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대표 윤여영)이 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 NC백화점 등 자사 유통 입점 매장의 매출입력 방식을 변경했다.
이랜드는 최근 정상과 행사로 나누었던 매출입력 방식을 품번, 사이즈, 컬러별로 상세하게 구분지어 서버에 입력하도록 입점 매장에 통보했다. 아울렛은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백화점은 이달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이랜드 유통에 많은 매장을 운영 중인 중가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다. 입점 브랜드 본사에 공식적으로 통보된 것이 아니라 각 매장 매니저, 점주들에게만 전달돼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주 단위로 베스트 아이템을 적어내도록 하기는 했지만 전체로 적용되면 정상과 정상+상설 형태로 다수 매장이 입점한 중가 브랜드는 민낯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체들의 얘기다.
모 브랜드 업체 부장은 "전체 제품 판매 데이터는 브랜드의 핵심 정보인데, 브랜드 본사에 형식적이라도 양해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 당황스럽다. 아직도 변경된 사실을 모르는 브랜드 업체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브랜드 업체 담당자는 "점포 담당자나 매입 쪽에 문의하니 영업본부 지시 사항이고, 각 점포 소비자 취향과 구매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일 뿐 외부 자료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이랜드가 유통업체면서 경쟁 브랜드 전개업체라는 점에서 중소 전문 업체들은 불안을 거두기 어렵다"며 우려했다.
이 같은 입점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랜드리테일 측은 시행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은 패션 사업을 전개하는 이랜드월드와는 별도의 유통 전문 기업이다. 판매 데이터 노출 등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 뿐이며, 정보 수집이 아닌 판매 관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고를 입점 업체들이 책임지는 위탁 수수료 체제에서 판매 및 재고 정보를 유통이 보고받을 명분이 없다는 시각이 많아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