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사 브리핑 [07/08(목)] - 학생인권조례 찬·반 격화

[[성남]신동하]

교육기사 브리핑 [07/08(목)]
1. 전교조 "일제고사 파행…초등생도 0교시" (7/07) 2. 교과부 "일제고사 대체프로그램도 위법" 공문 (7/07) 3. 서울지역 국제중·외고 특별전형 폐지 (7/07) 4. 학생인권조례 찬·반 격화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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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 현 안	1	교과부 "일제고사 대체프로그램도 위법" 공문	전북교육청에 법원 판례까지 붙여 성실이행 요구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13~14일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교육당국과 갈등을 빚는 전북도교육청에 "평가를 회피할 목적의 대체 프로그램 실시는 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교과부는 전날 오후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성실이행 촉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북도교육청에 내려 보냈다. 공문은 "학교에서 평가를 우회적으로 회피하거나 평가 불참을 유도할 목적으로 대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경우 `평가 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제9조 제4항을 위반한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돼 있다. 교과부는 이어 전북 장수중 판례(2009년 전주지법)를 인용해 "학생 및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학업성취도평가 대신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했다 하더라도 교원은 이를 승인할 것이 아니라 평가에 응하도록 설득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이 공문을 7일까지 시행할 것을 전북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교과부가 지난 1일자로 평가 미참여 학생에 대한 관리 안내 공문을 보낸 데 이어 다시 공문을 발송함에 따라 진보 성향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어떤 대응 조치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5일자로 관내 지역교육청 및 각급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학업성취도평가 미응시 학생 현황을 파악하고 미응시 학생을 위한 학교별 대체 프로그램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또 평가 미응시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시행계획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교과부는 전북도교육청과 유사한 내용의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교육청에 대해서도 공문 내용을 파악하는대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체 프로그램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평가를 우회적으로 회피할 목적이거나 평가불참을 유도하는 경우는 명백히 불법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해주는 차원에서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2	'뜨거운 감자' 된 전북 일제고사와 교원평가	김승환 "전국 일제고사, 교원평가 거부하겠다" 교과부 "교육감 거부권한 없고, 법적조치할터" (전주=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진보성향의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오는 13일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지는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와 지난 1월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는 정부의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를 거부키로 해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일제고사의 경우 김 교육감은 "일제고사 선택권을 학생에게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과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교육감과 각급 학교는 일제고사 실시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교원평가제와 관련해서도 김 교육감은 "대표적 '교사 줄세우기' 정책"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고, 교과부는 "교원평가 거부시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태도여서 이 두 정책이 전북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를 두고 일선 학교와 교사들은 교과부의 정책을 따를지, 아니면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교육감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몹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핫이슈 된 일제고사...일선 학교들 "혼란스럽다" 김 교육감은 교과부의 전국 일제고사 실시와 관련해 "일제고사 선택권을 전적으로 학생에게 줘야 한다"며 "일제고사 실시 여부는 교육감이 결정해야 할 권한이지 교과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월권이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지난 5일 시·군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일제고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을 위해 대체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제히 보냈다. 그의 이 같은 지시는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대체학습을 희망할 경우 일선 학교 교사와 교장은 이를 사실상 승인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대체학습을 승인한 교사와 학교장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13일 전국 일제고사 실시를 앞두고 전북 도내 일선학교 교사와 교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2008년 10월과 2009년 10월 두 차례나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대신 현장체험 학습을 승인해 한때 교장이 중징계를 받은 장수중학교의 경우 신경이 매우 예민한 상황이다. 이 학교 김인봉(56) 교장은 지난 3월 일제고사를 거부한 혐의로 정직처분을 받은 후 최근 복직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달 28일부터 다시 연가를 내고 쉬고 있어 김종현 교감이 사실상 학교를 이끌어 가고 있다. 김 교감은 "도교육청 지시에 따라 각 가정에 일제고사 참여 여부를 묻는 가정 통신문을 보냈다"며 "통신문에 일제고사 불참을 표시한 학생에 대해서는 학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를 권장하고 그래도 반대하면 별도로 마련한 교실에서 시험 과목과 연계된 수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사들은 공문대로 하면 된다"며 "일제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서는 별도로 마련한 교실에서 시간표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내 한 중학교 교장은 "도교육청은 학생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주라고 지시하고, 교과부는 일제고사 대신 대체학습을 승인한 교사와 교장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하겠다고 해 일선학교는 정말 혼란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로에 선 교원평가...일선 교사 "학부모가 교사 평가하는 건 잘못" 김 교육감은 "현행 교원평가제는 교과부의 생각과 달리 평가 결과가 인사와 급여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대표적인 '교사 줄세우기' 정책이다"고 지적하고 "이를 수업평가 방식인 '자율적 교육평가'로 개선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지난 1일 취임과 동시에 '교원평가 규칙에 대한 폐지 규칙(안)'을 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입법예고하고, 규칙 폐지를 30일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그의 이 같은 절차는 사실상 정부의 교원평가제를 거부하고 수업평가 방식인 자율적 교육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육감이 정부의 교원평가제를 폐지하는 대신 수업평가제 도입을 추진한 것을 두고 전북 도내 일선 학교 교사들은 내심 크게 반기는 분위기이다. 장수중학교 김종현 교감은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더욱이 동료 교사를 평가한다는 것도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감은 "교육현장에서는 평가 결과가 공개되기 때문에 굳이 같은 교사에게 점수를 낮게 줘 '욕먹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교사에게는 점수를 후하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현행 교원평가제보다 김 교육감이 추진하는 수업평가제가 더 나은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는 다른 학교도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주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도 "현행 교원평가제는 자칫 교사에 대한 '인기투표'로 변질할 우려가 크다"며 "이런 식으로 교사를 평가하면 교사는 앞으로 학생에게 공부와 인성교육을 가르치기보다 인기관리만 하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3	학생인권조례 찬·반 격화 (경향)	ㆍ“인간 대 인간의 만남”…“학생은 공부에 전념” ㆍ서울서도 제정 준비… 토론·서명운동 활발 ㆍ보수 교육·시민단체 “학생 선동말라” 반대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교육 현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취임 이후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된 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이 서울 등으로 확산되자 보수단체들이 “학생은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며 반대 운동에 나섰다. 7일 서울에서는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한 반대 기자회견과 찬성 토론회가 잇따라 열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교육연합·자율교육학부모연대 등 9개 보수 교육·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학생인권조례 제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 내용 중 ‘집회·결사의 자유’를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이들은 “학생들의 집회까지 허용하는 학생인권조례는 오히려 ‘학생선동조례’”라며 “학생들을 거리의 투사로 만드는 곽 교육감은 교육감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기수 변호사는 “학생인권조례는 근거법도 없을뿐더러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교육기본 논리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위법 요소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8일 공개질의서를 가지고 곽 교육감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며 긴급좌담회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청소년 인권단체, 문화연대 등 30여개의 시민단체로 이뤄진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준비모임이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발족식을 가졌다. 이들은 발족식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을 오늘부터 진행하겠다”며 “지역 순회 토론회, 인권침해 사례 전국 실태조사, 조례 제정 서명운동, 학술대회 등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의의와 방향’ 토론회에 참여한 서울 경인고 조영선 교사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과 교사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조례에 담길 내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주 교육감 비서실장은 “곽 교육감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학부모·학생 1000명을 만났다”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과정에도 충분한 논의를 한다는 게 곽 교육감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곽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의 ‘공약 이행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8월 중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4월 최종안을 확정한 후 시의회 의결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일선 학교에 인권조례를 적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4	[출렁이는 교육현안]“공개수업이 이 정도니… 교원평가 꼭 해야”	[동아일보] 칠판에 달랑 2줄… 질문에 답못하고 쩔쩔… 학생들은 딴청… ‘제물포’ 교사는 공개수업도 ‘명성’ 그대로였다. ‘제물포’는 “쟤(저 선생님) 때문에 물리 포기’라는 말의 줄임말로 실력이 떨어지는 물리, 물상 교사에게 학생들이 붙이는 별명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5월 교원평가에 참고하기 위해 제물포 교사의 공개수업을 참관했다. 평소 자녀가 수업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땐 괜히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줄 알았다. 