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가을 날씨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무 탈 없이 여름을 지내셨습니까. 나는 지난 팔월 이십사일과 이십오일 양일 간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물궐리에 있는 동창마을, 삼일운동 유적지를 돌고 왔습니다. 인천중학 교사 시절의 제자였던 김양수 평론가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행사였습니다. 우리를 초대하시는 분은 ‘김덕원 의사 기념사업회’ 회장 김창묵(金昌默)씨. 물궐리 동창 마을은 김창묵 씨의 고향이며, 김덕원(金德元) 의사는 김창묵 회장의 집안어른이시며, 삼일만세 운동의 선봉에 나셨던 분이며, 이 김덕원 의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대대적으로 동창 마을을 성역화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스스로 고생 고생해서 번 돈을 가지고. 이 사업의 회장인 김창묵 씨는 열여섯 살 때 이 마을을 떠나서 중국 만주로 가서 농업을 해서 사업을 하다가 팔일오 광복이 되어 귀국,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 지금은 남대문 시장의 거상이 되어 이러한 사업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그 뜻이 훌륭해서 이러한 사람이 실로 나라를 가꿔 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렀습니다. 결국 고향 빛내기로 시작해서 나라를 빛나게 가꿔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내 고향 난실리에 뜻을 둔 것처럼. 김양수 평론가, 김후란 시인, 홍성욱 소설가, 박영석 국사편찬위원장, 조경희 수필가 등이 일행이었습니다. 물궐리 동창 마을은 홍천에서도 아주 오지였습니다만, 넓은 개울이 흐르는 경치 좋은 마을이었습니다. 춘천 세종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십오일 오후에는 서울 어린이 대공원 리틀 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 사회 환경미화 어린이 글짓기 대회에 참석해서 삼사 위원장으로서 축사를 학고 돌아왔습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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