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종일 수필집 『아린』 > NEW BOOK YOUTUBE | 북랜드 (bookland.co.kr)
시인이자 수필가인 은종일의 반가운 네 번째 수필집 『아린芽鱗』이 6년 만에 발간되었다. 작가의 세 번째 수필집 『춘화의 춘화』 이후 여러 곳의 지면에 발표한 작품 50편을 엄선하여 실었다.
시의적절하게도 수필집 『아린』이 주는 메시지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전염병이 밀려온 지금의 시기에 딱 맞아떨어진다. 작가는 작품 전반에서 ‘아린’이란 표제 뜻 그대로 “혹한을 견디어 내는 희망이라는 잎눈과 성공이라는 꽃잎을 지키기 위한 아린의 역할이 우리 모두에게 지워져 있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용기 있게 노력하면서 세상살이의 혹한을 함께 이겨내자고 다독인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정이나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다룬 한 편의 동화와 같은 작품인 「제비꽃」 「있어도 없는」, 가풀막인 삶의 조건을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 소나무, 잡초, 꽃나무 등에서 얻는 삶의 교훈을 담은 글인 「산수유꽃」, 「등 굽은 소나무」, 「잡초를 잡다」 유의 작품이 있다. 또 믿음의 길 위에 서서 자문하는 바른 인생길에 대한 사유를 담은 「쿼바디스 도미네」, 「링반데룽」, 세계가 나아갈 바를 탐색해보는 「소용돌이」 「다윈의 깃발」 「반면고사」, 역사를 통해 만난 인물들, 공자 윤동주 소크라테스 등과 관련하여 인문학의 현실을 다룬 심도 깊은 글도 있다. 이 외에도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작가가 완성한, 수필의 재미와 의미가 살아있는 다양한 소재의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말대로 “삶이라는 뻣센 지푸라기를 씹고 또 씹듯 숙고하여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그런 작품”을 산문을 담아 독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작가의 문학 정신이 넉넉하고 풍성한 『아린芽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