제물포 교사가 수업 시간 내내 칠판에 쓴 것이라고는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베낀 용어 설명 두 줄이 전부였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쩔쩔매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다른 과목 책을 버젓이 펼쳐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공개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은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서면으로 진행한 교원평가에서 학부모들은 항목당 최저점인 1점도 아깝다며 옆에 ‘0점’을 그려 넣었다. “이 평가가 해당 교사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정말 뭔가 느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잘 가르치면 왜 사교육을 시키겠어요?” ■ 확인된 ‘부실 수업’ 해마다 똑같은 수업 되풀이 컴퓨터 조작에 15분 허비도 ■ 꼭 필요한 교원평가 교사들 자극 줄 유일한 기회 시행착오는 고쳐나가면 돼 ○ 공개수업도 엉터리인데 교원평가 반대? 올해 처음 시행된 교원평가제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학기 말까지 전국 대부분 초중고교의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각 학교는 서둘러 공개수업을 마치고 학부모들의 만족도조사 제출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충북 옥천에서 초중고교에 다니는 세 아이를 둔 학부모 박모 씨(42)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막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공개수업을 참관했다. 박 씨는 “지난해 사회 과목 수업을 보고 나름대로 잘 가르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그 교사 수업이 지난해 것과 완전히 똑같아 놀랐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하는 질문이나 칠판에 그린 우리 지역 약도까지 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1년 동안 수업연구는 하나도 안 했다는 말인지….” 공개수업만을 위해 서둘러 수업준비를 해서 그런지 우왕좌왕하는 교사도 있었다. 고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송모 씨(43)는 “교사가 컴퓨터 활용 강의를 준비한 것 같았는데, 이런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지 수업시간 15분을 컴퓨터 조작하는 데 허비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 유일한 기회 고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50)는 “학부모는 학교에 아이를 맡겨놓은 죄인이나 다름이 없다”며 “교사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자녀에게 피해가 갈까봐 말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교원평가는 학부모가 학교 교육에 관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했다. 교원평가가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경기 남양주에서 고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문영란 씨(46)는 교원평가를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문학 교사의 수업에 반했다. 학원을 한 군데도 보내지 않아 내심 걱정했지만 공개수업을 참관하고는 든든해졌다. 문 씨는 “문학 작품과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준 뒤 학생들에게 글을 감상하고 창작하도록 하는 수업이 무척 신선했다”며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도 시를 한 편씩 써냈을 정도”라고 전했다. 문 씨는 “교사들이 그 정도로 열심히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 교원평가를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미비점 고쳐 나가야 교원평가가 처음인 만큼 빈틈도 많았다. 학부모 박모 씨는 “평가지에 학부모 이름을 적게 하거나, 인터넷으로 교사만족도를 조사할 때 아이 반 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입력하게 해 학부모에게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개수업 기간을 늘리거나 평가 항목을 현실화하자는 지적도 나온다”며 “교원평가가 끝나는 대로 학부모들끼리 의견을 종합해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교원평가에 나선 학부모들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교원평가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학기는 현행대로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분석해 개선하겠다”며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이나 동료평가는 바람직하지 않고 학생들이 서술형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는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임모 씨(50)는 “첫 시행인 만큼 미비점도 있지만 그동안 몰랐던 학교 교육의 현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된 측면도 있다”며 “시행착오는 고쳐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5	민병희교육감 "일제고사 교과부 압력 책임지겠다"	학교장 연수.."미래 내다보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달라" "교과부 과장 찾아와 '시키는대로 해달라'라고 요구"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해 미응시 학생들에게 대체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7일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이날 오전 춘천교육대학에서 도내 초중등 학교장 6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한 2010 학교장 연수에서 "학업성취도와 관련해 교과부의 압력은 제가 책임지겠다"면서 "강원도교육감으로서 학업성취도 성적이 낮아도 감수하고 언론에서 공격해도 설명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신 교장선생님들께서는 교육적으로 올바른 가치가 무엇인지 소신껏 일해달라"면서 "당장 눈앞의 수치보다는 멀리 미래를 내다보고 참고 기다리면서 이순신 같은 훌륭한 인재를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민 교육감은 학업성취도평가를 거부할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겠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며칠 전 교과부 과장이 찾아와 '학업성취도 평가는 시키는대로 해달라'라고 요구해 나를 협박하려는 것이냐고 나무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3~14일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현황을 파악한 뒤 별도의 교실을 확보하고 이들을 위한 대체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시행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민 교육감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일선학교의 교장들과 대면한 자리에서 고교평준화와 친환경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제정, 혁신학교 설립 등 4개 핵심과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교평준화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으며 특권이 없어지는 일부 학교가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모든 학교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타당성 및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친환경 무상급식 재원은 도교육청 특별회계 50%, 강원도 25%, 기초자치단체 25%씩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이광재 도지사의 직무정지로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아쉬움이 있다"면서 "우선 준비된 지역부터 추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예우와 존중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며 "가장 쉬운 것은 매로 다스리는 것이며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으로 다스리는 것"이라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형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 시범학교를 운영한 뒤 점차 확산시키겠다"면서 "일선 교장선생님의 민주적 리더십교육을 통해 강원도가 살고 전국의 교육이 바뀌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6	“아이 불이익 겁나 교원평가 제대로 못해”	[서울신문]서울 발산동 문미영(가명·36·여)씨는 7일 오후 2시,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의 선생님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려고 학교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평가는 이번 주 금요일에 마감된다. ‘2010교원능력개발평가’ 팝업 창에서 참여버튼을 클릭했다. 로그인을 하기 위해 학부모 이름·학생 학년 반·학생 이름·학생 주민번호 뒷자리를 입력해야 했다. 확인 버튼을 누르며 문씨는 “이런 개인정보를 다 입력하면 학교에서 누가 몇 점을 줬는지 다 알게 되는 것 아니냐.”면서 “불이익이 겁 나 누가 제대로 평가를 하겠느냐.”고 혼잣말을 했다. 담임 교사 평가가 먼저였다. 학내 행사에 거의 참여하는 문씨였지만 평가는 녹록지 않았다. 다른 문항들은 그렁저렁 답할 수 있었지만 3번과 10번 문항이 문제였다. 3번 문항은 ‘담임선생님이 수업 중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를 고르게 부여한다고 생각하십니까?’였다. 아이를 불러서 물었다. 아이는 볼에 힘을 주며 “아니. 나도 손 드는데 선생님이 만날 나는 안 시키고 서현이만 시켜.”라고 말했다. 문씨는 한숨을 내쉬며 ‘잘 모르겠다’에 체크했다. 평소 잘 몰랐던 교과전담교사·교장·교감 평가도 해야 했다. 필수는 아니었지만 보건교사·영양교사 평가도 있었다. 결국 대부분의 항목에서 ‘잘 모르겠다’에 체크할 수밖에 없었다. 문씨는 “하긴 했는데, 잘 알고 한 것 같진 않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실시된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참여한 학부모들은 대체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현행 교원평가는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부모 참여율이 현재 50~60%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이는 교사·학생의 예상치인 90~100%에 비해 매우 저조한 참여율이다. 특히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은 연간 4회 실시되는 공개수업 참여가 어려워 공정한 평가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선영(여·40·서울 신월동)씨는 “맞벌이 탓에 평소 학교생활에 관심을 못 가져 답변이 어렵다.”면서 “학교 실태를 몰라 아무렇게나 답변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지난달 11일 회원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가 자신들이 실시한 공개수업에 참석하는 학부모가 10명 미만이라고 답했다. 수업을 한 번도 참관하지 않은 학부모들이 수업을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교사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해순(여·49·서울 독산동)씨는 “교육은 교사들만의 책임이 아니다.”면서 “도입 초기라 문제점이 없지 않겠지만 교사들이 학부모·학생 처지에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교사들 간에 실시되는 동료평가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강원도 고성 거진중 김수문(58) 교사는 “1~2시간 공개수업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수업 진행이나 학생 지도의 노하우가 있다.”면서 “과목군별로 동료교사를 평가하는데 특히 예체능군의 경우 체육교사가 음악·미술교사를 평가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동료평가의 한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 이천제일고 정유선(여·31) 교사는 “동료들이 나를 공개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이 긴장감을 부여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자극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7	치마 짧은 여학생에 얼차려?···학생 인권침해 어떻기에	학생인권조례 찬성측 "학교내 신뢰 복원의 설계도" VS 반대측 "면학 분위기 해쳐" [CBS사회부 김효은, 조혜령 기자] 최근 교육계에서는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도입을 주장해 온 학생인권조례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측과 오히려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도대체 일선 학교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기에 이 같은 논란이 빚어지는 것일까.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최근 학교에서 납득하기 힘든 일을 당했다. 시험 기간이었던 지난달 말 신발 대신 실내화를 신고 등교했더니 학생지도부장이 복장 규정에 어긋난다며 A군을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A군은 "여름이 되면 발에 땀이 많아 신발을 잘 신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차라리 수업을 듣지 말고 집에 돌아가라'는 경고뿐이었다. 한 번은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전교생이 보는 운동장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100차례 반복하는 기합을 받았다. 역시 같은 이유로 교실이 아닌 과학실 대리석 바닥에서 시험을 본 적도 있다. A군은 "1분만 지각해도 학교 명예를 떨어뜨린다며 아예 자퇴를 하라고 한다"며 "내가 왜 이런 기합까지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학교 규정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규정에 학생들을 짜맞추다보니 인격적으로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B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5월 황당한 일을 목격했다. 