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작은책방과 작은알자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올해의 프로젝트 <나의 프랑스식 하루>.
지난 5월에 이어 2회차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와인과 요리에 관심있는 전국의 미식 독서인 여러분들이 함께해주셔서 이번에도 풍성하고 화려한 모임이 이루어졌는데요.
메뉴를 받아보니 지난번 모임과는 전혀 다른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두 번 모두 참석하는 제가 승자인 듯 싶네요...ㅎ....
프랑스 요리를 10년 넘게 해왔지만 비건식이라는 특징, 또 한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 라는 점을 어울러 하지희 셰프만의 새로운 메뉴로 꾸며지는 식탁이기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본 듯도 하지만....또 전혀 새롭기도 한 그런 요리들이 준비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은 한결같이 어쩜 그렇게 맛이 있는지요....
셰프가 직접 기른 타이 바질과 스위트 바질을 듬뿍 넣은 한여름의 바질 토마토 샐러드....특별한 가미없이 올리브오일과 소금, 후추 등의 밑간에 우리 간장을 살짝 곁들였다고 하는데 너무 상큼하고 맛있었어요.
렌틸콩과 문경사과, 양파, 그리고 루꼴라가 들어간 샐러드는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렌틸콩이 우리 몸에도 좋고 다이어트 식으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맛있는 식재료인지 저는 처음 알았어요. 듬뿍 퍼먹었습니다.
멀리 경기도 파주와 양주, 고양시 등에서 모여서 오신 선생님들.
곧 정년퇴직을 하고 평일에도 맘껏 이런 곳을 다닐 수 있다는 기대감에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퇴직 후 내년에 유라시아 자동차 여행을 꿈꾸신다는 선생님 말씀에 완전 박수를 보내드렸지요.
신이현 작가님은 잠시 프랑스 알자스에 다녀오시느라 행사 전날 귀국하셨는데요,
매우 고단하셨을텐데도 열정적으로 와인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대부분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즐거운 대화가 이어집니다.
아시죠? 프랑스식 식사는 한 입 먹고 한참 얘기하다 또 한 입 먹고...그렇게 두 시간 동안 이어지는 환담과 수다의 자리라는 걸요. 또 이날은 해외파 여러 분들이 계셔서 사무엘 셰프가 외롭지 않았답니다. 스위스에서 17년 동안 일하다 최근에 귀국하신 분은 불어로 직접 셰프에게 맛있다, 고맙다, 인사를 나눠 주셨고요. 앞자리엔 또 영어 불어 통번역하시는 분이 앉아계셔서 프랑스어가 난무하는..ㅋ...진짜 프랑스적인 하루가 되었습니다.
지난 번 식사와 겹치는 메뉴는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바로 프랑스식 전식 요리인 '빠떼'였어요. 원래는 돼지고기 등을 잔뜩 넣어 만드는 육식 요리인데 이걸 콩이나 두부를 활용해 비건식으로 만든 거라고 해요. 짭쪼롬한 빠떼를 비스킷에 발라 적양배추와 당근라페와 함께 먹었더니 이미 배가 불렀습니다.
그러고도 본식으로 시칠리안 브로콜리 스파게티와 표고 오븐조림이 준비되었고요.
프랑스식 요리의 마지막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사무엘 셰프의 디저트는 황홀함을 더해주었습니다.
괴산 유기농 산딸기와 두유 크림이 듬뿍 들어간 푹신한 케이크....마치 요리 시연하듯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순간 모두가 모여들어 폰을 들이대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더랍니다.
정말 두 시간 여에 걸친 와인과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너무나 푸른 하늘이 펼쳐져있었고요. 가볍게 포도밭을 산책하며 우리가 마신 와인의 근원을 살펴 봅니다.
우리가 이렇게 먹고 마시기만 한 건 물론 아니죠...
오전엔 책방에 모두 모여 진지하게 책 이야기를 나누고 블라인드북을 한 권씩 집어 들었답니다. 오늘은 주말인데도 차가 막히지 않아 대부분 책방에 일찍 도착하셨어요. 그래서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수안보 작은알자스로 이동했습니다.
알자스의 사랑받는 아기 고양이까지 함께한 단체 사진....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호응에 힘입어 앞으로도 시즌별로 이런 자리를 계속 만들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