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주간 일기예보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U자 걷기 끝 날 뒤풀이 때 제 238회 주말걷기 안내를 하면서
다음주 22일(일)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말씀 드렸습니다.
20일(금)이 봄철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로 봄비가 자주내리고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나 마른다.’ 라는 말처럼 비가오지 않으면
‘그해 농사가 망친다.’는 말이 전해 오고 있어
은근히 주말날씨가 걱정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곡우 다음 날인 21일(토)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봄 비답지 않은 많은 비가 전국에 내렸습니다.
곡우 날 20일은 비가 오지 않고 청명한 봄날이었기에
답사 때 본 탄천의 아름다운 벚꽃과 금년 봄 기승을 부린 꽃샘추위 덕분에
늦게 핀 노랑 개나리와 하얀 목련의 봄꽃향연을 벚꽃과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토요일 강풍에 휘날리는 꽃잎과 함께 저의
바람은 내리는 빗 속에 여지없이 묻혀버렸습니다.
이제 남는 희망은 오늘 하루 중 우리가 걷는 오후 그
시간만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것 이었습니다
점심을 먹는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마을버스에 오르니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난감 했습니다.
지하철 기흥 역을 거쳐 정자 역에 도착하니 2시가 채 안되었습니다.
2시가 넘자마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서병진 님 이었습니다.
‘어찌 이렇게 일찍 오셨는지’ 물었더니 ‘신분당선이 강남에서 정자 역까지 오는데
16분 걸린다는 시간을 감안하지 않고 옛 생각대로 오고 보니
빨리 오게 되었다.’ 는 것입니다.
한 분 두 분 회원님들이 오셨습니다.
김영신사무국장님이 U자 걷기 제9구간 완주
기념사진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제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왔고 오늘도 궂은 날씨이기에
회원님이 많이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후 3시 출발 전 인원을 파악하니 47명이었습니다.
못 말릴 한사모의 열정이요 정열이었습니다.
오늘은 한분 이 한사모 정회원이 되는 날입니다.
이석용 님 과 함께 생활하는 남묘숙 님입니다.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원님을 뵌 지는 2년째이나 그동안 참가 5회를 하기가
어려웠는데 오늘 정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고 보니 너무 기쁩니다.’ 라고 하며
막내 따님이 이제 부모님 모두 한사모 정회원이 되신 것을 축하하며 사준
<참보리빵>을 오늘의 간식으로 전회원님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정자 역 1번 출구를 통해 신기교로 나오니 야속하게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아니고 가늘고 잘게 내리는
잔 비였기에 그런대로 마음이 놓였습니다.
모두는 울긋불긋 우산을 받고 신기교를 건너와
봄비 내리는 탄천의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탄천 변 양쪽 벚꽃과 개나리가 초록빛 우레탄에 비추어진
회원님들의 실루엣을 애잔케 해 주었습니다. 일부 회원님은 내리는 비의 굵기를
알아보려는 듯 우산을 접어 보기도 하고 맞아보기도 하면서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에 젖어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는, ‘보슬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은 없고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만 있는 것일까.
알아보았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안개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내리는 비를 <안개비>라 하고
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를 <는개비>라 하고
는개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를 <이슬비>라하고
알갱이가 보슬보슬 끊어지며 내리는 비를 <보슬비>라 하고
보슬비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를 <부슬비>라 하고
보슬비와 이슬비를 <가랑비>라 하기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내리는 이 비가 이슬비인지 보슬비인지 가랑비인지
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 천변 길로 들어섰습니다.
아스라이 저 멀리 안개비에 쌓인 산 벚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이곳 천변은 어제의 비와 강풍이 없었다면 벚꽃놀이가
소문난 곳이었는데 꽃잎을 떨 군 나머지 꽃잎들이 그래도
명불허전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서울대분당병원을 지나기 전 왼쪽 천변은 한 폭의 수채화였습니다.
일부 회원님이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가 바로 이런 풍경이 아닐까 했습니다.
저도 ‘비오는 날의 수채화’ 를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1990년 2월 개봉된 영화의 제목이 ‘비오는 날 수채화’ 였고
이 영화의 주제곡중 하나가 강인원 작사 작곡 ‘비오는 날 수채화’ 였습니다.
작년 전국적인 가요열풍을 몰고 온 7인의 <나는 가수다> 에서 이름도 몰랐던
박정현이 국민의 요정이 되어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부르는 것을 듣고 보면서
가사가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가사내용이 오늘 안내하는 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여기에 소개합니다.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릿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 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사람 모두다 도화지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릿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 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사람 모두다 도화지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다리를 건너 구미공원에 와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걸어왔던 길을 뒤 돌아보았더니 실비에 젖어든 탄천변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출발 전 이석용 님 남묘숙 님 막내 따님이 준 참보리빵과
박동진 님 방귀명 님이 주는 비스킷과 김영신사무국장님이 준
초콜릿과자가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오늘 만나지 못한 사람냄새를 풍기는
화서표 인절미가 생각났습니다.
구미교 를 건너 쉬면서 바라보았던 탄천변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오늘의 전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비오는 날의 바보’들의 행진이었고
바보들의 모습을 남기는 시간이었습니다.
탄천으로 합류하는 지류천변의 아름다운 봄 꽃길에서
여학생들의 밝은 웃음 속 화사한 모습을 꽃 속에 함께 담았습니다.
5월2일, 스페인 산티아고 800Km 순례길을 떠나는 자랑스러운
세 분의 모습도 꽃 속에 담았습니다.
오리공원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길도 소문난 성남의
8경중 하나인 봄꽃놀이 길입니다.