지도교사가 교복 치마가 짧다는 이유로 다른 반 여학생에게 벌을 줬기 때문이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학생들은 "여학생의 속옷이 다 보인다"며 해당 교사를 만류했지만, 그 남자 교사는 체벌 도구로 여학생을 폭행하기까지 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인 C군은 지난해 6월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던 중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다가 봉변을 당했다. 다음날 'C군은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전교생에게 쫙 퍼졌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 교감은 '교사가 학생을 똑바로 지도하지 못해 그러는 것 아니냐'며 교사에게 핀잔을 줬다. 담임교사는 더 가혹했다. 그는 교감에게 들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C군에게 전해주었다. C군은 "너무 어이가 없고 당혹스러웠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성숙 속도에 비해 아직도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는 전근대적인 모습이 적지 않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 새로 취임한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겠다고 서두르는 것도 이런 시대적인 요구 때문이다. ◈ "학교 내 신뢰 복원 위한 설계도" vs "면학 분위기 해쳐"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 등 33개 교육단체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 서울본부'는 7일 발족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와 소통을 복원하기 위한 설계도'라는 것이 본부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전국의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조례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 등을 벌이기로 했다. 보수단체들도 예상대로 일전을 치를 태세다.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8개 단체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을 선동투쟁의 예비투사로 만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사의 교육방침을 인권침해로 규정하면 교사와 학생 간 갈등과 반목이 심해질 것"이라며 곽 교육감에게 조례 제정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인권조례가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교사들의 '골치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반대의 또 다른 이유다. 곽 교육감은 이미 8월 중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듬해 4월 최종안을 확정, 시의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부터 일선 학교에 인권조례를 적용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소통의 필요성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8	[단독] 학생 두발·복장 규정 전면 손질 (세계)	교과부, 11년만에…진보측 '인권조례' 맞서 선제 대응 교육과학기술부가 두발과 복장, 체벌 등에 관한 규정을 담은 ‘학생생활규정’을 11년 만에 손질하기로 했다. 일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두발 자율화와 체벌 금지, 교내 집회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선제대응으로 풀이된다. 교과부는 2학기 시작 전에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지침을 내려 ‘학생생활규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교과부가 각 학교에 생활규정 조정 지침을 내리는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수정해왔다. 교과부 박정희 학교생활문화팀장은 “학교에서 규정을 정할 때 학생 의견을 수렴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 두발과 복장 등을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규제해 왔다”며 “20년 가까이 규정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학교가 있고, 구시대적인 부분도 많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학교에서 최대한 학생 의견을 수렴해 두발과 복장 규정, 체벌 여부 등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다시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과부는 다양한 학생 그룹을 만들어 의견을 규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우수 사례를 제시해 각 학교가 참고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학생생활규정’에 합당한 체벌 기준과 학생·교사가 납득할 수준의 두발 규정 등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과부는 학교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조례보다 학교 구성원 동의를 거쳐 규정을 마련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밝혀 이번 조치가 ‘학생인권조례’ 대응의 일환임을 내비쳤다. 교과부 관계자는 “인권조례는 학생 지지는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교사들은 대부분 우려하고 있다”며 “조례보다 학생, 교사, 학부모의 의견이 수렴된 생활규정이 현장에서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9	안양옥 신임 교총회장 "교권사수 최우선"	대안없는 찬반논쟁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안양옥(53) 신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7일 "임기 중 교권사수를 최우선 책무로 삼겠다. 강력한 교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교총 본부에서 열린 `제34대 교총회장 취임식'에서 "교총 회장의 책무가 어디에 있는가를 현장 선생님들을 보며 고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또 지난 21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교장공모제 확대'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일련의 교육정책을 다시 언급하며 "개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교장공모제의 급격한 확대, 교원능력개발평가 실시, 연4회 수업공개 의무화 등 주요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교섭을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안했고 이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대신 "대안없는 극단적인 찬반논쟁은 하지 않겠다"며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평가하기보다는 올바른 정책을 연구해 먼저 제안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16개 시·도교육감과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시·도교육청과 시·도 교총은 교육발전을 위한 좋은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주요정책 사안에 교총과 전교조, 교과부, 교육감 등 교육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정례적인 정책토론회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안병만 교과부 장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이기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등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교육계의 화합을 한목소리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축사에서 "교육선진화는 정부 힘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교직단체, 학부모, 교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고, 곽 교육감은 "교원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육행정을 펴나갈 생각"이라며 교총의 성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안 회장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서울 서초중, 수도여고 교사를 거쳐 서울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학교법인 동인학원(상문고) 이사장, 전국교육대 교수협의회장, 한국체육정책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10	학생인권조례 만들면 교권 무너진다?	[한겨레] 경기조례, 학습권 보장·학교 안 폭력금지 포함 교원·학부모단체“인권인식 키워 타인권리 존중”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보수 단체들이 ‘교권 침해’, ‘학습 분위기 저하’ 등을 이유로 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인권 전문가들은 반대 단체들이 인권조례의 순기능은 외면한 채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과 같은 특정한 내용만 부각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4월 마련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모두 48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조례에는 진보·보수 진영 사이에 찬반논란이 일었던 △체벌 금지 △두발·복장 자율화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선택할 권리 등과 함께 △학생 간 학교폭력 금지 △학습권 보장 △자치활동의 권리 △건강권 등 보편적인 인권과 관련된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 조례 제정 작업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오동석 아주대 교수(법학)는 “인권조례는 학교 교칙에 대한 헌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자치권·참여권을 보장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규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인권조례에서 인권의 개념은 학생·교사 간 폭력인 체벌 금지뿐만 아니라 학생 간에 일어나는 ‘왕따’나 학교폭력 금지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라며 “일본에서도 아동인권조례가 도입되는 등 문명국가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일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진보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을 꼬투리 잡으려는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조례에 반대하면서 ‘교권’이나 ‘학습권’을 내세우는 것도 학생인권을 편협하게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성상 한국외대 교수(교육학)는 “교사들이 수업준비를 하지 않고, 학교가 수업기·자재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학습환경에 차이가 나면 동등한 학습기회를 못갖게 되는데 이것도 학습권 침해이자, 인권조례를 통해 보장하는 인권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인권은 내 권리만큼 남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인데 학교에서 인권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학생 자신의 권리만큼 교사의 권리도 존중하게 될 것”이라며 “교권 신장을 위해서도 학생인권조례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도·진보 성향의 학부모단체들도 대체로 학생인권조례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강윤봉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대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학생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주자는 게 아니라 권리와 함께 책임을 정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뿐 조례를 제정하는 일은 선진사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른교육권실천행동·자유교육연합, 대한민국교원조합·자유교원조합 등 보수 성향의 시민·교원단체들은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조례는 아이들에게 집회의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교칙개정으로 인권보장? 교장 맘대로인데… 광명 명문고 학생·교사 석달 공들였지만 교장 거부로 무산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교칙 개정으로 학생인권을 보장한다고요? 학생인권조례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경기 광명시에 있는 명문고의 안홍균 교사는 지난 3월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교칙 개정 작업에 나섰다. 이 작업에 참여한 ㅂ양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교칙 전문을 본 적도 없고 그냥 선생님이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았다”며 “2008년에는 아무도 모르게 교칙이 개정돼, 체벌 절차를 규정한 조항이 사라진 것도 이번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ㅂ양은 “교칙 개정이나 운영이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 교사와 학생들은 3월부터 두 달 동안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시한 교칙 개정 절차에 따라 학급회의, 대의원대회, 교사·학부모 설문, 토론회 등을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만들었고, 지난 5월 교칙 가운데 14개 조항을 손질한 개정안을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학운위원들은 14개 조항 가운데 △‘무릎 밑 5㎝’로 제한된 교복 치마 길이를 ‘무릎 바로 위’로 △어깨선 이상으로 늘어지는 머리는 ‘땋는다’는 규정을 ‘묶는다’로 바꾼 조항 등 13개 조항을 부결시켰다. 