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몽골서 진료 펼친 '부산일보 자선의료봉사단'
부산일보 | 2007-09-20 11:57
"현지인들 최신 의학기술에 목말라했어요"
"앞으로 해외 의료봉사활동은 현지인들이 바라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치밀한 준비를 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적지 않은 해외 의료봉사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이제는 봉사활동의 질적인 수준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아시아 대륙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 한반도의 7.4배 면적이지만 인구는 부산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약 270만명에 불과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지난 8일부터 4일간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한
부산의 중견 의료진이 느낀 감회이다.
업그레이드된 의료봉사활동을 지향한 부산일보 자선의료봉사단(단장 김양제)은 울란바토르에서 나흘 동안
400병상의 '국립제3병원'과 '국립정형외과병원' 산부인과 병원 등 3곳에서 700여명의 현지인에 대한 진료와
4천만원 상당의 약품을 나눠 줘 호평을 받았다.
이번 몽골 의료봉사단에는 고운세상김양제피부과, 성모안과병원, 신세계여성병원, ABC성형외과, 열린이비인후과,
유성종성형외과, 행복한외과병원, 부산대병원 내과, 미래정형외과 등 총 9개 병원에서 7개 진료과목 20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부산일보 자선의료봉사단의 이번 활동은 특히 진료와 약품 전달 위주의 단편적인 봉사활동에서 탈피해
수천만원대의 수술용 장비와 수술진을 미리 준비한 뒤 현지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시술과 의료진에
대한 최신 의학 세미나도 개최, 한 차원 높은 의료봉사로 평가되고 있다.
현지의 피부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 김양제 단장은 "봉사단이 모든 몽골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료할 수는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장비와 기술 등 의료 인프라 측면에서 도움을 주는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이번 봉사활동을 평가했다.
수천만원대의 수술 장비를 직접 준비하고 모두 5명의 환자를 직접 시술한 유성종 성형외과 원장은 "수술실
장비가 낡고 분위기도 낯설었지만 몽골에 성형외과 과목이 없어서인지 다른 과목의 의사들이 의외로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평소 사용하던 4천만 상당의 최신 수술 기구가 시술 도중
현지의 전력 불안정으로 파손됐지만 남은 장비로 무사히 수술을 마치기도 했다.
ABC성형외과 김현옥 원장 역시 가져간 수술 장비로 4명의 환자를 직접 수술하는 등 성형외과 분야에서만
총 9건의 수술이 실시됐으며, 미래정형외과 강남욱 원장도 8천만원에 이르는 인공관절 수술 장비 일체를
가져와 현지 의료진에게 직접 설명회를 가졌다.
진료 외에 수술과 세미나 개최에 중점을 둔 봉사단의 이번 활동은 최신 수술 기법과 장비에 대한 현지 의료진과
병원 등의 점증하는 수요에 부응하는 것으로 앞으로 다른 해외 봉사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립제3병원에서 10여명의 안과 의사를 대상으로 최신 안과 질환에 대한 세미나를 연 성모안과병원 윤희성 원장은
"직접 진료도 중요하지만 몽골 국민들을 진료하는 현지 의료진이 최신 의학 기술과 장비에 목말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현지 의료진의 연수나 관련 세미나 개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한 팽지양 봉사단 사무국장은 "봉사단이 직접 수술 장비 등을 준비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단순한 진료에 그치는 봉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현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 울란바토르=곽명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