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개척선교는 마지막 과제”
기독신문|박용미 기자
심각한 선교사 쏠림현상서 효율적 재배치 필요성 높아져
‘성경 스토리텔링’ 등 활성화 위한 구체적 전략 논의 시급
2012년까지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는 169개국에 2만 4742명(KWMA 발표 기준). 그러나 상당수의 선교사가 전방개척 지역보다 일반선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어 전방개척선교는 한국 선교계가 다시 짚어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 실제로 복음주의자 비율이 0~5% 미만이면서 선교사가 박해를 받는 지역은 2030년까지 5만 4153명의 선교사가 더 필요하지만, 복음주의자 비율이 15.5% 이상인 지역은 3166명의 선교사를 줄여야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방개척선교의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러스트=강인춘
전방개척선교 중요성 부각
전방개척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1만 4995명 중 59.6%가 7개 국가에 몰려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방개척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은 총 88개국인데 그 중 7개국에 3/5의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고, 나머지 81개국에 2/5가 사역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AX국, 미국, 필리핀, 일본 등 상위 10개 국가에 선교사 50% 이상이 활동하고 있어 선교사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전방개척선교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몇 가지 사례도 있다. 전임사역자의 90%는 세계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영어 사용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전임사역자의 0.5%만이 복음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사역한다. 아직도 3000여 부족은 모국어로 된 성경을 한 쪽도 가지고 있지 않고 세계 인구의 40% 이상은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복음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다.
선교사의 인식전환 기본 전제 돼야
선교사들이 비교적 선교하기 쉬운 나라, 혹은 전방개척지역이라 할지라도 대도시 주변에 모여 있는 것은 자녀교육에 관한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달리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이 강한 한국인들에게 자녀교육이 불가능한 오지로 들어간다거나 자녀들만 따로 먼 곳에 두고 선교지로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부모들의 사명을 위해 자녀들까지 희생시키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KWMA 사무총장 한정국 선교사는 “선교사도 선교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기에 조금 더 편한 선교지, 자녀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선교지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국의 선교사들에 비해 헌신된 마음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과 선교사 배치에 있어서 효율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 선교사는 “외국의 경우 파송단체에서 필요한 나라에 배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교사 쏠림 현상이 적다”면서 “KWMA가 모 지역에 선교사 자녀학교를 세우면서 도움을 주려고 해봤지만 오히려 선교사들이 학교 근처에만 몰려 있게 된 실패사례를 보면 선교사들의 인식전환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방개척선교 전략 개발 현재진행형
전방개척선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방향성은 전방개척선교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동원으로 맞춰진다. 고신대학교 신경규 교수는 KWMA가 주최한 전방개척선교 컨설테이션에서 “한국교회는 주님의 비전을 처음부터 공유하는 선교개척운동에 대한 사역의 방향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외부 사역자들로서 전방개척선교 정신을 가지고, 복음에 반응하는 내부자들의 상황 안에서 내부자 주도적인 운동을 활성화시키는 촉진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방개척선교를 위한 기도부대 마련, 개념의 이론화 작업, 담임목사 및 선교사들에 대한 교육, 전방개척선교지의 분명한 사역목표 설정 등을 남은 과제로 꼽았다. 특히 전략적인 부분에서 종족과 지역의 사회, 문화, 사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특성과 선교사의 숫자, 크리스천의 숫자까지도 고려한 전략은 물론이고 세부전략이 지역별, 종족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적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그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맞춤형 전도를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된다.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SMI 김연수 선교사는 지역교회의 미전도종족 입양을 통한 선교, 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통한 선교, 현지 지도자 양육을 통한 선교, 성경 번역을 통한 선교, 그리고 성경 스토리텔링 사역을 통한 선교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김 선교사는 “전 세계 인구 중 45억 이상이 글을 읽을 수 없거나 글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며 “구전문화권 사람들을 위해서 시행하는 성경 스토리텔링은 가장 효과적인 복음전파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성경 스토리텔링은 성경의 주요 사건들을 자연스러운 이야기 형태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들려주고, 묵상하고 함께 나눔으로서 제자양육을 해나가는 방법이다. 성경 전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들은 말씀이 오래 기억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는 장점이 있다. 김 선교사는 “스토리텔링은 비교적 대상, 시간,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글자를 모르거나 기록된 성경이 없어도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미전도종족의 75%를 차지하는 구전문화권 사람들에게 알맞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패러다임 전환 시급
KWMA는 전방개척선교를 활성화하는 의미로 다수의 선교단체들과 연합해 12개 지역으로 전방개척지역을 세분화하고, 각 지역별로 여는 전략회의는 현지 선교사, 현지에 있는 한인교회 지도자, 한국에 있는 현지 관심 선교사 및 교회 지도자가 모이도록 독려하는 등 다양한 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방개척선교 네트워크를 조직, 국제대표에 이재환 선교사를, 국제 코디와 한국 코디에는 각각 김요한 선교사와 최한우 선교사를 선임했다. 내년에 코디들과 주요 선교사들이 동원집회에 나서고, 공동 집회를 여는 등 보다 많은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전방개척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시행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방개척선교는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요한 선교사는 “선교 패러다임이 한국교회로 옮겨지고 있는 만큼, 막중한 책임이 한국교회에 주어졌다”고 말하고 “전방개척선교의 동력화와 활성화를 위해 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며 전방개척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참여를 독려했다.