그나마 가결된 ‘휴대전화 소지 허용’ 조항은 학교장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장이 학운위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 교사는 “학운위는 학부모위원 6명, 교사위원 4명, 지역위원 2명에 학교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는데, 학부모위원들은 학교장이 추천한 경우가 많고 교사위원에는 부장교사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학교장의 의지가 관철되기 쉬운 구조”라며 “대개의 학교장들은 학생들을 통제하는 데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보다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상위 규정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11	서울지역 국제중·외고 특별전형 폐지	국제중 입시요강 확정…비교내신 폐지 여부는 미정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올해부터 서울지역 국제중·외국어고 입시전형에서 외국어 우수학생이 주로 지원해온 특별전형이 완전히 폐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11학년도 국제중(대원중·영훈중) 입시요강'을 최근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제중 전형요강에 따르면, 올해 입시에서 해외에 오래 거주했거나 외국어(영어)에 능통한 학생이 주로 지원했던 특별전형인 국제전형과 차세대리더전형이 없어진다. 외고도 입시요강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제중과 마찬가지로 특별전형이 사라질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외고도 국제중처럼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을 제외한 특별전형이 없어지는 건 같다. 조만간 요강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원중과 영훈중은 작년까지만 해도 정원의 약 20%(대원중 40명, 영훈중 40명)를 이 같은 특별전형으로 선발해왔다. 특별전형을 없앤 것은 올해부터 교육당국이 국제중, 외고 등의 입시에서 필기시험 등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전형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중 전형요강은 또 영어인증시험 성적, 각종 외부시험 수상 실적, 영어캠프 및 해외 봉사활동 실적 등을 원서에 절대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지침을 어기고 영어인증시험 성적 등을 원서에 기재한 학생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필요시 관계자 면접을 실시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정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없어졌다"고 말했다. 대원중과 영훈중은 올해 정원 내 신입생 160명을 일반전형(128명),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32명)으로 뽑게 되며, 필기시험이나 면접없이 서류(추천서·학습계획서·학교생활기록부 및 생활통지표)전형과 추첨을 통해 합격자를 가리게 된다. 국제중의 비교내신제 폐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원서접수 기간인 10월 4일 전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내신제는 국제중 졸업생의 내신성적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곽 교육감은 특정학교에 내신 혜택을 주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보고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중에는 성적 우수자들이 몰려 있어 내신성적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면 현재 1회로 입학한 2학년 학생들의 80% 정도는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도 신입생은 관계가 없지만, 1~2학년 학생들은 비교내신제를 적용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입학했기 때문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교육감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12	[혁신학교를 가다](1) 고양 덕양중 (경향)	ㆍ교사부터 변하니, 아이들도 밝아지더라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리면서 ‘혁신학교’가 화두로 떠올랐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내년에 소외지역을 중심으로 서울형 혁신학교 50곳을 지정하는 등 2014년까지 총 300개의 혁신학교를 세우는 게 목표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도 내년에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를 대상으로 혁신학교 5~10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하고 4년 동안 100개의 혁신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김상곤 교육감이 취임한 뒤 현재 도시형·농산어촌형·미래형 등 33곳의 혁신학교를 운영 중이다. 이에 전국적 의제로 떠오른 경기도 혁신학교를 찾아 학교별 특징과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6일 오전 고양 덕양중. 막 기말시험이 시작되어서인지 학교는 조용했다. 학생들도 차분하게 시험에 열중하고 있었다. 오후 시험이 끝나자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학교를 찾았다. 인근에 있는 항공대 학생들이었다. 항공대 학생들은 덕양중 학생들과 멘토링 관계를 맺고 형·아우로 지내고 있다. 대학생 형, 누나, 언니, 오빠들은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덕양중을 찾아 동생들에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인생 상담도 해준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는 동네 선배 등 주변의 환경이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대학생 멘토링을 시작했습니다. 꿈과 희망이 없던 아이들에게 대학생 형과 언니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충격이었습니다.”(덕양중 김영식 교사) 기독교 비정부기구(NGO)인 ‘대한민국 교육봉사단’도 덕양중에서 ‘씨앗학교’를 운영한다. 아이들에게 자아 정체성 발견과 자아 존중감, 사회적 리더십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인근 군부대인 30사단에서도 ‘놀토’마다 ‘군인 아저씨와 함께하는 토요학교’를 운영했다. 서울과 일산 신도시 중간에 위치한 덕양중은 요즘 화두인 이른바 ‘혁신학교’다. 덕양중은 1979년에는 학생수가 넘쳐 18학급까지 편성됐으나 현재는 학년당 2학급씩 모두 6학급 138명만 있는 작은 학교로 변했다. 학교가 있는 화전동은 인근에 군부대가 있어 개발이 정체된 채 70년대 마을풍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90년대 초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신도시로 떠나갔다. 일부 주민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인접한 서울 수색으로 이사를 갔다. 자연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만 남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만 남았다. 그러다 보니 덕양중은 어느덧 기피학교·문제학교가 됐다. 덕양중에 배정되면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다른 학교로 전학가기 일쑤였다. 덕양중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08년 3월 교장공모제를 통해 평교사 출신인 김삼진 교장(57)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김 교장과 뜻을 같이하는 교사 14명은 ‘교사부터 변해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번씩 교사 전문화 연수와 협동학습을 했다. 지역 기관들과 다양한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왔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인텔코리아, 국립암센터 등 학교 밖 교육자원이 총동원됐다. 흰돌사회복지관에서는 일주일에 두번씩 학교를 찾아와 부적응 아이들에게 상담도 해주고, 생활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밑반찬과 쌀 등도 전한다. 요즘은 ‘삼성 고른기회’의 지원으로 난타 공연, 습지 및 녹지 방문 등 현장체험학습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과외를 받고, 학원도 가고 싶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포기해야 했던 덕양중 아이들은 조금씩 밝은 표정으로 변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에 응모해 지정됐다. 이제 덕양중은 도시 변두리의 기피학교·문제학교에서 전학가고 싶은 학교, 공교육 정상화의 모델학교가 됐다. 요즘은 위장전입을 통해 서울로 전학가는 아이들이 없다. 덕양중의 또 다른 특징은 지원인력이 많다는 것이다. 교장을 포함해 교사는 15명인데 지원인력은 교무 보조, 행정 인턴, 멘토링 전담교사, 인턴교사, 과학실 실험보조, 사서지원 등 10명이나 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행정업무를 덜게 된 교사들은 아이들 수업과 지도에만 전념한다. 자연히 ‘월급쟁이 교사’가 아닌 ‘스승’이 됐다. 이유나양(13·1학년)은 “선생님들이 공부뿐 아니라 상담도 자주 해주셔서 친고모나 이모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며 “2·3학년 언니, 오빠들도 잘 대해줘 좋다”고 말했다. 김삼진 교장은 “우리 학교는 배움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 |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13	밀실서 ‘몰래’ 심야교습 여전 (헤럴드경제)	6일 오후 10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근처 학원가. 주변 건물에 빽빽히 들어선 학원 100여곳의 실내 조명이 차례로 꺼졌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과 자녀를 데려가려는 자가용들로 학원가 앞 편도 4차로 도로에는 10분도 안 돼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하지만 일부 학원에서는 밖으로 새어나오던 불빛이 검은 장막 같은 걸로 억지로 가려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해당 학원 앞에 가자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이 학원 강사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는데, 시간이 됐다고 (아이들을) 쫓아낼 수는 없지 않냐”고 항변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도입한 학원 불법영업 신고ㆍ포상금제(학파라치제)가 7일로 시행 1년을 맞았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학원가는 오후 10시만 되면 귀가를 서두르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빚을 만큼 학파라치제는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단속대상 중 특히 교습시간 위반은 아직까지 신고나 단속 건수가 미미해 교육당국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특히 심야교습은 최근 기말고사 대비라는 명목으로 다시 암암리에 횡행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 “기말고사 대비 위해 심야 수업”=학파라치와 교육당국의 감시 효과는 컸다. 오후 10시 이후 버젓이 심야교습을 하는 학원들은 이제는 거의 없다. 서울 대치동의 대입 T학원 원장은 “야간 자율학습이 오후 10시가 다 되어서 끝나는데 학원은 10시까지만 하란다”며 “심야 교습의 유혹을 받지만 폐원 조치를 받게 되면 가뜩이나 소문 많은 이 지역 학부모들의 구설수 거리가 돼 그냥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간ㆍ기말고사 등 학교 내신시험이다. 이날도 인근 중ㆍ고교에서는 기말고사가 한창이었고, 이에 대비한 ‘몰래 수업’이 이곳저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 목동의 대입 P학원에는 서울지역 심야교습 제한 시간을 1시간이나 넘긴 오후 11시에도 학생들이 남아있었다. 이 학원 원장은 “수업은 이미 다 끝났다. 아이들 시험기간이라 질문을 받고 설명을 하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 것뿐”이라며 “(밤) 10시 이후에 절대 수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원가 인근에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대치동에 있는 국ㆍ영ㆍ수 학원에서 수강 중인 송모(16ㆍ고1) 양은 “대치동에도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불을 꺼 놓고 기말고사 대비를 해 주는 학원이 있다”며 “밤 10시까지 학원 수강을 끝내고 (심야교습을 하는) 다른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친구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곳에 대한 강한 단속이 밀실교습의 팽창을 낳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 “심야교습 제한 조례화 서둘러야”=실제로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신고포상금제는 학원의 교습시간 위반에는 별다른 단속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1년간(2009년 7월 7일~2010년 6월 30일) 교습시간 위반은 138건으로 전체 신고건수(3만6830건)의 0.3%에 불과했다.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은 지난 5일 전국 시ㆍ도 부교육감회의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결 보류된 학원 교습시간 제한 조례 개정안을 8월 말까지 통과시키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문을 걸어 잠그거나 검은 커튼을 치고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오피스텔 등에 차려진 교습소까지 심야수업을 해 일일이 살펴보기 쉽지 않다”며 “서울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은 자정까지도 수업이 가능해 단속에 애로사항이 많다. 조속한 조례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신상윤ㆍ박수진 기자/ken@
