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8,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2023, 총491쪽
이 책에는 서른 개의 건축물이 나온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루브르 아부다비] 미술관이다. 아랍에미리트는 7개국 연방 연합국인데 두 개의 주요 도시가 있다. 하나는 두바이고 하나는 아부다비이다. 돈많은 아부다비 사람들이 문화지구를 만들고 싶어 아부다비의 중심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사디야트섬에 미술관을 지은 것이다. 이 섬에는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 장 누벨(Jean Nouvel) 외에도 자이드 국립박물관(Zayed National Museum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해양 박물관 (Maritime Museum 안도 타다오(Ando Tadao), 공연예술센터(The Performing Arts Center 자하 하디드(Zaha Hadid), 구겐하임 아부다비(Guggenheim Abu Dhabi 프랭크 게리(Frank Gehry)등의 랜드마크가 공사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는 장 누벨이 설계한 '루브르 아부다비'만 준공되었다.
이 [루브르 아부다비]는 사막에 건축물을 짓고 주변에 바닷물을 채웠다고 한다. 건물 주변의 물은 습도를 높여 주고 온도는 낮추는 효과를 만드는 친환경 건축 디자인이다. 가운데 있는 동그란 돔 지붕을 들어내면 박물관 건물은 마치 작은 중동 마을처럼 보인다고 한다. 중동의 건축물들은 창문이 작게 뚫려서 거의 흙으로 만든 네모진 상자처럼 보이는데 그런 상자 여러 개가 좁은 간격을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렇게 좁은 간격으로 상자들을 배치하는 이유는 골목길에 햇볕이 들어가면 덥기 때문에 최소한의 폭으로 만들어서 골목에 그늘이 들도록 한다. 이 박물관도 그런 원리를 이용하여 총 55개의 박스형 건물들을 옹기종기 배치하고 중간중간에 중정을 넣고 광장 가운데로 흐르는 수로는 아랍에미리트의 고대 관개 시스템인 팔라지falaji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여 중동 전통 마을의 축소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5개의 건물들 위에 야자수 그늘 같은 지붕을 얹어서 시적인 상상력을 엄청난 기술적 힘으로 받쳐 완성했다고 한다. 저 [루브르 아부다비]만 방문해도 중동 마을의 특징과 환경과 물질, 뉴 테크놀로지가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저 곳에 가는 것을 내 첫 번째 여행 목록으로 정했다.
그리고 내가 갈 때 즈음이면 아마도 자이드 국립박물 (Zayed National Museum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해양 박물관 (Maritime Museum 안도 타다오(Ando Tadao), 공연예술센터(The Performing Arts Center 자하 하디드(Zaha Hadid), 구겐하임 아부다비(Guggenheim Abu Dhabi 프랭크 게리(Frank Gehry)도 모두 완성되어 있어 세계 건축의 최첨단과 현대와 고대가 만나는 최고의 인류 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첨단 건축물의 원리 안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강조한 철근 콘크리트의 5원칙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둥 중심의 건축(필로티pilotis 구조 포함), 자유로운 평면 구조, 자유로운 건축 입면, 가로로 긴 창문 뚫기,옥상 정원 등은 철근 콘크리트가 만든 근대 건축의 5원칙인데 이것은 1931년에 완성된 '빌라 사보아'라는 프랑스 파리 외곽 푸아시에 있는 건축물에 최초로 이 원칙이 적용되었다. 이것이 기본이 되어 오늘날의 위대한 건축물인 중국의 베이징에 있는 CCTV 본사 빌딩(렘 콜하스 디자인)과 1985년에 완공된 HSBC 빌딩(홍콩: 노먼 포스터 건축가) 등이 아름다움과 위용을 함께 자랑하고 있다.
