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문장을 옮깁니다.
함께 나누는 침묵은 의기투합의 징표로서 공간의 고즈넉함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을 연장시켜준다.
언어는 하나가 되었던 사람들을 서로 갈라놓는다. 침묵은 그 갈라짐을 막아보지만 결정적인 성공은 불가능하다.
정신집중의 노력은 말에 부딪처 깨어져 버린다. 주의력을 일깨우는 것이 말이므로 그 때문에 정신이 흩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화는 우리를 풍경으로부터 떼어낸다.대화는 장소의 정령에 대한 배반인 동시에 사회규범을 만족시키는 수단이며 자신만의 황홀한 격리상태에서 빠져나와 안도감을 느끼는 한 방식이다.
그때 감동은 판에 박힌 말로 표현되지만 사실 그 순간 그 말과 더불어 진정한 감동은 사라져버린다.
우주와의 합일되는 느낌, 일체의 경계가 사라지는 듯한 감정은 깊은 내면의 어떤 성스러움과 관련이 있는 것인데 그 성스러움은 수다스러운 것을 두려워한다.
더할 수 없이 약한 시간의 꽃병을 깨지 않으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ㅡ걷기예찬 ㅡ디비드 르 브로통 산문집 김화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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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홀로 한적한 시골 길을 걷다 보면 내 모습이 낯설어지다 어느샌가 나는 풍경이 됩니다.
사금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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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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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장님 언제나 좋은글 안내해 주심 감사드려요
대장님 언제나 좋은글 안내해 주심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