	14	경제교과서 ‘친기업’으로 바꾼다 (경향)	ㆍ내년부터 수업시간도 늘려 ㆍ경제교육 활성화 대책 논란 정부가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과 은퇴자 등 성인들까지 아우르는 전 국민적인 경제교육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국민들이 시장경제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을 갖추도록 해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는 ‘긍정적 기업관’을 배양한다는 목표 아래 우리 경제현실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방안도 포함돼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7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어 ‘경제교육 활성화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교 사회와 경제, 중3 사회 등의 교과서를 개정해 실생활 사례를 통해 경제 개념을 발굴하고 저축과 투자, 신용관리 등 개인금융 관련 내용을 새로 담기로 했다. 또 현재 31시간인 중3과 고1의 경제 수업시간을 41시간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교과서 외에 경제신문과 경제교육 포털사이트 등 보조교재 활용을 활성화하고 건국이후 60년간 경제발전과 경제정책을 망라한 ‘한국경제 60년사’ 보급판을 중·고교 학습자료로 활용키로 했다. 정부의 경제교육 활성화 기본방향에는 시장경제에 대한 소양증진과 긍정적 기업관 배양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30일자로 중학교 사회 교과서 2종에 있는 기업관련 내용을 수정해 내년 3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교과부의 요청으로 개정된 ㅈ출판사의 중학교 사회교과서(86쪽)를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평등한 하청·납품 관계에 대한 표현이 ‘기업’대 ‘기업’과의 관계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가 경제 현실을 외면하면서까지 대기업에 대한 시각교정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준기 기자>
	15	서울 교육의원 절반만 학생인권조례 찬성	8명 중 6명, 교내집회 반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고생의 두발 자유와 체벌금지 등을 담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찬성하는 서울시 교육의원이 전체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교내 집회 허용 문제는 교육의원 8명 중 6명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가 7일 서울시 교육의원 8명을 접촉해 최근 교육계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른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조례 제정에 찬성하는 의원은 최보선, 김덕영, 김형태, 최홍이 의원 등 4명으로 파악됐다. 한학수, 최명복, 김영수 의원은 조례 제정에 반대했고, 정상천 의원은 중립적 입장을 보였다. 고교 교내집회 허용에는 김형태, 최홍이 의원 두 명을 제외한 교육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서울시 교육의원은 교육위원회 정원(15인)의 반 이상을 점하는데다 교육위 소속 일반 시의원과 달리 5년 이상 교육경력을 지닌 전문가 집단이라 각종 의안 심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따라서 교육의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교내집회 허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놓고도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려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조례에 포함될 두발ㆍ복장자유, 체벌금지 등 주요 내용에 대한 견해도 다소 달랐다. 중고생 두발과 복장 규제를 푼다고 해도 파마, 염색, 장발은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전면 자유화하자는 의견은 정상천, 최홍이 의원 두 명에 불과했다. 체벌금지 규정은 교육의원 전원이 지지했지만 일부는 '사랑의 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다음 달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4월까지 조례안을 만든 뒤 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각 학교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짜놓고 있다. 곽 교육감은 지금껏 교내집회 허용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 조	1	중징계 받은 전교조 16명 구제? (문화)	서울교육청 ‘외부인사 수혈’ 새 징계委 구성 강버들기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전 밝힌 대로 ‘교육전문직징계위원회’ 재구성을 강행할 방침이다. 이번에 재구성되는 징계위에는 징계 조치 의결 요구 결재와 관련된 내부인사는 최대한 배제되며 외부인사가 대거 충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은 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징계위 외부위원 확대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진보 성향인 곽 교육감의 결정에 따라 외부인사가 징계위에 대거 참여할 경우 민주노동당 가입 및 정치활동 등의 혐의로 파면 또는 해임 등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한 징계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에는 전교조 소속 교사 16명에 대한 징계건이 계류돼 있다. 7일 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징계위를 비롯해 각종 위원회 재구성을 위한 법률 검토를 지시했다. 곽 교육감은 취임 전 인터뷰 등을 통해 “징계위원 9명 중 6명이 내부인사인 것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외부인사 대거 영입을 시사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징계위의 내·외부 인사 비율이다. 징계위원인 한 간부는 “징계 의결 요구 결재 라인에 있는 인사는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교육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징계위 위원장인 부교육감을 포함해 6명으로 짜여진 내부인사는 최소 2~3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변호사, 학부모운영위원회 회장, 전직 교장 등 3명으로 돼 있는 외부인사 숫자는 최대 6~7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위촉·임명될 외부인사의 면면에 따라 곽 교육감이 구성한 징계위는 성향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2	전교조 "일제고사 파행…초등생도 0교시"	일부선 성적부진아를 특수교육대상자로 분류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일 "일제고사 때문에 일선 초등학교에서 0교시 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초등 6학년 학업성취도 평가로 인한 교육 파행사례를 공개했다. 전교조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아침 자습시간에 문제풀이를 하는 등 사실상 변형된 `0교시 수업'을 하는 학교가 지난 4월 94곳에서 6월 말 180곳으로 배가량 증가했다. 4~5학년에서도 비슷한 0교시를 하는 학교가 62곳이나 됐다. 또 7~8교시 보충수업을 하는 초교는 165곳으로, 이 중 122곳은 학생·학부모 의사와 관계없이 수업을 강행했다. 또 학습부진아 대상 보충수업을 반강제로 시행하는 학교도 152곳으로 파악됐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전교조는 "오후 7시 이후 수업을 끝내는 학교가 29곳, 심지어 초등생들이 오후 8시를 넘겨야 하교하는 학교도 15곳이나 됐다"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과목 수업시간에 평가 준비를 하게 하는 학교도 77곳이었다"면서 "일부 학교는 성적이 매우 저조한 학습부진아를 (평가에 응하지 않아도 되는) 특수교육대상자로 분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파행 사례가 더 심해진 것은 올해부터 처음 학교별 성적이 공개되기 때문"이라며 "교육 파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제고사를 표집방식으로 전환하고 학부모,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13~14일 치러지는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 현장체험학습을 지원하는 한편 교육과정 파행사례 실태 조사, 학부모 대상 설문 조사 등 개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3	경북전교조 "초중 상당수 일제고사 대비 수업"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도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상당수가 일제고사에 대비해 보강수업이나 문제풀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도내 초등학교 46곳과 중학교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는 56.5%인 26곳이, 중학교는 76.7%인 23곳이 일제고사에 대비해 보강수업이나 문제풀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이 조사에서 초등은 46곳 가운데 43.5%인 20곳만 수업 시간을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또 중학교는 23.3%인 7곳만 정상 수업을 하고 나머지는 정규 수업시간, 방과후 학교 시간, 자율학습 시간 등을 통해 일제고사에 대비한 문제풀이 수업을 했다고 경북지부는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북지부는 "도교육청은 지금부터라도 일제 고사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도 감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금일쟁점	1	[사설] 뭐가 켕겨 ‘천안함 종합보고서’ 공개하지 않나	[한겨레]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해온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종합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이달 말 활동을 마친다고 한다.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의문이 갈수록 커지는 흐름과는 동떨어진 처사로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가 천안함 사건 관련 정보를 다뤄온 태도는 지극히 이중적이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400쪽 분량으로 굉장히 철저하고 전문적인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 뒤 정부가 유엔군사령부에 250쪽짜리 보고서를 제공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달 말 합조단 종합보고서가 완성되면 조사에 참여한 관련국들한테도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국내 전문가와 시민사회만 정보 공유 대상에서 빠져 있다. 국회 천안함특위도 고작 7쪽짜리 요약본 보고서를 받아본 게 전부다. 외국에 두루 알리는 정보라면 국가기밀도 아니다. 정부 태도는 국민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건 초기에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용이 나오는 대로 모두 다 공개해 의혹이 나올 소지가 없도록 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국방부 장관도 ‘지금은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상세한 것들을 담은 종합보고서가 나오면 여러 의문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종합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국방부 방침은 그동안 해온 이런 말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정부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뭔가 켕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나라 안팎에서 의문 제기가 잇따르는 상황에 비춰봐도 정부 방침은 적절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어뢰추진부 흡착물질 문제를 비롯한 ‘과학 논쟁’을 제기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의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야당은 천안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정부가 조사결과 검증작업에 협력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조사단을 해체하고 모르쇠로 뭉개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정부의 천안함 사건 후속 대책들은 잔뜩 꼬여 있다. 한·미 해군의 서해 합동군사훈련 계획은 중국의 거센 반발로 진퇴유곡 상태이고, 대북 확성기 방송은 주한미군사령관마저 반대해 사실상 유보됐다. 이는 모두 설익은 상태에서 조사결과 발표를 서둘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제기된 의혹들을 그냥 덮어버리고 갈 수 없다는 점을 정부는 깨닫기 바란다.
	2	[사설]KBS 블랙리스트 논란, 이 시대의 코미디 (경향)	방송인 김미화씨가 엊그제 “KBS에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 저의 출연이 안된다고 한다”며 이른바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있는 거냐고 묻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노조 파업 와중인 KBS는 사실무근이라며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글을 올린 지 몇시간도 채 안 지나서였다. KBS는 9시뉴스를 통해 김씨 고소 사실을 부사장 인터뷰까지 곁들여 보도했다. 편의상 이번 일을 ‘블랙리스트 사건’이라 부르자. 우리는 이 사건을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집단이 벌인 코미디 같은 사건으로 규정한다. 김씨는 일찍이 코미디 ‘순악질여사’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 사건은 때로 현실이 코미디나 개그를 능가할 만큼 우스꽝스러움을 보여준다. 우선 이 사건은 고소 거리가 못 된다. 김씨는 새로운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았다. 이미 지난 4월 KBS 임원회의에서 ‘논란 있는’ 내레이터 출연 문제로 김씨가 거론됐다. 출연 금지 블랙리스트란 말은 이 때 나온 것으로, 이번에 김씨는 그 존재가 사실이냐고 물었을 뿐이다. 말만 꺼내도 명예훼손인가. 다음으로 블랙리스트의 실체 문제다. 우리는 KBS가 블랙리스트의 뜻을 지나치게 자구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닌가 심히 우려한다. 설마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이 명단으로 생각하는 단세포는 아니리라고 본다. 김씨가 글을 올리자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자신도 비슷한 출연금지를 겪었다고 공개하며 “블랙리스트가 문서로 떠돌지는 않았더라도 말을 통한 지시였다고 해서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영포회의 권력 사유화 논란으로 시끄럽다. 방송도 결코 사유물이 아니라 공공의 것이다. 공영방송이 정권과 권력의 취향에 맞추어 출연자를 결정한다면 후진사회의 소극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이 자발적 알아서 기기의 결과라면 종이 리스트보다도 무서운 존재일 수 있다. 근래 KBS 화면에서 보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떠오른다.
