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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마당,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MBC 본부 조합원들이 파업투쟁에 떨쳐나섰다. 지난 5일 총파업에 돌입한 MBC본부는 오늘 전국 20개 MBC 지부의 조합원을 서울로 집결시켜 총파업 출정식을 했다. 김현수 강릉MBC지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출정식은 조합원들이 손에 든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가 적힌 손 펼침막으로 뒤덮였고 “청와대 직할 통치 온몸으로 거부한다”, “김재철 몰아내고 MBC를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힘차게 진행됐다.
이근행 MBC 본부장은 출정사에서 “이 어려운 시기 우리는 왜 총파업의 깃발을 들었나?”고 묻고 “MBC를 마지막 희망, 최후의 보루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답하기 위해서”라며 “국민을 향해서 언론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마침내 일어섰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의 싸움은 황희만 때문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김재철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순간, 이명박 정권이 언론장악의 야욕을 드러낸 그 순간 싸움은 시작되었다”고 총파업 투쟁의 성격을 정의했다. 또 “기다리고 인내했다. 경고하고 참았다. 그러나 그 인내의 임계점이 넘었다. 우리는 그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MBC마저 죽으면 민주주의가 죽는다는 국민의 절망을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이 투쟁의 의미를 짚었다. 이 본부장은 “노조가 죽으면 MBC가 죽는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모여 싸운 날, 우리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 역사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순간 우리는 역사의 주인이다”며 이 투쟁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MBC의 가치를 올곧게 지켜 공영방송으로 제 역할을 하자. 우리는 승리한다”고 출정선언을 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지 연설에서 “지난겨울 지천명을 넘어섰다. 이제 하늘의 뜻을 조금 알 것 같다. 이 자리에 모인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는가?”라고 물어 조합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MBC 조합원들이 외롭게 아침이슬을 부르지 않게 지난겨울 봄을 준비했다. KBS, SBS, YTN 동지들이 언론노조 동지들이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모을 것이다”며 격려하고 “이 자리는 MB 정권이 무너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초석을 세우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9개 지부 지부장을 대표해 청주 MBC 박찬민 지부장, 울산 MBC 김영기 지부장, 목포 MBC 이순용 지부장이 발언에 나섰다.
박찬민 지부장은 “큰집에서 조인트 까이고 지역부터 청소하냐”고 외치고 김재철이 사장이 된 이후로 MBC가 파괴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을 MBC 수장으로 모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기 지부장은 몇 년 전 김재철이 울산 사장이었고 그다음 다음이 황희만 이었다면서 “죄송하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여 조합원들을 웃게 했다. “MBC를 지키는 것, MBC 노조를 지키는 것, 내 자신을 지키는 것이 하나다”며 “승리의 그날까지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순용 지부장은 “역사가 순간적으로 퇴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역사는 진보한다”며 역사적 맥락에서 이 투쟁을 보자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철은 지역에서 4년간이나 사장을 한 자인데 이 자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역 통폐합을 한다”고 고발하고 “지역 사장할 때 C급 받은 자가 MBC 사장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성철 MBC 수석부본부장은 “오늘은 김재철의 제삿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조문 복장으로 왔다”며 좌중을 웃겼다. “김재철은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김재철은 고인·망인이다”고 선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황성철 수석은 자본과 경쟁만 강조하는 MB 정권하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국민은 “MBC가 희망이다. 마지막 촛불이다. 최후의 보루다”고 기대를 하고 있다며 “MBC의 정체성을 지키자. MBC의 공영성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또한 “MBC의 힘은 네트워크”라며 MBC의 공영성·다양성은 지역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지역민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통폐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수석부본부장은 “저를 지키고 싶습니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지키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이날 출정식은 박은지 조합원의 결의문 낭독으로 끝을 맺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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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론 장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우리는 실감할 수 있습니다.. mbc만이라도 꼭 승리하길 바랍니다. mbc 홧팅!!
저보고 왜 언론을 공부하고 언론을 국민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바로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농간에 놀아나기 싫어서, 나를 둘러싼 세상과 싸우기 싫어서요라고요. 제가 삼국지의 복명복통??인가 제갈량도 아니고 세상사를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나와 세상사이에 존재하는 사람과 미디어가 전해주는 소식을 믿을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서로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른데 싸우지 않을 요량이 있습니까? 한 쪽은 4대강 개발하면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창출되는 것으로 알고 한쪽은 세상이치가 그렇지 않고 민의도 그렇다고 아는데 어찌 충돌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싶어요.
엠비씨가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엔 좀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기엔 무리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언론인들이 언론(직업)을 이론(머리)로 공부하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론은 직업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시스템이란 것을 숙지하고 인간을 위한 사회를 위한 민중을 위한 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이 장악되면 해로운 것이 많지만 민의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만 맨날 TV에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고요. 인간이 허영을 먹고 사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허영속에 목숨이 있는 것은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