이 책 281쪽에는 중국계 건축가 마야 린이 1982년에 건축한 베트남전쟁재향군인기념관 Vietnam Veterans Memorial이 나오는데 위치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다. 이 건축물을 소개하는 이유는 내리막길을 쭉 걸어 내려 가다보면 길의 사이드에서 땅 속으로 통하는 전쟁기념관을 만날 수 있는데 이 형태가 주는 의미가 전쟁기념관과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할 점은 이 마야 린이라는 건축 디자이너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의 디자인의 내면은 중국인의 토향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그가 빚어낸 전쟁기념관이 자연을 이용한 형태의 조화를 주장하는데 내가 어제 중국문화 관련 자료 수집 과정에서 건축적 특이점을 발견했다. 중국 서부지방에는 요동(窯洞)이라는 독특한 동굴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시베리아로부터 세찬 바람에 실려온 누런 흙들이 쌓여서 이루어진 황토고원은 두께가 200M에 달하는 곳도 있다. 황토는 수직으로 갈라지며 광물질을 많이 포함한 점토질이어서 압축과 건조 상태에서 매우 단단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은 황토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황토를 파서 집을 지었던 것이다.
또 하나, 나의 주목을 끈 건축물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1959,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이다. 미술관이 방일 필요는 없다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미술관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꾼 때문이다. 이 미술관은 각각의 전시관 형태인 기존의 미술관과는 달리 벽이 필요하다는 미술관의 기본에 충실한 건축물이다. 네모난 방의 벽이 아니라 연결된 커다란 벽을 만들었다. 관람자는 430미터나 되는 기다란 벽을 빙빙 돌아 경사로를 올라가는데 가운데는 여섯 층이 뻥 뚫린 빈 공간이다. 그 공간 위에는 천창을 두어 햇빛이 들어온다. 마치 로마의 '판테온'의 천장에서 빛이 내려오듯 유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천장에서도 빛이 내려온다. 이것 보다는 조금 규모가 적지만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 박물관에서 이와 비슷한 전시 공간을 본 적이 있어서 나는 이 광경이 이해가 잘 되었다. 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교(일본의 건축가 EB오인 사나 SANN의 작품)에 있는 '롤렉스 러닝센터도 이런 공간 구조를갖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건물의 특징은 전시 공간이라는 형태에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또 다른 해석으로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하나의 공간이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공간의 경계가 모호함을 표현한다고도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들 중에 한 가지는 '꿈보다 해몽'이라는 것이다. 인문 건축 기행이라는 제목에서 알려주는 바와 같이 건축의 형태를 두고 저자는 다양한 인문적 해석을 첨가하여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는데 너무 잡다한 이야기를 들고 와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니 다소 소란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지난 2019년 10월 즈음에 읽은 책인데 [도시 아틀라스(ATLAS OF CITIES)]다. 저자는 폴 녹스 (Paul Knox)라는 사람인데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학교 도시문제 및 계획학과의 석좌교수이자 도시 및 지역 회복력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on Urban and Regional Resilience)의 공동 대표이다. 저서로는 『도시사회지리학의 이해』 등 다수가 있다. YES24에 나와 있는 책소개로 가름한다.
“도시는 흔적이 지워진 곳에 덧쓴 고대 문서와 같다.”
도시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과거의 흔적은 그 속의 건조 환경, 관습, 정치 제도에 흘러 들어간다. 유럽의 도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당시 폭탄에 의한 상흔과 후기 산업사회의 브라운필드 가운데에서 고대 로마식의 격자형 가로망을 볼 수 있다. 또한 예배를 드려 온 지 1000년이 지난 교회 옆에 초현대식 건축물이 치솟아 있는 곳이 도시이며, 이러한 도시는 마치 흔적이 지워진 곳에 덧쓴 고대 문서와 같다.
『도시 아틀라스』는 이러한 도시를 분류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소개하면서 이들 도시의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및 정치적 구조의 다양한 측면, 도시들 간의 그리고 도시와 배후지들 간의 상호작용, 도시들이 드러내는 도전과 기회, 장래에 이들 도시가 나아갈 방향 등을 관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