교 육 관 련 칼 럼	1	<연합시론> 교육계, `보혁 충돌' 우려가 현실로	(서울=연합뉴스) 진보교육감과 교육당국이 마주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진보교육감들이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교원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거나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과학기술부가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진보교육감들의 학생인권조례 도입 방침에 대해서도 보수성향의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진보교육감 등장으로 우려했던 교육계 보혁 충돌이 예상보다 일찍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진보성향의 김승환 전북도,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오는 13-14일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산하 초·중·고교에 내려 보냈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할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거부하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전달했다고 한다. 교과부는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를 파악해 재정 등을 지원하고 기초 학력 미달 학생들을 보충교육시키는 자료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 평가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반면 전교조 등 진보진영은 파행수업 등 폐해가 심각한 `줄세우기 일제고사'라고 비판하며 일부만 뽑아서 시험을 보게하는 표집방식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008년 도입된 학업성취도 평가가 불과 3번째 시행 만에 난관에 부딪히면서 학교 현장 곳곳에서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도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은 지난 1일 `시행에 관한 규칙 폐지 규칙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학기말을 맞아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를 평가하는 만족도 조사가 진행 중인 교원평가제가 시행 도중 무산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 국회가 10년 동안 입법을 표류시키는 바람에 정부가 올해 시·도 교육청별 `교육 규칙'을 만들어 강행에 나선 교원평가제는 학부모와 학생의 온라인 만족도 조사와 교사들의 상호평가로 이뤄진다. 교과부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학부모들도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는 점을 시행의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김 교육감 등 진보진영은 대표적인 `교사 줄세우기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소년 인권운동단체인 '아수나로' 등 중고생들마저 가세해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교원평가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국회가 반대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허송세월한 탓이 크다. 국회가 입법화를 서둘러야 할 이유다. 진보교육감들과 교육당국은 이제 `마주보고 달리기'를 멈추고 민감한 현안들의 개선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을 통해 불협화음을 예방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8일 16개 시도 교육감들과 첫 상견례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진보교육감들과 당국은 대화를 통해 모든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아울러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정례적인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교육 현장에서 비교육적인 충돌이 격화될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사설/7월 8일] 탈 많은 교육 현안 일단 시행하며 보완하자 (한국)	걱정했던 사태가 교육현장에서 너무 일찍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최근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다수 당선된 뒤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명한 바 있다. 이들에 의해 교육계의 구태와 구습이 타파되길 기대하는 한편, 지나친 기존 정책 뒤집기로 교육현장에 자칫 보ㆍ혁 대립이 심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보수든, 진보든 교육문제는 오직 교육적 차원, 특히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 다뤄야 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새 교육감 체제 출범 1주일도 안돼 벌써 주요 교육현안들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북ㆍ강원도 교육감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학생과 교사의 자의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고, 서울시교육감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전북도교육감은 교원능력평가규칙 폐지안을 입법예고했다. 더 심상치 않은 문제는 학생인권조례다. 이 문제는 전교조 등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합세하고, 일부 청소년 단체까지 개입하면서 교사 대 학생의 갈등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새 교육감 진용이 출범하자마자 학생ㆍ학부모ㆍ교사 등 교육관련자 전체가 한꺼번에 총체적 분란에 휩싸여 드는 양상이다.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니다. 이들 세 가지 문제는 하나같이 긍정, 부정의 측면이 병존한다.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입장이 갈리는 사안들이다. 따라서 갈등의 원죄를 따지자면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이런 문제일수록 정교하고 신중한 접근과 보완이 필요한데도 처음부터 정해진 방향에 따라 조급하게 밀어붙인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지적되는 문제는 대개 엉성하고 부실한 구체안과 시행과정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그렇더라도 교육감들이 조급하게 정책을 뒤집겠다고 나서는 것은 더더욱 적절치 않다. 정교하지 못할지라도 현 정책들은 상당한 여론의 지지와 명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ㆍ중등교육법에 의무적으로 시행토록 돼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는 당장 1주일 앞으로 임박해 있고, 교원평가는 이제 막 시작돼 첫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는 일단 두 제도 모두 법과 규칙대로 시행하는 것이 옳다. 익지 않은 과일의 맛을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단 시행하되 결과를 평가해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보완ㆍ수정책을 만들어 법제화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 또한 초안 고수의 경직된 태도를 버려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과 교원 모두 평가대상임에는 별 이론이 없다. 문제는 구체적 방법의 합리성, 타당성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원론적 취지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공감할 수 있지만 제도화는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다. 당장 청소년들의 정서에 영합하고 부추기는 행동은 옳지 않다. 결론적으로 일부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임기 초부터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법과 절차를 지키되,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설득력과 실행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교육이념을 효과적으로 현실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3	[사설] 개탄스러운 교사·학생 평가 거부 (세계)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원평가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예상된 일이지만 파문의 정도는 훨씬 심각하다.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과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13, 14일 치러질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해 ‘응시하지 않는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냈다. 전북도 교육감은 이달 초 교원평가 시행에 관한 교육규칙 폐지를 입법예고하기까지 했다. 교육을 ‘장님 교육’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묻게 된다. 평가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취해지는 조치다. 개선을 전제로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나 교원평가제는 모두 이런 뜻을 담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만 보더라도 학업 능력을 측정해 부족한 부문을 보완하자는 의도로 치러지는 시험이다. 학교 간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로, 개선해 나가면 될 일이다. 진보 성향을 가진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은 “시험 보는 것은 목적이 있는 만큼 정부 시책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전북도, 강원도에서는 교육감이 앞장서 며칠밖에 남지 않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반대하는 교원평가제 또한 결코 반대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사는 임용시험을 치른 후 제대로 평가를 받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학생을 가르칠 자질이 있는지도 알기 힘들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교사의 능력을 평가해 10년마다 재임용한다. 시대 흐름이 이러한데도 ‘교사 줄 세우기’라며 거부하고 있다. 설득력이 없다. 평가를 받아야 할 교사로 이루어진 전교조와 교총이 반대하니 지지 세력의 뜻을 받아들이는 성격이 짙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교권 살리기에는 등을 돌린 채 학생의 권리만 강조하는 학생인권조례도 같은 차원에서 볼 수 있다. 교육이 경쟁력을 잃으면 나라의 미래는 담보하기 힘들다. 교육감들은 교육의 사회적 기능부터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4	[사설] 교원평가 시행 후 보완이 순리 (국민)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예상했던 대로 교육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첨예한 이슈인 교원평가와 일제고사, 학생인권조례 등을 둘러싸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 교육감 사이에 기 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교과부는 교원평가와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교육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고, 진보 교육감은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 자치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교과부와 진보 교육감이 진정으로 학생들과 우리 교육을 생각한다면 자기주장만 할 게 아니라 해결점을 모색해야 한다. 교과부가 전국 단위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면 교육감은 주민선거로 뽑힌 만큼 교육자치의 실현이라는 책무를 띠고 있다.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수렴해야 한다. 갈등을 없애기 위해 국회는 쟁점 제도를 입법화하는 방안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교원평가 문제도 들여다보면 평가 방법에 대한 갈등이다. 전북도교육청은 폐단을 강조하며 폐지를 밝혔지만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제도인 만큼 서울과 경기교육청처럼 일단 시행해보는 것이 옳다. 그런 다음에 미비점을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동료교사 평가는 인간성 평가에 그칠 공산이 크고 공개수업 참관을 통한 평가도 실효성에 의문이 가는 등 현행 평가제도는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폐지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학생인권조례도 마찬가지다. 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7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응답자의 92%가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들었다. 실제로 지금 교사들에게는 학생을 지도할 수단이 없다. 