자문위원.
종로문인협회 홍보부장. 강서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의 집 서울 회원.
한국시인연대 회원.
시집 <꽃지의 연인> 공동작품집 시인부락 외 다수
수상. 한국문협 서울시문학상. 상상탐구 작가상.제1회 북한인권문학상.
주소 07733 서울시 강서구 등촌로 13나길 39. 502호 (예인아트빌)
이메일 bds1117@hanmail.net
전화번호 010-6353-0650
첫댓글 백덕순 시인님,
삶이 시가 되어 잔잔히 흐릅니다
아픔과 애환도 지나고 보면 한 편의 애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가 되지요 잘 음미하고 갑니다 ^^ ^^
고맙습니다 .
추석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