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멘터리
<놀이의 기쁨> 2부작
놀이는 아이의 본능이자 삶 그 자체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정서적인 측면과 사회성이 함께 발달한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부모들이 아이의 놀이에 주목하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뜨거워진 관심만큼 잘 놀고 있을까? EBS 특집 기획 <놀이의 기쁨>에선 놀이의 힘에 주목하고, 아이와 함께 잘 놀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 최선을 다해 놀고 싶지만, 막상 아이와의 놀이가 즐겁지 않고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설상가상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다. 아동종합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행복도는 OECD 30개국 중 거의 꼴찌인 27위에 불과하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놀이의 기쁨을 어떻게 되찾아줄 수 있을까? <놀이의 기쁨>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진짜 놀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부모와 아이들 모두 행복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 1부 “스스로 놀아야 큰다”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22일(일) 저녁 10시 25분, EBS1
놀이란 무엇일까?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놀이를 ‘스스로 조절하고 시도하는 행동, 활동,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즉, 아이들이 스스로 택한 행동, 활동, 과정이 진짜 놀이라는 의미이다. 부모가 개입하고, 부모의 계획에 의해 진행된다면 가짜 놀이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열심히 놀아주려 노력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제대로 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자발성을 잃어버린 ‘놀이’, 학습의 탈을 쓴 ‘놀이’에 노는 즐거움을 사라진 요즘,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의 즐거움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어른들은 모른다? 보이지 않는 전쟁 놀이주도권 쟁탈전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열심히 놀아주는 연재 엄마. 하지만 연재와 노는 시간이 엄마에겐 지루하기만 하다. 매일 똑같은 퍼즐만 맞추고 단순한 동작만 반복하는 연재의 놀이가 답답하고, 놀이하는 순간에도 즐겁지 않아 보이는 딸이 늘 걱정이다. 반대로 연지 엄마는 아이와 놀아주느라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지친 상태. 조금이라도 성에 안 차면 물건을 던지며 울고 보채는 연지를 달래며, 시간이 더 흘러 아이와 놀아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놀이가 곧 배움의 기회라고 믿는 열혈 아빠는, 아이들과 열심히 놀기 위해 육아휴직까지 신청했다. 놀이에 대한 방법도, 생각도 전혀 다른 세 가족.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하나였다. 바로 놀이의 주도권! 부모가 놀이에 개입하면서 진짜 놀이의 즐거움이 사라진 것이다. 놀이의 진짜 주인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놀이가 진짜인지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놀이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논다면 진짜 놀이,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 진행되고 아이들이 따라 한다면 가짜 놀이다. 자발성과 주도성이 사라지는 순간 놀이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가장 중요한 게 뭐든지 시작 자체를 아이가 해야 해요.
그런 선택권이 처음에 벌어지지 않으면 아이는 내 놀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김명순 교수-
놀이의 주도권을 부모가 아닌 아이가 갖게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놀이가 힘들고 지루했던 세 가족과 놀이 전문가가 함께,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진짜 놀이에 도전한다. 스스로 놀이를 선택하고 이끌어가게 되면서, 아이들의 표정도 달라졌다. 스스로 놀면서 성장하는 아이들, 자발적인 놀이의 중요성을 <놀이의 기쁨> 1부에서 재조명해본다.
■ 2부 “밖에서 놀아야 큰다”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29일(일) 저녁 10시 25분, EBS1
놀이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그만큼 고민도 깊다. 열심히 놀아주고 싶지만, 놀이 장소가 집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72.7%는 가장 많은 놀이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엄마 아빠가 어린 시절 놀던 바깥은 왜 사라진 걸까?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라진 실외 놀이 공간! 바깥에서 놀지 못하게 되면서, 친구 대신 부모와 놀이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놀이의 공간도, 대상도 달라진 것이다. 아이들이 밖에서 놀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BS 특집 기획 <놀이의 기쁨> 2부에선 바깥 놀이 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현주소를 돌아보고, 사라진 바깥 놀이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한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 좁아진 놀이 공간
올해 네 살 이음이는 온종일 거실에 깔린 놀이 매트 위에서 논다. 층간 소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데. 좁은 매트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아빠는 마음이 아프다. 어린 시절 아빠는 골목을 호령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뛰어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의 놀이 세상은 왜 이렇게 좁아진 걸까?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포항의 네 아빠가 함께 모여, 사라진 골목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골목’을 돌려주자! 영국 ‘플레잉 아웃’ 한 달에 두 번, 차량을 통제해 아이들이 골목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행사 ‘플레잉 아웃’이 날이 되면 골목길에서 스케이드 보드를 타고,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 축구하는 모습을볼 수 있다. 어른들도 이웃들과 한 자리에 모여 즉석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데,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지역 공동체를 단단하게 묶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거리에서 놀기의 대단히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아이들이 또래 집단과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대와 소통한다는 겁니다. 어른과도 상호작용하면서 자신들의 사회성 기술을 개발하죠.“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 흙과 물이 최고의 장난감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실시한 14개의 놀이 공간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놀이터는 5점 만점에 3.42점. 끝에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천편일률적인 놀이기구와 시설에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독일의 놀이터는 화려한 놀이기구 대신 물과 모래를 필수로 갖추도록 권하고 있다. 용도가 분명한 장난감이 아니라, 물과 모래를 가지고 놀 때 아이들의 상상력과 놀이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나가 논다는 것은 어린아이로서 좀 더 자유가 있고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에워싸이지 않음을 뜻합니다.
나가 놀 때 맛본 그 자유는 머리 위에 지붕이 있는 환경에서는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해요“-놀이 전문 컨설턴트 전 플레이잉글랜드 국장 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