학생들은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돼가는 상황에서 체벌도 못하고 퇴학도 못 시키니 통제가 불가능한 지경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앞서 학교의 규율과 교사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일제고사와 관련해서도 그 득실을 놓고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방법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5	[사설] 진보교육감 역주행 막게 법개정 서둘러라 (매일경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교원평가제, 학생인권조례 등 각종 교육현안을 놓고 진보 성향 교육감과 교육과학기술부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전북도 교육청과 강원도 교육청은 오는 13~14일 치러지는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참여 여부를 학생 선택에 맡기겠다며 미응시 학생에게는 대체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은 교원능력평가의 근거 규정인 '교원평가 시행규칙'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곽노현 서울교육감,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도입 추진으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에게 무조건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교육자치 원리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육감이 교육경쟁력 강화라는 국가정책의 큰 줄기마저 제멋대로 바꿀 권한까지 부여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메가트렌드'의 저자 존 나이스비트의 지적대로 교육경쟁 촉진을 외면하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는 일부 교육감의 행태는 지나쳤다. 전교조 등 진보성향 단체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줄세우기 일제고사'라고 하는 것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부자들 놀러가라고 만드나'라는 비아냥만큼이나 허무한 말장난이다. 학생의 성적 분포를 파악하는 것은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료다. 이런 평가마저 막는다면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형편없이 낮든 말든 그대로 방치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교원평가를 거부하는 것도 납득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우수 교사를 우대하고 무능ㆍ태만 교사를 솎아내지 않고는 교사의 질을 높일 수 없고 공교육 정상화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염원을 저버리는 짓이다. 교원평가제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학생을 위하는 양 인권조례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혼란이 없도록 국회, 특히 민주당은 교원평가제의 근거를 담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교육감들이 소신과 신념을 갖고 교육현장을 개혁하려 시도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와 국가의 미래가 걸린 백년대계라는 점에서 정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설픈 평등주의에 사로잡혀 경쟁과 수월성 추구를 외면해서는 세계 무대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설 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빚을 것임을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6	<사설>親전교조 교육감, 학력평가 무력화 단념해야 (문화)	전국 초6·중3·고2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에 걸쳐 7월13∼14일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시행할 예정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친(親)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의 무력화 시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장을 지낸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6일 ‘학업성취도 평가 미응시 학생들을 위한 별도 교실을 마련해 대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세부 시행계획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또한 2일 같은 취지의 공문을 통해 학력평가 거부를 선동하다시피 했다. 2008년 이래 매년 시행해온 학업성취도 평가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이 실시 의무를 갖는 국가위임사무이며, 해당 학생 전원이 참여해야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교육의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인 학력 평가를 거부한다는 것은 교육 자체에 대한 거부·포기일 뿐이라는 것은 친전교조 교육감일지라도 모를 리 없을 상식이다. 전국 단위의 평가를 통해 학생 개개인, 학교, 지역 교육청별로 학력 현실과 함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학력평가가 학생과 학교의 줄세우기를 통한 서열화로 경쟁을 심화시킨다는 이유를 내세워 거부를 부추기는 것은 공교육 경쟁력의 포기와 다를 바 없다. 공교육 경쟁력 역시 학생간, 교사간, 학교간, 지역간 경쟁과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면서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자녀 교육권을 사실상 침해·훼손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해당 교육감들은 학력평가 무력화의 직무유기를 단념해야 한다. 교과부 또한 “대체 교육 계획을 강행한다면 직무이행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대로 반(反)교육 일탈에 대한 엄정 대처 방침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7	<사설>교원평가 무력화는 시대역행적 발상 (헤럴드경제)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제)가 출발부터 좌초 위기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제도 무력화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이 먼저 나섰다. 그는 지난 1일 취임하자마자 ‘교원평가제 시행에 관한 규칙 폐지 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비슷한 성향의 교육감이 취임한 다른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경기도 교육감들은 올해는 그냥 진행하되 내년부터는 아예 제도를 없애거나 확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청소년 인권단체를 자처하는 ‘아수나로’까지 교원평가 반대 서명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교육 발전을 저해하는 시대역행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교육의 최대 현안은 공교육 바로 세우기다. 이를 위해선 교사들의 전문성과 책임감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 교원평가제를 반드시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사교육 부담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은 교원평가제를 찬성, 사실상 국민적 합의를 거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현재 시행 중인 평가제는 결과를 인사와 급여에 반영하지 않는 반쪽짜리다. 그런데도 무턱대고 반대하고 무효화하려는 것은 국가 미래보다 당장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극단적 이기일 뿐이다. 최근 대학에서도 전임 교수들의 업적 평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상명대학교의 경우 소속 교수 전원에 대한 평가를 실시, 전공 분야별 석차까지 매겨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할 정도다. 그 밖에 많은 대학에서 속속 평가제와 그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교수들이 정년 보장에 안주하며 자기계발에 소홀한 대학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나아가 교수들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대학은 물론, 국가의 미래 경쟁력도 없다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이 자기계발로 경쟁하고 평가를 받는 것은 이에 못지않은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다. 교원평가제가 거부되고 있는 것은 법적 근거의 미비 때문이다. 국회가 전교조 등 반대 세력 눈치 보느라 미적거리는 바람에 법적 공백 상태에서 제도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육 규칙 제정과 폐지 권한을 가진 시도 교육감이 마음대로 제도를 쥐고 흔드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학교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관련법 국회 처리가 시급하다.
	8	[사설] 진보교육감 학력평가 거부에 학생 멍든다	[서울신문]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결국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민병희 강원교육감과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13∼14일 있을 학업성취도평가를 학부모·학생의 선택에 맡기고 평가(시험)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각 학교에 지시했다고 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취임 당일 교원평가제 폐지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다른 시·도의 진보성향 교육감들도 이들과 보조를 맞출 태세며 교육당국은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려했던 교육행정의 충돌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당장 일선 학교와 교사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교육감이라면 자치단체의 교육행정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자리다. 그런 만큼 지역 주민들은 휘둘리지 않는 교육자치를 제대로 펼쳐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거꾸로 교사와 학부모·학생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겨주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교원평가만 하더라도 대다수 국민이 필요성을 인정해 학교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다. 학력평가도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실시의무를 갖는 국가위임사무인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겨냥한 주요 정책인 교원평가와 학력평가를 경쟁이라도 하듯 뒤집는 처사가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원 줄세우기’나 ‘성적위주의 학교서열화’에 대한 지적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교육 자치도 법과 원칙에 충실할 때 빛이 나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취임하자마자 자치를 명분으로 교육행정을 무조건 거스르는 행태는 또 다른 폭력이자 직무유기로 비쳐질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성향의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교육 행정가라면 가장 우선시하고 바라보아야 할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학생이다. 교사들의 경쟁을 통해 교육 내용과 질을 향상시키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우리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자는 정책의 큰 틀마저 원론적으로 뒤집어선 곤란하다. 학생들의 그릇된 인권 의식과 교권 추락을 부추길 게 뻔한 학생인권조례도 같은 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고집과 어설픈 교육 실험에 가장 멍들고 아파할 이들은 역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9	[사설]법을 우습게 아는 교육감, 교육자 자격 있나	[동아일보] 다음 주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일부 좌파 교육감이 평가거부를 조장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는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시험 거부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할 뜻을 비쳤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고의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학교장과 교사를 징계하고 학생은 결석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육감이 평가거부 학생을 위해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은 학생들이 평가 시험을 안 볼 권리가 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평가거부를 부추기는 행위와 다름없다. 지역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할 책임이 있는 교육감이 드러내놓고 ‘평가 시험을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교육자적 자세라고 하기 어렵다. 법적으로도 ‘평가 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제9조 제4항을 위반한 행위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교과부의 징계 요구를 거부한 것도 자신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일탈(逸脫) 행위다. 그제 수원지검은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교육감에게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며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그에게 만약 유죄 판결이 내려져 직무가 정지될 경우 경기도 교육의 행정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한 학교현장의 분열과 혼란, 파행의 책임은 법령을 무시한 김 교육감에게 있다.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판결은 지역 법원에 따라 유무죄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감은 이와 상관없이 행정 절차에 따라 교사들을 징계할 의무가 있다. 공무원 징계는 행정부 내에서 재판 절차와 별도로 진행된다. 김 교육감이 대법원 판결 결과를 보고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은 당장의 징계를 회피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신임 교육감들이 자신의 교육철학을 학교현장에 적용하더라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마땅하다. 법을 우습게 여기면서 학교현장을 혼란시키라고 주민이 표를 준 것은 아니다.