강풍을 실은 봄비에 한풀 꺾였으나 역시
이 길도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체육공원에 도착해 볼일들을 보고난 후 하얀 돛배
지붕 스탠드에 앉아 유모교실이 열렸습니다.
한사모 유머학교 허필수 교장님이 문을 열었습니다.
변강쇠와 옹녀 같은 부부의 임신 중 일어난
[무어라고! 나쁜 년! 나는 지 서방한테 공짜였는데]와
김용만 고문님의 [부인 상중, 검정색콘돔]과
이영균 운영위원장님의 [엄마가 빨리 죽을 거야.
밤마다 나죽어! 나죽어!] 가 끝날 때마다 요절복통이었습니다.
5시45분, 남원추어탕에 도착했습니다.
-[사는 것이 죄인]- 저는 회원님들이 말씀해준 오늘같이
좋은 길, 멋진 길,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길, 가을에도 걸으며
단풍도 보았으면 하는 위로의 말씀들이 저는 더욱
죄송하고 미안할 뿐이었습니다.
뻔뻔스럽게도 저는 건배제의를 이렇게 했습니다.
-[오늘 좋았지요?.]- 제가 선창하니 회원님들께서
-[그래! 그래! 그래!]- 화답해 주었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오랜만에 김용만 고문님의 가요반세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3월 26일 95세로 타계한
반야월옹의 이야기였습니다.
반야월(본명:박창오)옹이 태어나서 가요계에 입문 후
가수(진방남) 작사가(반야월) 악극단의 기획자(산홍아 너만 가고 )등
그분에 얽힌 이야기와 히트한 노래들의 뒷이야기를 소개하는
김고문님 의 해설에 모두는 넋을 잃었습니다.
<울고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고개> <산장의 여인>
<무너진 사랑탑> <아빠의 청춘> <소양강처녀>
세세년년(歲歲年年)을 불러주고 회원님과
합창을 같이 했습니다.
우리나라 가요 3대 보물이
<가수 이난영, 작곡 박시춘, 작사 반야월>이고
우리나라 3대가요가 <목포의 눈물, 황성옛터, 산유화>인데
산유화의 작사자가 반야월로서 3대 보물과 3대 가요에
유일하게 포함되는 분이라고 합니다.
반야월옹이 가요계의 천재라면 김용문 고문님은 우리
모두의 천재요 보물이라고 말씀들 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어서 지난 제 237회 주말걷기에서 정회원으로 등록한
박동진 님 방귀명 님 김정옥 님에게 한사모의 <주말걷기 앰블럼>과
<한밤의 사진편지 마크>와 <회원수첩> <아름다운 동요 그리운 노래집>을
김영신 사무국장님이 전했습니다.
세분 모두 ‘한사모의 전통과 문화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여
훌륭한 한사모 회원이 될 것’을 다짐하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5월 2일 장도에 오르는 박찬도(바오로)님, 진풍길(비오)님,
이창조(아오스딩)님께 800Km의 대장정 순례를 계획대로 마치고 돌아오시라고
우리 모두가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으로 격려했습니다.
답례로 박찬도(바오로)님이 <모닥불>을
순례길 을 뛰어간다는 진풍길 (비오)님이 <산토끼>를
이창조(아오스딩)님이 <동무생각>을 불러주었습니다.
함대표님의 마무리 인사로
‘한사모의 꿈은 꾼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키우고 그 키운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와 실천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고 믿는 마음이기에 제가 미친 듯 드리는
말씀의 농(弄)과 진(眞)을 잘 받아 들어 회원 모두의 염원과 함께
우리의 꿈을 이루자’고 당부했습니다.
박해평 위원님이 한사모의 전통을 잇기 위해 뒤풀이 장소까지 와서
한사모기를 인수하고 제 239회 주말걷기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저녁 뒤풀이를 마쳤습니다.
탄천산책길을 봄비가 되어 찾아주신 회원님께
-[고맙고, 미안하며,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걸으며 보았던 실비 속 풍경처럼 행복하였다면,
이를 -[축하]-드리고
안내를 흐뭇하게 마치게 해 준 것,
모두가 회원님의 -[덕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봄비 속 훌륭한 사진을 제공해주신
이창조홍보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비발디 / 사계 중 '봄'
첫댓글 이 곳이 소리없이 따뜻한 정이 흐르는 한사모만의 작은 방이라는 것을 잠시 앚었었나 봅니다.김소자입니다.9구간 U자걷기에서 당진 왜목 마을까지 걷지 못해서 서운했는데 탄천 걷기에도 개인사정으로 참가를 못해서 수채화속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네요.가지각색 우산과 화려한 비옷이 어우러진 팻숀쇼, 비오는 날의 우중중함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화사한 봄풍경속의 주인공들인 님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님들은 태안에서 '봄님'을 모셔와 탄천에 내려 놓으셨나 봐요.맑은 날보다 더 운치있게 그려진 수채화에 액자를 씌워 거실에 걸어 두고 싶군요.김태종위원님,양정옥 교감님 감사합니다.
김태종 위원장님, 9구간 걷기에서 후미 지도와 명사회자로 수고하시고, 몸이 불편하신데도 238회 탄천 명품길 걷기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100장이 넘는 사진을 일일히 페이지 작업하시느라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군요.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가사까지 안개비와 는개비....구분까지 세세하고 지극정성이 가득 담긴 후기를 감명 깊게 읽고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리 드림
봄비 촉촉히 내리는 탄천변을 걸어 행복했습니다.
세찬 바람에도 굳굳히 남아있는 벗꽃이 우리를 반겨 주고 있어 화사한 모습들을 꽃속에 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GOOD! SPAIN AUGUSTLEE 2012. 6. 2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