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전 세계가 보는 눈 앞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그 안에 있던 학생들과 승객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믿고 있다가...
그리고 9년이란 시간이 맥없이 흘렀다.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
진상규명없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서.
이런 답답한 마음은 9주기를 맞는 누구나가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새벽 6시, 서울에서 참여하는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31명을 태운
버스가 달리는 도로는 안개로 자욱했다.
'기억의 숲'에서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순례가 시작되었다.
추모식은 안병호팽목바람길 위원장의 사회로 임남곤 공동대표님의 여는 인사와
세월호를 기억하는 강진시민 모임 노래하는 사람들의 이범용님의 노래와
성요셉문화고등학교 학생과 선생님의 오카리나, 클라리넷 연주가 있었다.
성요셉문화고등학교 선생님과 학생 오카리나 연주
추모식이 끝나고 팽목 바람길 순례 시작을 알리는 강진에서 활동하는 풍물패연합이 사물놀이로 길을 열어 주었다.
순례단은 기억의 숲에서 세월호 기억관까지 바람길을 걸었는데 경찰 한 분이 먼저 자동차들을 안내하고,
순찰차가 앞장서서 길을 열어 안전하게 안내했다.
바람이 쉼없이 불어서 바람길이라는 걸 실감하고 걸어가는데,
논마다 노랗게 피어있는 유채꽃이 노랗게 웃고 있는데 그 웃음을 웃음으로 맞아들일 수 없어 슬펐다.
기억관에 도착해서 풍물패연합의신명나게 넋을 달래주자며 '얼씨구 얼씨구 좋다 좋다 지화자 좋다'외치며 사물놀이를 했다.
이어서 광주시민상주모임의 박미자님의 사회로 세월호 9주기 팽목기억식이 시작되었다.
전남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의 동화낭독회로 임정자작가의 '복자할머니',
세월호가족협위회운영위원장의추모사를 전기열님이 대독하고, 오상록님의 추모 노래, 팽목바람길 임정자 작가의 발언이 있었다.
진도여객터미널 공사가 6~7월 개관을 목표로 진행되고, 현재의 세월호 기억관이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옮겨가게 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했다.
강진 풍물패연합의 넋을 위로하는 사물놀이
이어서 안오일 작가의 동시 '윤슬' 낭송이 있었고, 하연화무용단 대표가 소리 양일동선생님,
징 김진관선생님과 함께 살풀이춤 공연을 했다.
고운 한복에 흰 버선발로 한 걸음 한 걸음 한을 풀어주는 동작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다음은 강진 활동가 신원섭님의 발언을 듣고, 4시16분에 전국에 울리는 사이렌에 맞춰 참가자들은 모두 묵념을 했다.
사회자의 '끝까지 함께. 반드시 진실'이라는 선창에 따라하며 진실이 밝혀질 그 날을 위해,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나아가자는
결의를 다지며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기억의 벽에 새겨진 희생자 이름 초성에 페인트 칠하기 작업한 김환영, 송수연, 오세란, 오시은, 유하정, 전경남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9주기 팽목항 기억식을 준비해주신( 여러 부스를 마련해서 체험하게 하고, 차와 간식, 떡을 준비해준)
강진, 진도, 전남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태호, 오시은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