	10	[사설] 어린 학생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선 안 된다	[중앙일보]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공통적으로 내건 공약이 무상급식 전면 확대와 학생인권조례의 도입이었다. 무상급식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마다 예산 부족으로 차질이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서울시만 해도 현행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 예산의 열 배도 넘는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그러다 보니 다들 예산이 안 드는 학생인권조례부터 밀어붙이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어제 전교조를 주축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서울본부'(이하 서울본부)를 발족한 것도 이들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곽노현 교육감이 있는 서울을 시작으로 여타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이 추진하는 조례안은 지난해 경기도 교육청이 마련한 안을 기초로 했다고 한다. 체벌 금지, 두발 및 복장의 자유, 야간 자율학습 선택권 부여, 수업시간 외 집회·결사의 보장 등이 골자다. 이들 항목 하나하나가 우리 교육 현실에서 적잖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인권조례 제정을 빌미로 학생들을 이념 투쟁, 정치 투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듯한 행태다. '서울본부' 측의 참여 제안서에 '인권은 학생이 정치의 주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구실을 한다' '2008년 촛불을 연 주역은 바로 10대 청소년들이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만 봐도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라도 아직 세상을 보는 시각이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을 추악한 정치판 싸움에 끌어들여 '홍위병' 노릇을 시키려는 것은 아닌가. 곽 교육감의 취임식 현장에 여중생을 불러 “일제 고사를 없애달라”는 축사를 하게 하고, '서울본부' 발족식에 굳이 청소년 인권단체를 불러내 포함시킨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하는 청소년들을 골라 들러리 세우는 모양새니 말이다. 학생 인권을 보장하는 장치는 조례 외에도 많다. 굳이 인권조례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2년 전 광우병 사태 때처럼 철없는 아이들을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는 비교육적 행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
	11	[사설]교육자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과부 (경향)	본격적인 교육자치 시대가 개막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에 대한 민선 교육감의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원평가에 반대해 규칙개정에 나서는가 하면 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이 활기를 띠기도 한다. 이에 교과부와 ‘진보’ 교육감의 정책 갈등과 학교현장의 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이러한 이견과 갈등, 혼란을 통해 교육자치 시대의 개막을 실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묵은 교과부의 집권(集權)이 교육자치라는 분권(分權)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코앞에 다가온 일제고사만 해도 그렇다. 초중등교육법 제9조는 교과부장관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할 수 있고, 기관장은 특별 사유가 없는 한 평가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과부의 주장과 달리 이 법은 학업성취도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일제고사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지역의 실정에 적합한 기준과 내용에 대한 결정권은 교육감에 있다. 강원도교육청처럼 ‘실시에 응하되, 원치 않는 학생에게 대체학습의 선택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할 경우 교과부가 밀어붙일 법적 근거는 취약하다. ‘교원평가 시행규칙’ 폐기도 마찬가지다. 교과부의 업보다. 교과부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교육청의 시행규칙을 근거로 무리하게 교원평가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전북도교육청이 빠지면 교원평가의 틀이 손상되겠지만, 교과부로서는 정책의 혼선과 갈등을 부추겨 여론전을 펼치는 것 말고는 법적 조치를 취하긴 힘들다. 교육자치는 새로운 교육실험이다. 집권과 분권의 전환기에 가치의 충돌과 정책이 갈등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한 일일 터이다. 교육현장에 지나친 혼란을 주지만 않는다면 충돌과 갈등은 교육자치의 내용을 풍성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문제는 충돌과 갈등의 원인이 교육자치 시대의 개막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과부의 집권 관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일제고사에 학생의 선택권을 주고, 교원평가도 입법을 기다려 시행하자는 민선 교육감의 결정에 대해 교과부는 교육자치를 부정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존중해주어야 마땅하다. 오늘 교과부 장관과 16개 시·도교육감이 상견례를 한다. 이달 하순에 교육감 협의회도 꾸려질 예정이다. 교육당국은 교육자치의 큰 틀에서 교육적이고 슬기롭게 합의점을 찾아가기를 당부한다.
	12	[뉴스해설] 학업성취도 논란과 상생의 길	[CBS 해설위원장] 사상 처음으로 주민직선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이 취임한지 이제 꼭 일주일이 지났지만, 밝고 희망적인 소식보다는 국민을 안타깝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 뉴스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취임한 몇몇 지역에서 교원평가제 폐지에 이어 다음 주로 예정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직선에 의해 교육감을 선출하게 되면 교육감은 자기 지역 내의 교육정책과 교육성과에 대해 자기 지역의 주민들에게 책임지게 되어 있다. 교육감이 책임을 져야할 대상은 중앙정부가 아니다. 따라서 지방교육자치라는 이름으로 주민 직선에 의해 교육감을 선출할 때부터 교육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은 미리 예고된 것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중앙과 지방의 갈등을 슬기롭게 조정할 제도적 장치를 별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지방교육자치와 관련된 큰 틀을 다시 짜야하겠지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넉넉지 않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교육정책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해서는 법적 근거가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 초중등교육법 제9조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한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그리고 '평가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의 규칙을 따른다는 측면에서 보면, 교육감이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그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일은 별로 온당해 보이지 않다. 다른 한편,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그 자체가 능사는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을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만, 진보 교육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처음부터 우려를 제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교를 한 줄로 세우는 경쟁교육의 폐해와 평가준비를 위한 문제풀이식 수업의 만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감이 해야 할 일은 바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교육적인’ 견지에서 이루어지도록 지도하고 감독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위한 준비 과정이 단순한 암기식 · 주입식 · 문제풀이식 교육으로 흐르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일은 교육감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평가결과의 공개와 활용이 단순히 경쟁을 부추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자신들과 생각을 달리하는 지역교육청을 상대하는데 보다 여유 있고 현명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소통하고 설득하고 또한 양보하는 자세도 보여야 할 것이다. 교과부와 교육청 모두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교육정책을 만들어내는 상생의 길을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13	[기자의 눈/윤석만]중앙-지방 교육 갈등, 권한부터 교통정리를	[동아일보]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던 시절 “내 자유야”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자유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보다는 개인의 권한과 이익만을 강조해 방종으로 흐르곤 했던 상황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쉽게 “내 자유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자유에 걸맞은 책임의 무게가 그만큼 무거운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교육 이슈들을 보면 “내 자유야”라는 말이 다시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과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취임 직후 교육과학기술부가 몇 년째 추진해온 교원평가제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김 교육감은 5년간 시범 운영을 거친 교원평가제를 폐지하는 규칙안까지 입법예고해 중앙과 지방의 교육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무상급식과 교장공모제, 혁신학교 도입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내건 선거 공약들의 대부분이 교과부의 방침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감 선거를 직선으로 치르면서 교육은 정치화됐고 교육 정책은 정부가 추진해온 방향과 관계없이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 이슈로 바뀌었다. 2008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 과정에서 노출됐던 이념 대결이 이번 6·2지방선거에서는 전국화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 다툼이 생기는 근본 원인은 중앙과 지방의 교육정책이 제대로 분권화돼 있지 않은 데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교과부는 초등교육법 9조에 명시된 정부 고유 권한임을 강조하지만 일부 교육감은 교육자치에 대한 월권이라며 반발한다. 교원평가도 마찬가지다. 관련법이 3년 동안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원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이 틈을 타 교육청들이 10년째 추진해온 정부정책을 폐지하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해법은 결국 중앙과 지방의 교육 권한에 대한 개념부터 제대로 정립하는 데 있다. 2014년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행정구역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중앙의 역할부터 뚜렷하게 설정해야 한다. 지방은 중앙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그 책임은 무엇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교육이 정치가 아닌 정책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는 것은 물론이다. 교통정리 권한을 가진 국회는 헌법에 명시된 지방자치의 원칙에 따라 지방교육자치의 사무와 권한을 명문화해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내 자유야”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지방교육자치의 원년으로 다소 혼란은 있겠지만 그 혼란 역시 국민의 힘으로 선출된 대표자들의 책임이다. 윤석만 교육복지부 sm@donga.com
	14	[조선데스크] 시험은 학생의 의무다	시험을 볼지 말지를 학생이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전북·강원 교육감 등 일부 진보교육감의 논리가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다음주(13~14일)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학업성취도평가를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맡겨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봐도 무방하도록 하겠다는 게 그들의 구상이다. 전국의 초등6·중3·고2 학생 190여만명이 대상자다. 학생의 시험선택권을 주장하는 이들은 "학생은 헌법에 보장된 보편적인 자유를 지닌 존재이므로 시험을 보고 안 보고는 학생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우리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중간·기말고사, 또는 수행평가를 볼지 말지를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당장 학교에서 시험 실시 여부를 놓고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갈등이 일 것이고, 더 나아가 입시(入試)에서도 혼란이 생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다수 교육학자와 법학자, 그리고 일선 학교 교사들이 "학교를 황폐화시키는 일"이라고 한탄을 한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이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데 있다. 이에 따라 국가는 학년별로 도달해야 할 교육 목표를 정해놓고, 시험(평가)을 통해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점검한다. 김성열 교육과정평가원장은 "평가 결과에 따라 학교 교육의 방향을 정하고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학생에 대한 시험선택권 주장은 국가의 교육에 대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입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은 의무(義務)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은 국가에서 정하는 교육과정을 따르겠다는 '암묵적 동의'가 전제된 것"이라며 "시험을 보기 싫다고 보지 않을 권한을 학생에게 준다면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고 말했다. 한 교육학자는 "만약 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공교육 틀 안으로 들어올 필요가 없고, 대안(代案)학교나 홈스쿨링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시험선택권 주장은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의 눈과 귀를 막는다. 내 자식이 다니는 학교가 전국 학교 중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학부모는 알고 싶다. 그래야 "옆 동네 학교는 수학 성적이 좋은데 차이가 뭐냐?" "수업을 개선해달라"고 학교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는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해 시행되는 국가단위 시험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미 이 같은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언론과 교육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교별 성적도 공개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학교 줄세우기'라고 비판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학교별 학력정보가 없어 그 피해가 학생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학교 재정지원을 마땅히 늘려야 할 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해당 학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일 취임한 진보교육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솔깃한 정책과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이 중엔 교육감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도 물론 있다. 하지만 '시험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국가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해당 교육감들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안석배 사회정책부 차장대우 sbah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